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연쇄 강도 살인범 사건의 내막이 밝혀졌다.
5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 ‘용감한 형사들3’에서는 최종성, 김태용 형사가 출연, 여성의 원룸을 침입한 뒤 살해한 범인의 뒤를 쫓은 직접 해결한 수사기가 공개됐다.
이 사건은 2006년 천안 11월 16일, 오후 2시경, 한 원룸에서 여성이 사망했다는 신고로 시작된다. 신고자는 친한 동생으로, 약속 시간에도 찾아오지도, 연락도 되지 않아 찾아왔다가 여성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문은 잠겨있지 않았고, 원룸인 현장은 마치 도둑이라도 든 것처럼 장롱은 활짝 열려있고 바닥에는 보석함과 가방, 옷가지들이 뒤엉켜 있었다. 확인 결과 피해자는 침대에 이불을 덮고 누워있었고, 폭행, 자창의 흔적 없이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망 추정 시간은 오전 11시와 오후 11시 사이였다.
피해자의 목에는 가는 줄 자국이 남아있었고, 질식사로 판단됐다. 그런데 시신의 허벅지 안쪽에 정액이 묻어 있었다. 그러나 성범죄의 흔적은 없었다. 저항의 흔적이 없었던 것. 더불어 성관계의 흔적도 없었다. 모든 증거를 지운 범인이 자신의 DNA만 남기고 간 미스터리한 현장이었다.
현장에서 사라진 것으로 추정된 건 보석함에 있던 귀중품과 지갑 속 현금, 그리고 피해자의 휴대전화였다. 사라진 휴대전화는 전원이 꺼져 있어 위치 추적이 불가했다. 침입 흔적, 족적도 없었다. 무언가를 닦은 흔적으로 보아 범인이 지우고 간 것으로 추정했다.
시간을 앞으로 돌려, 침입 시점부터 돌아봤다. 이웃들은 이상한 소리를 듣거나, 수상한 사람을 목격한 것도 없었고, CCTV도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신고자의 돌연 제보로 수사 방향이 정해졌다. 피해자 이 씨에게는 1년간 교제했던 남자친구가 있었는데, 최근 싸움이 잦아졌다는 것. 이에 남친 탐문과 현장 탐문이 동시에 진행됐다.
남자친구는 이 씨 사망 소식에 충격 받아했고, 갈등은 인정했다. 다만 이유는 시원히 밝히지 않았다. 그 비밀은 이 씨의 남자친구가 애가 있는 유부남이었기 때문. 불륜임을 뒤늦게 안 이 씨는 이별을 통보했다. 남자친구는 “이로 인해 다툼은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었다”라며 “이 씨가 한달 전부터 일을 쉬게 되어서 월세도 제가 대신 내주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또한 사건 당일 그는 동료 직원과 지방 출장 중이었다고 알리바이를 주장했다.
그러던 중, 피해자 이 씨와 같은 건물에 살던 이웃 주민이 “사건 당일 누군가가 건물의 현관문을 두드리고 다녔다”고 증언했다. 제3자의 정체는 가스 검침원이었다. 그러나 이웃주민은 “보통 가스를 새는지 확인하고 하는데, 서명도 안 받고 퇴장했다”라며 수상한 점을 언급했다. 이후 이웃주민의 모든 증언을 확인한 결과, 해당 가스 검침원이 방문한 집은 남성 거주자, 혹은 2인 이상 거주자의 집이였다. 방문 가구 중 1인 여성 가구는 이 씨 뿐이었던 것. 범인은 가스 검침원으로 위장한 것이었다.
더불어 형사들이 탐문 수사로 용의자를 찾아 나서기 시작할 때 피해자의 휴대전화가 켜지며 수사는 속도를 내게 된다. 기지국의 위치는 범행지인 천안이 아닌, 노원구 상계동이었다. 범인은 이 씨의 전화로 통화를 단 한통했는데, 파악 결과 070으로 시작하는 유료 전화로, 성인 전화방이었다고. 피해자 휴대전화로 음란 전화를 시도한 것이었다.
