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는 어떻게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한화 이글스)에게 4⅓이닝 9실점(평균자책점 18.69) 악몽을 안길 수 있었을까.
키움 홍원기 감독은 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시즌 2차전을 앞두고 류현진에게 악몽을 선사한 전날 경기를 복기했다.
4연승 중이었던 키움은 5일 한화 에이스 류현진을 4⅓이닝 9피안타 2볼넷 2탈삼진 9실점으로 강판시켰다. 4회까지만 해도 류현진의 노련한 피칭에 압도당하며 무실점으로 꽁꽁 묶였지만 0-4로 뒤진 5회 1사 1, 3루 찬스에서 김재현, 박수종, 이주형, 로니 도슨, 김혜성이 무려 5타자 연속 적시타를 터트렸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최주환의 우전안타로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김휘집이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류현진을 강판시켰다. 이후 이형종이 김서현 상대 1타점 적시타, 대타 임지열이 밀어내기 볼넷을 나란히 기록하며 류현진의 승계주자 2명까지 홈을 밟게 했다.
류현진이 KBO리그에서 한 경기 9점을 헌납한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종전 최다 실점 및 자책점 기록은 2012년 7월 18일 대전 삼성전의 8점이었다. 평균자책점은 3.72에서 8.36까지 치솟았고, KBO리그 복귀 첫 승과 통산 99승은 또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류현진의 부진으로 연승이 좌절된 한화는 시즌 8승 3패 2위가 됐다. 반면 키움은 5연승에 성공.
6일 만난 홍원기 감독은 “타격 파트에서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플랜을 세운 것 같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플랜이어도 선수들이 반응하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어제는 승운이 좋았다고 봐야 한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확실히 경기 초반에는 코리안 몬스터의 위용을 실감했다. 홍 감독은 “경기 초반 1~3회에는 류현진 투구에 압도당한 느낌이었다. 4회까지 투구가 강력해서 이렇다 할 찬스를 잡지 못했다. 초반 구위에 압도당한 건 사실이다”라고 되돌아봤다.
키움은 12년 전에 이어 전날 또 다시 류현진의 통산 99번째 승리를 저지했다. 홍 감독은 “언론에서 그런 부분을 자꾸 언급하는데 그냥 우연의 일치다. 선수들에게 숫자에 연연하지 말자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하는 게 우리의 플랜이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한편 키움은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를 맞아 이주형(중견수)-로니 도슨(좌익수)-김혜성(2루수)-최주환(1루수)-김휘집(유격수)-이형종(지명타자)-송성문(3루수)-김재현(포수)-임지열(우익수) 순의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선발투수는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다.
키움은 외야수 박수종을 말소하고, 외야수 박찬혁을 등록했다. 홍 감독은 “박수종은 대구에서 햄스트링이 안 좋았는데 어제 2루에서 홈으로 들어올 때 내전근 쪽에 부상이 발생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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