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은 하나쯤 없어도 된다고 농담할 수 있지만, 발가락은 이야기가 다르다. 로드리고 벤탄쿠르(27, 토트넘 홋스퍼)가 발가락 골절 투혼을 발휘한 것으로 밝혀져 큰 놀라움을 주고 있다.
영국 '토크 스포츠'는 26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 스타 벤탄쿠르는 발가락 뼈가 부러진 채로 경기에 뛰고 있다고 밝혔다. 회복할 틈조차 없었기 때문이다"라고 보도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2022년 1월 임대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유벤투스에서 입지를 잃었던 그는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부름을 받아 프리미어리그 도전에 나섰고, 곧바로 주전 선수로 발돋움했다. 함께 온 데얀 쿨루셉스키와 함께 빠르게 완전 이적에도 성공했다.
벤탄쿠르는 다재다능함을 뽐내며 토트넘 중원의 핵심이 됐다. 하지만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그는 지난해 2월 경기 도중 전방십자인대 파열 및 반월판 손상으로 시즌 아웃됐고, 반년 넘게 자리를 비웠다.
약 9개월에 달하는 긴 재활을 마친 벤탄쿠르는 지난해 10월 경기장으로 복귀했다. 하지만 머지않아 다시 쓰러지고 말았다. 그는 아스톤 빌라전에서 매티 캐시에게 거친 태클을 당하며 발목 인대가 찢어졌다. 또 재활에 돌입한 벤탄쿠르는 토트넘 입단 이후 무려 51경기를 부상으로 빠지게 됐다.
벤탄쿠르는 지난해 말 본머스전에서 깜짝 선발로 나서며 돌아왔다. 그는 이후로도 선발과 벤치를 오가며 팀에 힘을 불어넣고 있다. 이번 3월 A매치 기간에는 우루과이 축구대표팀에도 소집됐다.
놀라운 사실이 공개됐다. 사실 벤탄쿠르는 왼쪽 새끼발가락 골절에도 불구하고 부상 투혼을 펼치고 있던 것. 그는 경기에 뛰고 싶은 간절한 마음 덕분에 고통을 이겨내고 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텔레도체'와 인터뷰에서 "이제 발목은 괜찮다. 다행히 무릎도 회복됐다. 발가락 하나가 부러진 것 외에는 따로 말할 게 없다"라고 밝혔다.
벌써 몇 주나 된 부상이었다. 벤탄쿠르는 "2~3주 전에 왼발 새끼발가락이 부러졌지만, 여전히 똑같이 뛰고 있다. 나는 발가락뼈가 하나 부러졌고, 나을 수 있도록 3주에서 4주 정도 쉬어야 했을 것이다. 하지만 불가능했다"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벤탄쿠르는 "팰리스전을 앞두고 동료들과 훈련 도중 부러졌지만, 거의 다 나았다. 난 발가락을 회복하면서 뛰고 있지만, 일단 몸을 풀기 시작하면 부상을 잊게 된다. 출전을 멈추고 싶지 않았다. 난 괜찮고, 100% 기분이 좋다"라며 미소를 지었다.
토트넘은 주장 손흥민도 손가락이 다친 채 출전 중이다. 그는 2023 카타르 아시안컵을 치르던 도중 이강인과 물리적 충돌을 빚으며 오른쪽 손가락이 탈구됐고, 여전히 검지와 중지에 테이프를 감고 뛰고 있다. 아직 부기가 가라앉지 않은 모습이다.
다만 손가락인 만큼 아주 큰 지장은 없는 모양새다. 손흥민은 토트넘 복귀 후에도 팰리스전 1골, 빌라전 1골 2도움, 태국전 1골을 기록하며 맹활약 중이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손흥민의 손가락 상태를 묻는 말에 "손가락이다. 심지어 없어지더라도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여전히 뛸 수 있다. 괜찮다"라고 태연하게 농담했다. 손흥민 역시 "나는 축구선수다. 감독님께서 손가락 하나는 없어도 괜찮다고 하시더라. 걱정할 만큼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라고 미소 지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과 달리 손가락도 아닌 발가락 부상 투혼이기에 더욱 놀라움을 사고 있다. 아무리 새끼발가락이라지만, 쉼없이 뛰어다니며 공을 차야 하는 축구선수에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벤탄쿠르는 지난 24일 바스크 대표팀과 친선경기에 교체 투입되며 통산 57번째 A매치를 치르는 등 꾸준히 피치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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