"숫자는 맞춰야 하니까요".
충북청주는 7일 홈구장인 청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5라운드에서 수원 삼성에 0-1로 패했다. 지난해까지 1부리그에서 뛰던 수원을 맞아 잘 싸웠지만 후반 추가시간 마지막 고비를 버티지 못했다.
결과는 아쉬운 마무리였으나 현장 열기는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이날 10907명의 관중이 찾아 충북청주 구단 창단 이래 최다 관중을 기록했다. 유료 관중은 10635명에 달했다. 2023시즌 홈 개막전에 동원했던 7035명을 가뿐히 뛰어넘었다.
원정에 나선 수원 팬들이 2200석을 일찌감치 매진시킨 가운데 충북청주 응원석에는 최윤겸 감독의 아들인 샤이니 민호가 등장해 밀리지 않는 장외 대결을 펼쳤다. 민호는 90분 내내 서포터즈석에서 콜리더로 활약하며 충북청주의 응원을 주도했다.
구단 역사상 최다 관중이다. 구단 관계자들 뿐만 아니라 경기장을 찾은 관중들도 만원관중이 경기장을 채울 것이라고 예상했던 이는 없었다.
민호가 함께 응원을 펼친 관중들은 울트라스 NNN이었다. 이들을 중심으로 경기장에는 끊임없이 충북청주의 응원가가 울려 퍼졌다. 원정 응원석을 가득 채운 수원 삼성 서포터스들을 상대로 밀릴 수 없다는 의지였다.
울트라스 NNN은 1999년 시작된 충북 및 청주 축구팬들의 집합체다. K리그 구단이 창단할 것이라는 기대감을 통해 만들어 졌다. 울트라스 NNN의 이름도 1999년과 연관됐다.
울트라스 NNN의 열정적인 응원은 이미 충북청주의 홈구장을 찾은 팬들에게는 강렬하게 각인되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축구팬은 예상 보다 많았던 관중수에 대해 묻자 "숫자는 맞춰야 하니까요"라고 짧게 대답했다.
비록 경기 막판 실점을 내줬지만 포기하지 않고 응원을 보냈다. 또 경기를 마친 뒤에도 충북청주팬들은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냈다.
물론 팬들은 이날 심판판정에 대한 아쉬움도 숨기지 않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선수들에게 치열한 응원을 보냈던 충북청주팬들은 SNS를 통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특히 지난달 30일 열린 충남아산과 경기서 전반 추가시간 최석현이 상대 선수와 경합 과정에서 유니폼을 잡아당겨 넘어뜨리는 반칙을 범했다.
주심은 최석현이 상대의 유망한 공격 기회를 반칙으로 저지한 것으로 보고 두 번째 경고로 퇴장 조치했다.
하지만 연맹 상벌위는 대한축구협회 심판위원회의 평가 결과 및 연맹 기술위원회의 의견을 종합해 최석현의 출장정지를 감면하기로 했다. 결국 아쉬움이 크게 남는 결과를 맞이했지만 여전히 심판판정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크다.
하지만 선수단은 더욱 좋은 플레이를 통해 팬들께 승리로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충북청주 최윤겸 감독은 "많은 관중이 찾아주셨는데 너무 감사드린다. 좋은 결과로 답을 드리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죄송스럽다. 수요일 김포전도 많이 오셔서 응원해 주시면 오늘 경기처럼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언급했다.
주장 이한샘도 홈 팬들께 미안하고 고맙다는 이야기를 전했다.
이한샘은 "경기장을 찾아주신 팬들께 정말 고맙고 죄송하다"면서 "주장으로써 많은 팬분들께 좋은경기력 결과를 드리고싶었는데 마지막에 제 안일한플레이로 실점하게되서 팬들께 정말 죄송하다. 곧 돌아올 홈경기때 꼭 승리로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사진] 충북청주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