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두 번째 득점왕에 도전하는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이 어느새 6위까지 밀려났다.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경쟁이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갯속에 빠졌다.
5일(한국시간) 열린 첼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경기를 마지막으로 2023-2024 PL 31라운드 10경기가 마무리됐다. 아스날과 맨체스터 시티, 리버풀이 모두 승리하며 치열한 우승 경쟁을 이어갔고, 루턴 타운과 번리, 셰필드도 강등권 싸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는 각 팀마다 많으면 9경기, 적으면 7경기를 남겨둔 상황. 하지만 득점왕 경쟁은 아직도 판도를 알 수 없는 역대급 혼돈이다. 이맘때쯤이면 득점왕 후보가 두세 명으로 압축될 때가 많았지만, 이번만큼은 다르다. 적게 잡아도 최소 8명은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득점 선두는 역시 '2022-2023시즌 득점왕' 엘링 홀란(맨시티)이다. 그는 시즌 초반부터 무시무시한 득점 페이스를 자랑하며 2시즌 연속 골든 부트를 노렸다. 지금도 18골로 1위를 달리고 있다. 다만 최근에는 '4부리거' 같다는 비판을 들을 정도로 주춤하고 있는 데다가 빌라전에서도 결장하며 2위 그룹에 추격을 허용했다.
득점 2위에 올라 있는 선수만 4명이나 된다. 도미닉 솔란케(본머스)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올리 왓킨스(빌라), 콜 파머(첼시)가 나란히 16골을 터트리며 홀란을 위협하고 있다.
특히 파머가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중이다. 그는 지난해 여름 맨시티를 떠나 첼시에 합류한 뒤 첼시 에이스로 자리매김했다. 맨유를 상대로도 경기 종료 직전 두 골을 몰아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 덕분에 첼시도 4-3 역전 드라마를 쓰며 10위로 점프했다.
주목할 건 파머의 페널티킥(PK) 실력이다. 그는 16골 중 무려 8골을 PK로 넣었고, 일단 키커로 나서면 단 한 번도 실축하지 않았다. 파머는 이번 맨유전에서도 PK 득점을 두 개나 추가하며 손흥민을 제치고 순식간에 득점 공동 2위로 점프했다.
손흥민은 15골로 알렉산데르 이삭(뉴캐슬), 재로드 보웬(웨스트햄)과 함께 공동 6위에 위치해 있다. 올 시즌 중앙 스트라이커로 변신한 그는 3월에만 3골을 보태며 뜨거운 득점 감각을 이어가고 있다.
손흥민은 바이에른 뮌헨으로 떠난 해리 케인의 공백을 잘 메우며 지난 2021-2022시즌(23골)에 이어 다시 한번 득점왕에 도전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이삭도 3월 들어 4골을 몰아치며 득점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여기에 필 포든(맨시티)도 무섭게 치고 올라오고 있다. 그는 빌라전에서 왼발로 세 번이나 골망을 가르며 생애 3번째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이제 한두 골만 더 추가하면 단숨에 2위 그룹을 따라잡을 수 있는 포든이다. '아스날의 현재이자 미래' 부카요 사카 역시 13골을 기록 중이다.
이외에는 다르윈 누녜스(리버풀)와 크리스 우드(노팅엄, 이상 11골), 황희찬(울버햄튼, 10골) 등이 있긴 하지만, 득점왕 후보자로 보기엔 어렵다. 황희찬은 지난해 말 일찌감치 10골을 달성했으나 부상으로 자리를 비운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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