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로는 부모님 속 안 썩였어요.”
‘닥터슬럼프’에서 청년 백수 남바다로 분한 윤상현이 작품을 끝마친 소감을 전했다.
최근 OSEN 사옥에서는 tvN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에서 남바다 역을 맡은 배우 윤상현의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닥터슬럼프’는 백억 대 소송과 번아웃, 각자의 이유로 인생 최대 슬럼프에 빠진 의사들의 ‘망한 인생’ 심폐 소생기를 그린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 작중 윤상현은 남하늘(박신혜 분)의 동생 남바다 역으로 분했다.
지난 17일 마지막회를 방영하며 종영을 맞은 가운데 윤상현은 “드라마가 잘 마무리 돼서 기쁜 것도 있고, 한편으로는 현장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그런 현장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아쉬움도 있다”고 복합적인 감정을 전했다.
자신과 닮은 부분이 많은 캐릭터인 만큼 단 한 번에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그는 “저와 가정환경이 비슷하다. 저도 누나가 있고, 누나가 공부를 잘 한다. 부산 사람인데 서울에 올라와서 사는 부분도 비슷했다. 저도 학창시절을 거의 부산에서 보냈고, 고2때 가족들이 서울로 올라왔다”라고 공통점을 짚었다.
작중 바다와 하늘이 투닥거리듯, 실제로도 어린 시절에는 누나와 많이 다퉜다고. 다만 매일같이 엄마(장혜진 분)에게 구박을 받는 바다와는 달리 “부모님께서 말씀하시기론 제가 속을 썩인 적은 없다고 하시더라. 제가 생각했을 때도 그런 것 같다. 부모님 속을 썩이지는 않았다”라고 차이점을 밝혔다.
그는 전작인 ‘슈룹’에서도 날파람둥이 왕자 무안대군 역으로 시청자들의 ‘혈압’을 유발했던 바. 공교롭게 또 한 번 ‘금쪽이’ 캐릭터로 분한 그는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은데 주변에서 귀엽게 봐주시는 것 같다. 그래서 그런 역할을 많이 맡아서 하는 게 아닐까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바다가 어릴 때 아빠를 잃었다 보니 엄마랑 친구처럼 친하게 지내는 역할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투닥거리는 장면들이 잘 살았던 것 같다. 연기하기 좋았고 재밌었다”라고 전했다.
윤상현은 이번 작품에서 신경쓴 부분으로 “외적인 부분에 신경을 많이 썼다. 바다가 청년 백수다 보니 머리도 정리 안 된 느낌으로 하고 싶었다. 내면적으로는 내려놔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라고 답했다. 실제 그는 작중에서 술에 취한 연기부터 얄밉게 굴다 엄마에게 맞고 코피가 터지는 모습까지 온몸을 불사른 코믹 연기로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현봉식 선배님(공태선 역), 장혜진 선배님이 워낙 재밌게 해주시니까 그런 장면들이 더 잘 살았던 것 같다. 제가 워낙 시트콤 같은 코믹한 연기를 좋아해서 재밌게 잘 촬영했다”라고 밝혔다.
시종일관 깐족거리는 연기도 압권이었다. 윤상현은 “바다가 이 작품에서 감초 같은 역할이라 생각한다. 누가 얼마나 진지하든 나는 내 갈 길을 간다는 마인드로 임했다”면서도 “제가 해석한 바다는 가족에 대한 사랑이 가장 넘친다. 그래서 가족들을 편하게 해주고 분위기도 살려주고 농담도 많이 하는 거라고 생각했다. 누나에 대해서도 열등감은 없고, 응원하는 마음이 훨씬 크지 않나 싶다. 바다가 표현하는 게 서툴러서 그렇지 누나는 응원하는 마음은 누구보다 크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부산 출신으로서 사투리로 연기를 한 소감도 밝혔다. 윤상현은 “재밌었다. 평소 말투와 바다 말투가 닮아서 연기하기 좀 더 편했고, 자유로운 부분들이 있었다. 사투리를 써도 각자 억양이 다르다고 생각이 들어서 저는 나름 바다 캐릭터를 해석해서 연기해 봤는데, 아쉬운 부분도 있는 것 같더라”라며 “표준어 연기보다는 사투리가 더 어려운 것 같다. 시청자들이 봤을 때 모두를 만족시키기가 힘든 부분이 있지 않았나 그런 생각이 든다”라고 아쉬워했다.
‘슈룹’ 이후 약 1년만에 ‘닥터슬럼프’ 촬영을 했다는 그는 “오랜만의 촬영이라 떨리기도 했고 설레는 마음도 있었다”고 첫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이어 “현장에서 제가 막내다 보니 귀여워 해주셔서 떨린 부분도 있었지만, 너무 편하게 촬영했다”라고 선배들을 향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닥터슬럼프’는 윤상현에게 있어 두 번째 작품이었다. 그는 “제가 선배님들과 촬영하는 경우가 많았다. ‘슈룹’에서도 김혜수 선배님, 김해숙 선배님 등 대선배님들이 많이 계셨다. 그래서 좋은 경험을 많이 쌓으면서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라고 그간의 경험들을 돌이켜봤다.
이어 “‘슈룹’에서는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거다 보니까 현장에 대한 경험, ‘드라마 현장은 이런 곳이구나’라는 걸 알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닥터슬럼프’에서는 좀 더 선배님들이 연기하는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선배님들은 이렇게 하시는구나’ 하는 노하우를 많이 느꼈다”라고 설명했다.
배우로서 첫발을 뗀 지 이제 2년차지만, 그 시간들은 그에게 있어 확신을 안겨주는 계기가 됐다. 윤상현은 “점점 배우가 저한테 천직이라는 생각이 든다. 제가 하고 싶은 것도 연기고 제가 생각했을 때 잘 맞는 것도 연기인 것 같아서 연기하는 게 지금은 너무 재밌고 행복하다”며 “중간중간 저도 의심이 들 때도 있다. 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낄 때나 객관적으로 봤을 때도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고 느꼈을 때는 의심이 들지만, 그래도 저랑 잘 맞는 것 같다”라고 배우라는 직업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사람들이 제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그 작품을 궁금해하게 되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도 보여드리고 싶고,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그런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서는 필모그래피를 많이 쌓을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 오래 잊혀지지 않는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고 소망했다.
‘슈룹’과 ‘닥터슬럼프’를 마친 윤상현은 현재 대학교에 복학해 잠시 멈췄던 학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학교를 다니는 것 자체가 귀한 경험이라 생각했다. 단체 생활을 하고 싶었고, 학교에서 전공 수업 외에도 다른 수업들을 듣고 싶어서 복학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학교생활을 하면서도 배우 활동은 계속 병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그는 “학교를 다니면서 오디션도 많이 보러 다니고 있다”며 “올해 작품을 더 할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일일 것 같다. 작품에서 다양한 색다른 모습 보여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이라고 차기작을 향한 열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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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