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최원호 감독은 왜 에이스가 7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도록 마운드에 놔뒀을까.
한화 최원호 감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전날 에이스 류현진의 9실점 난조를 복기했다.
‘170억 에이스’ 류현진은 5일 4연승의 키움 타선을 만나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4회까지만 해도 나무랄 데 없는 피칭으로 몬스터의 위용을 뽐냈지만 4-0으로 앞선 5회 1사 1, 3루 위기에서 김재현, 박수종, 이주형, 로니 도슨, 김혜성에게 5타자 연속 적시타를 허용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주환의 우전안타로 계속된 만루 위기에서 김휘집 상대 2타점 적시타를 허용, 결국 김서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씁쓸하게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이후 김서현이 이형종 상대 1타점 적시타, 대타 임지열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승계주자 2명이 홈을 밟는 불운까지 따랐다. 류현진의 최종 자책점이 9점으로 확정된 순간이었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한 경기 9점을 헌납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종전 최다 실점 및 자책점 기록은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전의 8점이었다. 평균자책점은 3.72에서 8.36까지 치솟았고, KBO리그 복귀 첫 승과 통산 99승은 또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류현진의 부진으로 연승이 좌절된 한화는 시즌 8승 3패 2위가 됐다.
최원호 감독은 “몰리는 공이 많아서 집중타를 얻어맞았다”라며 “미팅을 통해 투수코치, 배터리코치에게 몰리는 공에 대한 개선 방안을 논의했다. 사실 70구 이후 구위가 떨어지면 문제인데 구위가 떨어진 건 아니었다. 공이 몰린 게 문제였다. 그렇기 때문에 개선 여지가 있다.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본다”라고 바라봤다.
한화 벤치는 류현진이 7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하자 그제야 김서현으로 투수를 바꿨다. 특별한 이유가 있었을까. 최 감독은 “교체 준비를 늦게 했다. 타이밍이 늦었다”라고 자책하며 “투구수가 4회 끝날 시점에 많았다면 준비를 했을 텐데 당시만 해도 6회까지 무난하게 갈 것으로 봤다. 또 클리닝타임이 껴있어서 의미 없이 몸을 풀게 할 순 없었다. 다 1~2구에 안타를 맞아 나가서 몸을 풀 시간도 부족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당시 바꿀 수 있는 투수가 김서현, 김기중, 이태양이었다. 그런데 이태양은 다른 투수들에 비해 워밍업 시간이 길다. 또 좌투수가 집중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또 좌투수 김기중을 올리기엔 부담스러웠다. 유형을 바꿔야하는데 몸이 빨리 풀리는 투수가 (김)서현이밖에 없었다. 서현이가 먼저 나갈 타이밍은 아니었다”라며 “결국 벤치에서 타이밍을 놓친 것이다. 서현이도 긴급한 상황에 갑자기 올라가게 됐다. 물론 얼마든지 나갈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준비가 급했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화는 키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를 맞아 문현빈(2루수)-요나단 페라자(좌익수)-채은성(1루수)-노시환(3루수)-안치홍(지명타자)-김태연(우익수)-최재훈(포수)-이도윤(유격수)-이진영(중견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펠렉스 페냐다.
전날 햄스트링 미세 통증으로 교체된 유격수 하주석은 다행히 큰 부상을 피했다. 최 감독은 “오늘 하루 지켜보고 내일 대타가 가능할지 볼 것이다. 엔트리를 뺄 정도로 부상이 심각하진 않다. 조금 더 상태를 보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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