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조된 팀이었지만 FIFA랭킹 22위 한국이 101위 태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최악의 결과를 맞이했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태국과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3차전에서 1-1로 비겼다.
이로써 한국은 3경기서 승점 7(2승 1무)를 획득하면서 조 1위를 유지했으나 약체인 태국과 홈 경기에서 무승부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은 4-2-3-1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주민규가 최전방에 자리했고 손흥민-이재성-정우영이 공격 2선에 섰다. 황인범-백승호가 중원을 지켰고 김진수-김영권-김민재-설영우가 포백을 꾸렸다. 골문은 조현우가 지켰다.
선제골은 한국의 몫이었다. 전반 42분 왼쪽 측면에서 이재성이 낮고 빠른 크로스를 올렸고 손흥민이 왼발로 정확히 밀어 넣었다. 손흥민의 45번째 A매치 골이다. 한국은 전반을 1-0으로 앞선 채 마무리했다.
결국 후반 시작과 함께 동점골을 내줬다. 그리고 경기는 무승부로 마무리 됐다.
서울월드컵경기장은 킥오프가 3시간 넘게 남은 4시 30분 무렵부터 팬들로 북적였다. 지난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많은 논란을 낳은 대표팀이지만, 인기는 여전했다.
대한축구협회(KFA)에 대한 항의 차원에서 보이콧이 논의되기도 했으나 붉은악마는 선수들에게 응원을 보내기로 택했다. 여느 때처럼 이번 태국전 티켓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아시안컵 이후 대표팀은 여러 가지 이슈에 시달렸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자격 논란을 시작으로 KFA의 여러 가지 운영 미숙 등으로 인해 논란이 멈추지 않았다. 여기에 대표팀의 핵심인 손흥민과 이강인의 충돌이 알려지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황선홍 첫 체제로 나선 대표팀은 아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답답한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태국 상대로도 고전했다. 전반 시작 직후 한국은 태국의 강한 압박에 오히려 고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전반 15분 조현우의 선방이 아니였다면 선제골을 허용할 정도였다.
볼 점유율을 잡고도 앞으로 전진하고 슈팅 하나를 때리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무의미한 볼점유와 후진 패스가 이어졌다. 감독의 전술을 떠나서 선수들 개개인의 폼이나 의지가 잘 보이지 않는 장면이 이어졌다.
전반 42분 손흥민의 선제골을 포함해 맹공을 퍼부었으나 태국의 컴팩트한 수비를 뚫지 못했다.
반면 태국의 역습 한방에 실점을 내줬다.
후반 17분 교체 투입된 수파낫 무에안타가 동점골을 단 한 번의 역습에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한국은 다급해졌다. 이강인-조규성 등 연이어 공격 자원을 투입했지만 골은 나오지 않으면서 경기는 그대로 1-1 무승부로 마무리됐다.
거기다 이 경기가 어디까지나 여러 가지 이점을 가지고 있는 한국의 홈이였다는 점을 생각하면 더욱 충격적인 경기였다. 앞서 태국전 보이콧도 고려하던 붉은 악마는 이날 상암을 가득 채워서 열정적인 응원을 보였다. 이런 응원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한수 아래의 태국 상대로 승리하지 못하면서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날 무승부로 한국은 최근 4경기 연속 정규 시간 90분 이내에 승리를 챙기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앞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16강전부터 요르단과의 준결승전까지 3경기 내내 90분 이내에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홈에서 FIFA 랭킹 101위 태국과 무승부를 기록한 한국은 22일 태국 원정을 떠난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