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도 변화를 예고하는 것일까?
2024 프로야구가 개막과 동시에 대이변을 연출하고 있다. 잘해도 5위 정도라는 평가를 받았던 한화 이글스가 개막전 패배후 7연승을 달리는 초절정 기세로 1위에 뛰어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우승후보이자 3강 후보로 꼽힌 KT 위즈는 급추락했다. KIA 타이거즈는 불펜야구로 2위에 올라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20승투수 에릭 페디가 떠난 NC 다이노스는 오히려 선발야구를 앞세워 3위에 올랐다. 개막 뚜껑을 열자 예상과 다른 판도이다. 그래서 더욱 프로야구 팬들의 흥미를 자아내고 있다.
▲페라자 효과, 불펜야구, 선발야구
한화는 투타에서 강력한 에너지를 분출하고 있다. 류현진,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 김민우에 이어 루키 황준서까지 선발진을 6명을 돌릴 정도로 뎁스가 강해졌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점(ERA) 2.57로 2위에 오를 정도로 탄탄하다. 한승혁이 5경기 ERA 0.00 호투로 힘을 보탠 불펜도 강해졌다. 타선은 4홈런을 터트린 요나단 페라자 효과가 두드러진다. 3홈런을 날린 노시환과 3할타 채은성까지 빅뱅타선을 이끌고 있다. 리드오프 문현빈이 맹활약을 펼치고 FA 이적생 안치홍도 영양가 있는 타격으로 뒤를 받쳐주고 있다.
KIA는 팀 ERA 1위의 마운드기 밫났다. 5승1패를 거두는 과정에서 필승조들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선발투수들이 5회까지만 리드를 잡으면 곽도규, 임기영, 최지민, 전상현, 마무리 정해영이 등장해 상대타선을 봉쇄하는 방정식을 가동하고 있다. 김도영과 김선빈이 타격 침체에 빠졌지만 특유의 기동력이 접목이 되면서 빅이닝을 만들어내는 응집력으로 득점을 올리고 있다. 다만 1선발 윌 크로우가 투구수 70구 정도에서 흔들리는 등 스태미너 약점을 드러낸 것이 불안요소이다.
NC는 강력한 선발진을 앞세워 5승2패의 호성적을 냈다. 선발진의 ERA가 2.03(1위)에 불과하다. 에이스 카일 하트(1경기 7이닝2실점), 대니얼 카스타도(2경기 12⅔이닝 2실점) 원투펀치가 든든하다. 신민혁도 2경기에서 11이닝을 소화하며 2실점으로 호투했고 김시훈도 1경기 5이닝 무실점으로 제몫을 했다. 타선도 짜임새를 보였다. 외인타자 맷 데이비슨이 클러치 능력을 과시하며 박건우 서호철도 3할 타율로 상승세를 이끌었다.
▲디펜딩 챔프 무난한 출발? 김재환 살아난 두산 호재
SSG는 5승3패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다. 롯데를 상대로 개막 2연전을 잡았으나 한화에게 3경기 모두 덜미를 잡혔다. 그러나 대구로 내려가 삼성과 3연전을 모두 쓸어담았다. 특유의 홈런포(10개)가 위력을 발휘했다. 1경기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박종훈이 재기가 돋보였고 마무리 문승원은 기복이 있었다.
디펜딩 챔프 4승3패 LG는 보합세였다. 디트릭 엔스가 2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호투로 에이스 몫을 다했고 켈리도 2경기에서 무난한 투구를 했다. 순주영도 1경기 6이닝 무실점 쾌투로 힘을 보탰다. 불펜도 ERA 2위(3.81)로 무난한 모습을 보였다. 고우석, 이정용, 정우영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는 인상은 주지 못했다. 타선은 팀타율 1위(.303)의 위력과 도루 1위(15개)의 기동력이 돋보였다. 지난 주말 키움전에서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연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두산은 라울 알칸타라와 브랜든 와델의 강력한 외인펀치가 건재하고 3선발 곽빈도 한층 강한 구위를 선보였다. 그러나 4선발 최원준과 5선발 김동주가 부진했다. 선발에서 마무리까지 가는 단계에서 불펜이 아직은 두터움을 보여주진 못한 것이 불안요소로 꼽힌다. 타선은 활화산을 예고하고 있다. 부진했떤 김재환이 강렬한 타격으로 부활을 예고했고 강승호도 장타력을 과시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정교한 타격을 하는 정수빈과 허경민까지 타선의 짜임새는 리그 정상급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위권 4팀은 힘겨운 출발을 했다. 키움은 이정후가 빠진 타선의 약점을 드러내며 4연패를 당했다. 지난 주말 LG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힘을 보여주고 있다. 개막엔트리에 진입한 루키투수 손현기과 전준표가 경재력을 보여주었다. 삼성도 개막 연승을 거두며 달라지는 듯 했으나 5연패를 당햇다. 팀 ERA 최하위(6.10)가 원인이다. 1선발 코너 시볼드와 데니 레예스 등 외인 원투펀치의 기복이 있었다. 7~8회의 남자 임창민과 김재윤이 듬직한 모습을 보여준것은 수확이었다.
KT 위즈의 부진은 의외이다. 탄탄한 선발진을 보유한데다 김재윤의 FA 이적으로 뒷문이 빠졌지만 손동현 박영현의 영건들이 단단하게 버틸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믿었던 웨스 벤자민과 잠수함 이닝이터 고영표가 부진한데다 엄상백도 큰 힘이 되지 못했다. 박영현과 손동현 마저 무너지며 마운드가 총체적 위기상황에 빠졌다.
명장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롯데의 부진도 의외이다. 팀타율 최하위(.252)의 타격이 문제이다. 득점권 타율도 1할9푼4리로 최하위이다. 타선에서 해결사가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약점이다. 중심 타선의 파괴력도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선발진과 불펜진도 확실한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며 1승6패의 부진에 빠졌다. 김 감독은 4연패를 당하자 달달한 음료수를 마시면서도 "모든게 쓰다"며 쓴웃움을 짓기도 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