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김규리(45)가 영화 ‘1980’의 주요 소재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과 관련, “어떤 분들은 이 영화를 보고 정치적인 얘기를 하시는데 정치 영화가 아니다. 우리에게 있었던 아픈 역사,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김규리는 26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OSEN과의 인터뷰에서 “(5·18에 대해) 아직도 가슴 아파 하시는 분들이 있다. 저희가 지난주 시사회를 할 때 관객들이 많이 우셨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이 같이 밝혔다.
그녀가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 ‘1980’(감독 강승용, 제작 ㈜히스토리디앤피·(주)디에이치미디어·굿픽처스, 제공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 공동제공 (주)MK 글로리아, 공동배급 (주)제이앤씨미디어그룹·와이드릴리즈(주))은 전남도청 뒷골목에서 5월 17일 중국 음식점을 개업한 철수네 가족과 이웃의 이야기로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불과 5개월 후의 이야기를 담았다. 김규리는 철수 엄마 역을 맡았다.
철수 엄마는 둘째아이를 임신한 채 가족들을 돌봐야 하지만 언제나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맏며느리다. 집안의 활력소이자 동네의 궂은일 해결사로서 활약한다.
이날 김규리는 “이 영화를 촬영하면서 제가 우는 연기가 진짜 많았다. 근데 굳이 눈물을 만들지 않아도 그 상황을 생각하면 눈물이 났다. 촬영장에는 아무 생각 없이 갔고, 잠시만 감정을 잡은 뒤, 그 공간에서 계셨을 분들의 감정이 어땠을지 제 나름대로 상상을 해봤다. 그 안에서 (연기할 땐) 제가 일원이라는 생각을 하면 자연스럽게 눈물이 쏟아졌다”고 눈물 연기가 어렵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제가 심하게 울어서 탈진할 정도까지 갔던 건 마지막 장면 하나였다. 저는 당시 ‘아마 그랬을 것 같다’라는 상상만 해도 눈물이 펑펑 쏟아졌다. 그렇다고 해서 눈물 연기가 힘들진 않았다”라며 “나중에 든 생각은 누군가 나를 위해서 울어준다면 힘이 나지 않을까, 위로가 되지 않을까, 싶다는 마음이다. 저희 영화가 그분들께 그런 영화로 다가가길 바라고 더불어 우리에게도 위로를 주는 영화이길 바란다. 연대를 할 수 있는, 서로 소통할 수 있는 영화이길 바란다”라고 바랐다.
김규리는 VIP 시사회 당일, 인상 깊었던 관객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날 김규리는 “시사회 때 어떤 분이 오셔서 ‘제가 전남도청에서 살아나온 사람’이라고 딱 한 말씀만 하더라. 근데 그 순간 제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힘을 드리고 싶었는데 두 손만 잡아드렸고 ‘고생하셨다. 감사합니다’라는 말씀만 했다”며 “(5·18민주화운동 당시) 제 나이는 1살이었다. 그 당시엔 아무것도 몰랐고 성인이 된 후 당시의 영상을 보고 알게 됐다.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간접적으로 당시를 경험하게 됐다”고 말했다.
‘1980’의 개봉은 3월 27일. (인터뷰③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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