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가 바뀌었다. 리버풀이 처음으로 슈퍼컴퓨터가 계산한 프리미어리그(PL) 우승후보 1순위로 등극했다.
맨시티와 아스날은 1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PL 30라운드에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이로써 두 팀 다 선두 등극에 실패했다. 맨시티는 승점 64점으로 3위, 아스날은 승점 65점으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 팀은 치열한 접전을 펼쳤지만, 끝내 득점을 올리지 못하며 승점 1점씩 나눠갖는 데 만족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리버풀만 웃었다. 리버풀은 지난달 31일 영국 리버풀 안필드에서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을 2-1로 제압했다. 그 덕분에 승점 67점을 기록하며 단독 1위로 올라섰다.
짜릿한 역전승이었다. 리버풀은 경기 시작 2분 만에 대니 웰벡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다. 그러나 전반 27분 루이스 디아스의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20분 모하메드 살라의 역전골로 승점 3점을 거머쥐었다. 위르겐 클롭 감독은 처음으로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을 꺾으면서 역사상 4번째로 통산 300승을 달성한 리버풀 감독이 됐다.
이번 승리로 리버풀은 자력 우승을 쟁취할 수 있는 입장이 됐다. 남은 8경기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클롭 감독의 화려한 라스트 댄스를 완성할 수 있다. 아스날, 맨시티로서는 리버풀과 경기가 더 이상 없기에 리버풀이 미끄러지기만을 기도해야 한다.
이제는 슈퍼컴퓨터도 리버풀로 균형추가 기울었다고 판단했다. 스포츠 통계 전문 업체 '옵타'는 리버풀의 우승 확률이 47.7%까지 상승했다며 맨시티의 사상 첫 PL 4연패가 좌절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맨시티가 1순위 자리에서 밀려난 건 개막 후 처음 있는 일이다.
슈퍼컴퓨터가 1만 번 시뮬레이션한 결과 리버풀의 우승 확률은 35.3%에서 47.7%로 대폭 올라갔다. 반면 맨시티는 45.9%에서 33.5로 급락했다. 아스날은 18.8% 그대로였다.
옵타는 "리버풀은 중요한 승리를 확보하며 함성을 질렀고, 결국 슈퍼컴퓨터가 우승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판단한 팀이 됐다. 이는 맨시티는 아스날을 뚫어낼 방법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맨시티의 우승 확률인 33.5%는 이번 시즌 들어 가장 낮은 수치"라며 "앞으로 9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우승 경쟁팀들이 승점을 놓칠 시간은 충분하다. 아직 더 많은 우여곡절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은 일정을 보면 토트넘 홋스퍼와 아스톤 빌라가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우승 경쟁을 펼치고 있는 세 팀 모두 토트넘, 빌라와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 두 팀 역시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고 있기에 동기부여는 충분한 상황이다.
공은 둥글다지만, 주요 일정만 보면 아스날이 가장 험난하다. 아스날은 브라이튼(원정), 빌라(홈), 첼시(홈), 토트넘(원정),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원정)를 상대해야 한다. 리버풀은 맨유(원정), 토트넘(홈), 빌라(원정), 맨시티는 빌라(홈), 토트넘(원정), 첼시(홈), 브라이튼(원정)과 경기를 앞두고 있다.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언제나 리그 1위가 가장 우승후보다. 2위는 아스날이고, 3위는 우리"라며 "(역전 우승은) 우리 손에 달려 있지 않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다음 경기 상대인 빌라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우리가 이전에 그랬던 것처럼 순위표 정상에 오른다면 우승후보 1순위가 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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