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에서 경기를 개최하지도 못했지만 북한의 입은 여전히 살아있었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2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B조 4차전 일본과의 평양 홈경기 개최를 일방적으로 취소한 북한축구협회에게 1만 스위스프랑(약 1500만원)의 제재금을 부과했다.
당초 북한은 지난 달 21일 도쿄에서 일본에게 0-1로 패했다. 이후 북한 26일 일본을 평양 김일성경기장으로 불러들여 리턴매치를 치를 예정이었다. 그런데 북한이 ‘전염병 확산’ 등을 핑계로 불과 경기 개최 5일을 남기고 일방적으로 경기를 취소했다.
너무 경기가 임박한 날짜에서 나온 취소라 FIFA가 ‘제3국 개최’ 등의 대체방안을 내놓지도 못했다. 결국 FIFA는 북한에게 0-3 몰수패 징계를 내렸다. 평양 원정경기를 껄끄러워했던 일본은 내심 경기취소에 쾌재를 부르고 있다.
북한 코치로 일본에서 팀과 동행한 재일교포 신재남 씨는 일본언론과 인터뷰에서 “신영남 감독이 구보를 경계했다. 경기에 나오지 않았지만 대책을 세웠다. 일본이 한 수 위라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평양개최 경기라면 절대로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중립국에서 하더라도 절대로 이기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안타까워했다.
평양경기 취소 사정에 대해 그는 “공식적인 발표는 없었다. 다만 북한에서 '극증형 용혈성 렌사구균 감염증'에 대한 대책으로 일본선수를 들이지 않았다. 일본에서 감염자가 급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광성 등 북한선수들의 피지컬이나 잠재력은 매우 높다”고 아쉬워했다.
북한이 국제무대서 물의를 일으킨 것은 빈번한 일이다. 북한은 지난 달 28일 일본 도쿄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올림픽 여자축구 3차 예선 2차전’에서 일본에 1-2로 패했다. 1차전서 0-0으로 비겼던 북한은 1무1패로 탈락하며 파리올림픽 본선행이 좌절됐다. 일본은 올림픽 티켓을 획득했다.
당시 북한 리유일 감독은 “북측이 아니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다. 국가 명칭을 똑바로 하라”며 한국 기자들과 시비가 붙어 기자회견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