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간 꾸준하게 이어졌돈 법정물의 인기가 주춤한 상황에서 같은 시기 스크린에서는 손석구가, 브라운관에서는 김하늘이 기자로 변신했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멱살 한번 잡힙시다’(연출 이호, 이현경/극본 배수영)는 나쁜 놈들 멱살 잡는 기자 서정원과 나쁜 놈들 수갑 채우는 강력팀 형사 김태헌이 연이어 터진 살인사건을 함께 추적하며 거대한 소용돌이에 빠지는 멜로 추적 스릴러를 그린 작품이다.
김하늘은 극중 KBM 탐사 프로그램 ‘멱살 한번 잡힙시다’의 진행자 서정원 역을 맡아 국회의원 기자 사주 의혹을 보도하는 등 ‘나쁜놈들의 멱살’을 잡기 위해 진실을 쫓는다.
김하늘은 정의를 위해 진실을 쫓는 당당한 기자의 모습과 함께 남편의 불륜 의혹을 마주하게 되면서 위태로워지는 반전의 모습을 미묘한 감정 연기로 설득력있게 표현했다.
특히 김하늘은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기자 역할은 처음이라 감독님과 많이 상담했다. 인터뷰하는 것도 많이 보고, 평소 말투와 취재할 때 말투, 진행할 때 말투가 다 다를 것 같아서 그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신경쓰고 연구했다”고 말했다.
김하늘은 기자 연기를 위해 참고한 캐릭터를 묻자 “‘그것이 알고싶다’ 프로그램을 봤다. 느낌은 다르지만, 파고 드는 것도 있었다. 나름대로 많은 자료를 봤는데 제목을 이야기하긴 그렇다”고 답변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동물로 비유해달라는 요청에 “캐릭터만 보면 열혈 기자로 나오기 때문에 맹수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중 제가 좋아하는 사자 같은 이미지”라고 말했다.
김하늘이 브라운관에서 기자로 나온다면, 스크린엔 바로 ‘댓글부대’ 손석구가 있다. ‘댓글부대’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 분)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손석구는 극중 자신의 오보가 조작된 것임을 알고 판을 뒤집으려는 기자 임상진 역을 맡았으며, 이번 영화를 통해 처음으로 기자 연기에 도전한다. 손석구는 “어떻게 하면 기자처럼 보일 수 있을까 생각하며 연기했다. 자기를 증명하는 데만 눈이 먼 이기적인 기자로만 안 보이길 바랐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이후 개봉 전 인터뷰를 통해 손석구는 “처음엔 부담감이 좀 있었다. 기자는 액티브한 액션을 보여줄 수 있는 직업군이 아니라, 일상적으로 우리가 생활하면서 접할 수 있는 '현실 밀착형'인 직업군이지 않나. 디테일에서 승부가 나는 것 같다. 조금 더 섬세해야 하고, 난도가 있었다”고 처음 기자 연기에 도전한 소감을 밝혔다.
이들의 기자 연기도 주목해야할 포인트지만,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것은 결국 성적. 그동안 기자, 언론을 소재로 한 드라마의 경우 흥행이 쉽지않다는 것이 중론이었다. 실제로 기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허쉬’, ‘아르곤’, ‘스포트라이트’, ‘조작’ 등 여러 드라마가 배우의 연기와 관계없이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한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하늘의 ‘멱살’과 손석구의 ‘댓글부대’가 대중에게 어떤 평가를 받게될지 기대를 모은다. ‘언론물은 흥행하기 어렵다’는 중론을 깨고 두 사람이 흥행을 이끌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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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KBS2 ‘멱살 한번 잡힙시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