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대전의 슈퍼루키'가 아니라 '스토크의 왕'이다. 배준호(21, 스토크 시티)가 유럽 데뷔 시즌부터 3번이나 구단 이달의 선수로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스토크는 6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소셜 미디어를 통해 "왕의 영광은 계속된다. 배준호가 3월 이달의 선수로 선정됐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스토크는 "미드필더 배준호는 3월 이달의 선수상에 대해 열린 팬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미들즈브러전에서 벳365 스타디움 데뷔골을 넣으며 멋지게 이번 달을 시작했다. 그는 프레스턴전과 헐 시티전에도 출전해 승리에 힘을 보탰다. 헐 시티를 상대로는 키야나 후버르의 골을 도왔다"라고 그의 3월 활약상을 소개했다.
배준호는 스토크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23세 이하(U-23) 올림픽 대표팀에서도 맹활약을 펼쳤다. 그는 지난달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 서아시아축구연맹(WAFF) U-23 챔피언십에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비록 스토크의 복귀 요청으로 결승전에는 출전하지 못했지만, 4강전에서 멋진 도움을 기록하는 등 클래스를 보여줬다.
배준호는 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뛸 적부터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그는 2022년 대전에서 데뷔하자마자 두각을 드러냈고,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아르헨티나 월드컵에서 김은중호의 4강 진출을 이끌며 널리 이름을 알렸다.
주가를 올린 배준호는 지난해 여름 스토크에 합류하며 유럽 무대 도전에 나섰다. 그는 스토크뿐만 아니라 토트넘과 아스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등 여러 팀의 관심을 받았지만, 성장을 위해 스토크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준호는 스토크 이적과 동시에 꾸준히 출전 시간을 확보했고, 어느새 없어선 안 될 핵심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그를 데려왔던 알렉스 닐 감독이 경질되고 스티븐 슈마허 감독이 새로 왔지만, 입지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특히 배준호는 지난 2월 카디프전에서 기다리던 데뷔골을 쏘아올렸고, 3월 들어 더 뜨거운 발끝을 자랑했다. 그는 미들즈브러전에서 홈구장 첫 골을 넣으며 2경기 연속골을 기록했다. 헐 시티전에서는 후반 교체 투입돼 19분만 소화하고도 도움을 올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그 덕분에 배준호는 벌써 3번째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그는 지난해 11월을 시작으로 올해 2월과 3월 모두 스토크 최고의 선수로 인정받았다. 현지 팬들로부터 얼마나 큰 사랑을 받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이미 '한국의 왕(South Korean King)'이라는 애칭까지 얻었다.
스토크도 배준호의 활약에 힘입어 3월에 3승 2패를 기록하며 강등권 탈출에 성공했다. 지난달엔 WAFF U-23 챔피언십 결승전을 앞둔 배준호를 긴급 호출해 출전시킨 것만 봐도 그의 존재감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다. 현지 매체 '스토크 센티넬'도 배준호를 최고의 재능(top talent)이라고 표현 중이다.
스티븐 슈마허 감독 역시 배준호 관리에 신경을 쏟고 있다. 그는 지난 헐 시티전을 앞두고 "젊은 선수가 지치지 않을 수 있도록 조심해야 한다. 너무 어릴 때 다 불태워 버리면 최고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며 세심한 컨디션 관리를 강조했다. 배준호는 스토크 이적 전부터 많은 팀의 관심을 끌었던 만큼 지금처럼 꾸준히 성장할 시 프리미어리그 입성도 꿈이 아니다.
한편 배준호는 오는 15일 개막하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 '황선홍호' 소집 명단에 포함됐다. 파리 올림픽 티켓이 걸린 중요한 대회다. 배준호는 13일 열리는 셰필드 웬즈데이와 경기까지 치르고 대표팀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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