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선수인 것은 맞지만 전설은 아니다"라는 말을 들었던 손흥민(31, 토트넘)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3월 '이달의 선수' 후보에 올라 '레전드' 로빈 판페르시, 웨인 루니(이상 은퇴)와 어깨를 나란히 할 기회를 잡았다.
EPL 사무국은 4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2023-2024시즌 EPL 3월 이달의 선수 후보를 발표했다.
3월 4경기 동안 3골 2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이 알렉산데르 이삭(뉴캐슬), 알렉시스 맥알리스터(리버풀), 호드리구 무니스(풀럼), 콜 팔머(첼시), 앙투안 세메뇨(본머스), 벤 화이트(아스날)와 함께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은 통산 5번째 수상을 노린다.
EPL 사무국은 “손흥민의 공격 포인트 5개는 3월 최다 기록이다. 그는 크리스탈 팰리스전 1골, 아스톤 빌라전 1골 2도움, 루턴 타운전에서 1골을 기록했다”라며 손흥민을 후보에 올린 이유를 설명했다.
손흥민은 3월 첫 경기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쐐기골을 넣어 팀의 3-1 역전승에 힘을 보탰다. 폭풍 드리블에 이은 정확한 마무리로 리그 13호골을 뽑아냈다.
아스톤 빌라전에선 골과 도움을 모두 기록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1-0으로 앞서가고 있던 후반 8분 먼저 브레넌 존슨의 골을 도운 뒤 후반 추가시간 리그 14호골을 작렬했다. 덕분에 팀은 3-0으로 여유로운 리드를 잡았다. 더불어 티모 베르너의 쐐기골까지 어시스트했다. 토트넘은 4-0 대승을 거뒀다.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에서 리그 15호골을 뽑아냈다. 팀이 1-1로 맞서고 있던 후반 41분 역습 상황에서 존슨의 반박자 빠른 패스를 건네받아 역전골을 기록했다. 토트넘은 2-1 승리를 거뒀다. 이는 손흥민의 토트넘 통산 160호 골.
손흥민의 3골 2도움 맹활약 속 3월 동안 토트넘은 3승 1패를 기록했다. 풀럼 원정에서만 0-3으로 패했다.
통산 5번째 이달의 선수 수상에 도전하는 손흥민은 한 번 더 수상하게 되면 ‘전설’ 로빈 판페르시, 웨인 루니,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손흥민은 이번 수상으로 전 첼시 선수이자 현재 축구 전문가로 활동 중인 앤디 타운센드에게 ‘한 방’ 제대로 먹일 수 있을까.
지난 2일 영국 매체 ‘토크스포츠’에 따르면 타운센드는 “손흥민은 훌륭한 선수다. 하지만 ‘전설’이라는 단어는 올바른 맥락에서만 사용해야 한다”라며 손흥민에 레전드 수식어는 아직 이르다는 말을 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번 “손흥민은 토트넘의 훌륭한 선수인 것은 맞지만 전설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현역시절 중앙 미드필더로 주로 뛰었던 타운센드는 아스톤 빌라에서 가장 많은 경기 소화했다. 4년간 뛰면서 166경기 출전, 10골 28도움을 기록했다. 첼시에서는 3년간 124경기 출전, 14골 10도움을 남겼다. 첼시에서 '주장'까지 역임했던 그는 최근 호평을 연이어 받던 손흥민에게 찬물을 끼얹었다.
한편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 골로 토트넘 역대 최다 득점 TOP 5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토트넘 통산 160골 고지를 밟으며 클리프 존스(159골)를 제치고 구단 역대 최다 득점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이제 그의 위에는 마틴 치버스(174골)와 바비 스미스(208골), 지미 그리브스(268골), 해리 케인(280골) 4명뿐이다.
토트넘 사령탑도 손흥민에게 박수를 보냈다. 그는 루턴 타운전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상대가 누구든, 어떤 경기를 하든 자신이 항상 최고가 돼야 한다는 높은 수준의 기대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되기란 정말 어렵다"라고 놀라워하면서 "손흥민은 이미 많은 것을 해냈기 때문에 사람으로든 선수로든 안주하려 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 하지만 그는 경기를 할 때마다 가능한 최고의 수준을 유지하려고 노력한다. 그의 축구, 노력, 리더십을 보면 모든 것을 아우르는 선수"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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