당시 시스템으로는 성인 인증 확인을 할 수 없었고, 형사들은 해당 전화방 한 달 치 이용자 전수조사를 해야했다. 모든 이용자와 일일이 통화하던 중, 포털 메일로 로그인 시 인증 절차를 하지 않았다는 귀한 제보를 받게 됐다. 포털 로그인 자동 인증 후, 전화 연결이 되는 순간 인터넷 IP는 기록에 남았기에, 형사들은 전화기가 켜진 시각, 상계동에서 접속한 기록을 모두 확보했다. 그러던 중 상계동 피시방에서 성인인증을 하게 된 한 사람을 확인했다.
피시방 CCTV 확인 결과, 해당 인물은 30대 초반의 남성 최 씨. 강도 살인 전과 5범으로, 원룸 사건 1년 6개월 전 가석방으로 출소한 인물이었다. 최 씨는 미성년자때 절도로 소년원 2회, 18세때는 차량 강도로 징역 1년, 스무 살에는 강도 살인을 저질렀다. 이후 징역 14년 중 12년 수감 생활 후 출소한 상태였다. 게다가 최 씨 명의의 기지국을 확인하니 사건 당일 원룸에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
그러던 중 갑자기 상계동에서 피해자 전화가 한 번 더 켜졌다. 최 씨의 거주지가 상계동이었다고. 일단 기지국 위치로 출동했지만, 노숙인이 길에 버려진 피해자 전화를 주었을 뿐이었다. 실시간 최 씨의 휴대전화를 추적해보았는데, 천안으로 점점 향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후 천안의 편의점 앞에서 친분이 있던 조폭 A씨와 대화를 나누다가 검거 되었다.
형사들은 범행 추정 시간대, 같은 기지국에 잡힌 번호를 발견했다. 해당 번호는 동갑내기 남성으로, 형사 들은 최 씨에게 “공범 어딨냐. 너네 거기 있잖아”라며 몰아갔다고. 결국 최 씨는 공범을 토로, 그 길로 공범 강 씨도 체포되었다. 강 씨는 사기 혐의의 전과 2범이었다.
강 씨가 운영하는 사채 사무실에 최 씨가 돈을 빌리러 가며 인연을 맺었다고. 투자로 망하며 돈이 필요하게 된 두 사람은 범죄를 계획했다. 가스 검침원으로 위장한 강 씨는 피해자의 집에 침임, 최 씨는 컴퓨터 랜선으로 피해자의 목을 졸라서 살해했다. 이후 두 사람은 돈이 되는 것을 챙겨 집을 떠났다가 범행에 사용했던 칼을 수거하러 다시 집을 찾아왔다. 이후 족적을 지우고, 정액을 남겼다. 이에 안정환은 “가스 검침원분들이 보시면 얼마나 분노하실까”라고 했고, 송은이 역시 “반드시 해야 되는데, 가스 검침원이라고 하면 움찔하게 된다. 이런 XX들 때문에”라고 분노했다.
이들의 범행은 끝이 아니었다. 이후 전국 강도 살인 사건을 조회하니, 유사 사건이 발각됐다. 서울 주점 여주인 살인 사건이었다. 사건 발생지는 최 씨가 거주하던 상계동이었고, 원룸 살인 사건 보름 전, 사인은 경부압박질식사, 성범죄로 위장된 사건이었다. 그곳에서 나온 DNA는 2인조 강도살인범과 일치했다. 게다가 두 사람은 일주일 뒤 또 범행을 계획하고 있던 점도 밝혀져 충격을 자아냈다. 두 사람은 모두 무기징역을 받았다. 더불어 특수 강도 2건, 특수 강도 미수 1건이 추가로 이후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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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채널 '용감한 형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