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부터 불안했던 한국의 수비가 결국 태국의 역습 한 방에 뚫렸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한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개최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FIFA 랭킹 101위 태국과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42분 터진 손흥민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16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했다. 한국이 경기내내 태국을 밀어붙였지만 기대했던 결승골은 터지지 않았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정우영이 공격 2선에 섰다. 황인범-백승호가 중원을 지켰고 김진수-김영권-김민재-설영우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사실 포메이션이 의미가 없을 정도로 한국이 일방적인 우위를 점했다. 6만 4912명의 홈팬들 열기와 추운 날씨도 한국의 편이었다. 모든 환경이 다 좋았지만 한국은 결과를 내지 못했다.
기록만 봐도 한국의 절대적 우위였다. 한국의 점유율은 78%로 22%의 태국을 압도했다. 슈팅수는 25-6이었고 유효슈팅은 8-2였다. 빅찬스도 6-1로 한국이 더 많았다. 패스정확도 역시 한국이 91%로 71%의 태국에 우위였다.
하지만 결정적인 골은 1-1로 같았다. 바꿔 말하면 태국은 22% 점유율을 갖고도 완성도 높은 역습 한 방으로 한국을 무너뜨렸다. 태국은 단 두 개의 유효슈팅 중 하나를 동점골로 연결했다. 그만큼 한국이 태국의 조직적인 역습을 제대로 저지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최근 뮌헨에서 후보로 밀린 김민재는 역시나 ‘철기둥’이었다. 한국의 수비가 뚫릴 때마다 김민재가 나타나서 태국 공격을 차단했다. 김민재는 가로채기 3회, 도움수비 4회, 클리어링 1회로 한국의 대들보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한국의 수비는 아쉬웠다. 특히 실점장면에서 순간적으로 태국선수들을 놓쳤다. 후반 16분 스로인에 이어 수파낫 무엔타이 공을 잡았다. 오른쪽의 미켈손이 슈팅했다. 이 슈팅을 다시 수파낫이 방향만 바꿔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들이 순간적으로 수파낫을 자유롭게 놔둔 것이 실점의 직접적 원인이었다.
경기 후 황선홍 감독은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졌다. 심적으로 급하면서 밸런스 면에서 극과 극을 달린 부분이 있다. 안정감을 찾고, 정상적으로 경기 운영을 잘할 수 있는 게 우선이다. 그런 부분을 보완해서 원정 경기를 준비하겠다. 중앙으로 무리하게 패스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서 끊기면 역습을 당할 수도 있으니 조심하자고 했다. 불행히도 동점골을 내준 뒤에는 공격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며 아쉬워했다.
아시안컵에서 한국은 수비부터 와르르 무너졌다. 공격에서도 손흥민, 이강인의 개인기에 지나치게 의존했다. 적어도 태국전 한국은 공격에서 한층 조직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재성은 빅찬스를 3회나 연출했다. 손흥민의 선제골 역시 이재성의 도움이었다.
문제는 여전히 수비였다. 태국전에서 한국의 수비는 여전히 구멍이 있음을 적나라하게 연출했다. 김민재 혼자서 수비하는 것이 아니다. 더 조직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FIFA 랭킹 101위를 안방에서도 이기지 못했다. 이것이 지금 한국축구의 현실이다. 특정 스타에게만 의존한다고 승리할 수 없는 것이 축구다.
한국은 불과 4일 뒤 방콕에서 태국과 리턴매치를 치른다. 7만명을 수용하는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이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태국팬들의 엄청난 열기와 30도가 넘는 더위와도 싸워야 한다. 황선홍 감독의 걱정이 깊어진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