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물 수비수' 김민재(28, 바이에른 뮌헨)의 미래가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큰 관심을 받고 있는 모양이다. 이제는 레알 마드리드 이적설까지 등장했다. 현실성은 적지만, 그가 얼마나 주목받고 있는 스타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25일(한국시간) "바이에른 뮌헨은 알폰소 데이비스의 복수를 위해 레알 마드리드 스타를 선택했다. 그들은 2025년 자유 계약(FA) 선수가 되는 데이비스를 포기하기 시작했고, 복수를 원한다"라고 보도했다.
데이비스는 캐나다 국가대표이자 바이에른의 주전 왼쪽 수비수다. 그는 폭발적인 속도와 엄청난 체력을 바탕으로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자랑한다. 윙어 출신인 만큼 웬만한 미드필더보다 공격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도 받는다.
데이비스는 지난 2018년부터 바이에른 유니폼을 입고 뛰었다. 그는 2019-202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주축으로 자리 잡았고, 이후 꾸준히 핵심 선수로 활약하며 월드클래스로 발돋움했다. 2020년엔 활약을 인정받아 2025년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하지만 이제는 바이에른 뮌헨과 작별을 준비 중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계약 기간이 1년밖에 남지 않지만, 여전히 재계약 소식은 없는 상황.
일단 바이에른 측은 데이비스를 붙잡고 싶어한다. 허버트 하이트너 회장은 지난해 말 "데이비스는 우리와 함께 세계 최정상급 수비수 중 한 명이 됐다. 우리는 분명히 그를 남기고 싶어 한다. 그 역시 같은 걸 원하길 바란다"라고 선언했다.
크리스토프 프로인트 단장과 크리스티안 얀드레센 단장도 데이비스 설득에 힘쓰고 있다. 양 측은 이미 꾸준히 협상 테이블도 차렸다. 그러나 연봉 등 계약 조건에서 의견 차이가 있어 아직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페인 '아스'에 따르면 데이비스는 연봉 1300만 유로(약 187억 원)를 원하고 있다.
이를 틈 타 레알 마드리드가 접근했다. 독일 '슈피겔'과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 등에 따르면 그는 이미 레알 마드리드와 연봉 협상까지 마무리했다. 사실상 구두 합의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에른 뮌헨도 데이비스와 작별에 대비해 대체자를 물색 중이다. 아예 포기한 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는 재계약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기 때문. 테오 에르난데스(AC 밀란) 등 여러 선수가 물망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피차헤스는 바이에른 뮌헨이 데이비스를 잃는 대신 레알 마드리드의 핵심 선수를 빼올 계획이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복수를 꿈꾸는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의 수비 스타를 영입하려고 한다"라며 "레알 마드리드는 이미 지난 2021년 데이비드 알라바를 이적료 없이 영입했고, 이번엔 데이비스를 쫓고 있다. 이는 바이에른 뮌헨이 반기지 않는 일"이라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 주인공은 바로 안토니오 뤼디거. 그는 에데르 밀리탕과 함께 주전으로 뛰고 있는 독일 국가대표 센터백이다. 바이에른 뮌헨은 뤼디거를 빼옴으로써 맞불을 놓으려 하고 있다는 것.
놀랍게도 김민재 이름까지 언급됐다. 바이에른 뮌헨이 뤼디거 영입을 시도하면서 김민재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것. 매체는 "바이에른 뮌헨은 레알 마드리드를 설득하기 위해 지난해 여름 합류한 김민재 이적을 포함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나폴리에서 맹활약을 펼칠 때도 레알 마드리드와 연결되곤 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스카우트를 파견해 그를 직접 관측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미 뤼디거와 알라바, 밀리탕이 버티고 있기에 실제로 영입 시도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다시 한번 김민재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 이야기가 나온 상황. 하지만 현실이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주전급 센터백이 셋이나 있는 데다가 2005년생 기대주 레니 요로(릴 LOSC)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만약 정말로 영입을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김민재 입장에선 치열한 주전 경쟁을 감당해야 한다.
피차헤스 역시 "하지만 김민재는 레알 마드리드 계획에 포함돼 있지 않다. 그들은 요로를 미래의 센터백으로 낙점했다. 이번 작전은 바이에른 뮌헨으로선 일종의 망상을 의미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민재가 워낙 큰 관심을 받고 있는 스타이기에 나온 단순한 소문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시즌 나폴리의 세리에 A 우승을 이끌며 리그 최우수 수비수로 선정됐고, 1년 만에 '독일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 유니폼을 입었다. 이 과정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 시티, 인터 밀란, 파리 생제르맹 등 여러 빅클럽들과 연결되곤 했다.
그러나 김민재는 최근 들어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다. 그는 3월 A매치 휴식기 직전 3경기 연속 벤치에서 출발했다. 바이에른 뮌헨은 물론이고 사실상 프로 커리어를 통틀어 처음 있는 일. 대신 토마스 투헬 감독은 에릭 다이어-마테이스 더 리흐트 듀오에게 믿음을 보내고 있다.
김민재가 벤치를 지키기 시작하자 또 다시 이적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여전히 수비 보강이 절실한 맨유를 시작으로 인테르가 다음 행선지로 거론되고 있다. 독일 '스포르트'도 "김민재는 최근 몇 주 동안 팀에서 벤치 워머(벤치를 데우는) 역할을 했을 뿐이다.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의 미래가 어떤 모습일지는 아직 불분명하다"라고 전했다.
지금은 주전 선수가 아니라지만, 바이에른 뮌헨으로서도 김민재를 1년 만에 쉽게 놓아줄 리는 없다. 게다가 투헬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떠날 사람이다. 다음 감독이 온다면 김민재를 중용할 가능성이 크다.
유럽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역시 "이름값 있는 선수들이 뮌헨을 떠날 것이라는 추측이 있다. 그러나 내가 이해하는 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지금 중요한 건 새로운 감독 선임"이라며 "김민재도 불확실한 미래를 안고 있는 또 한 명의 선수다. 하지만 선수들의 이적엔 항상 감독의 결정이 함께 따라온다. 그렇기에 투헬 감독의 교체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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