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30)가 LA 다저스에서 처음으로 멀티 홈런을 기록할 수 있었지만 시카고의 ‘역풍’에 가로막혔다.
오타니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경기에 2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시즌 2호 홈런 포함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1회 첫 타석부터 컵스 우완 선발 카일 헨드릭스의 바깥쪽 낮은 싱커를 밀어쳐 좌중간 2루타로 포문을 연 오타니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선취점을 올렸다.
3회에는 1루 땅볼로 물러났지만 5회 홈런을 쏘아 올렸다. 헨드릭스의 초구 가운데로 떨어지다 만 체인지업을 통타, 우측 폴 안에 들어온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지난 4일 샌프란시스코전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에 이어 2경기 연속 홈런.
7회에도 좌완 드류 스마일리 상대로 중견수 직선타로 아웃됐지만 날카로운 타구를 뿜어낸 오타니는 8회 마지막 타석에도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2사 2루에서 우완 줄리안 메리웨더의 6구째 몸쪽 높게 들어온 슬라이더를 받아쳐 큰 타구를 만들었다.
그러나 타구가 생각보다 뻗지 못했고, 컵스 중견수 코디 벨린저에게 잡혀 뜬공 아웃으로 물러났다. 타구 속도 110.2마일(177.3km), 발사각 36도 타구였지만 352피트(107.3m)를 날아가는 데 그쳤다.
‘다저인사이더’에 따르면 스탯캐스트가 측정한 2015년 이후 타구 속도 110.2마일, 발사각 36도 타구가 총 20개 있었는데 이 중 18개가 홈런이 됐다. 홈런 확률 90% 타구였고, 타자가 오타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담장을 넘어가지 못한 게 의외다.
경기 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오타니는 좋은 스윙을 했다. 홈런이 될 수 있는 타구였지만 역풍이 불었다”고 말했다. 이날 시속 15마일(초속 6.7m) 바람이 좌측에서 구장 안쪽으로 불었고, 오타니의 타구도 역풍에 막히면서 생각보다 나아가지 못했다.
‘바람의 도시’라고 불리는 시카고의 역풍이 오타니의 홈런을 막은 것이다. 만약 바람이 아니었다면 오타니의 타구는 투런 홈런이 됐고, 스코어는 9-9 동점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이날 경기는 컵스가 9-7로 이겼다.
비록 다저스는 패했지만 오타니의 타격 페이스가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 로버츠 감독은 “타이밍과 스윙의 질이 지난 홈경기 때보다 좋아졌다. 공을 보는 눈까지 전체적으로 좋아져다”고 오타니를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