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도 싸울 권리 있다" 프랑스, '대국민 사과'에 깜짝..."극도의 죄책감 느끼게 하는 사회"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4.03.21 12: 52

프랑스가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의 공개 사과를 보면서 문화 충격에 빠졌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지휘하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을 상대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 예선 C조 3차전을 펼친다. 한국과 태국은 26일 방콕으로 장소를 옮겨 4차전까지 치른다.
23인 완전체가 된 대표팀은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마지막 담금질에 돌입했다. 이강인은 훈련을 앞두고 무리에서 따로 빠져나와 취재진 앞에 섰다. 그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도중 주장 손흥민과 충돌한 '탁구 사건'에 대해 사과하며 심경을 밝혔다. 앞서 소셜 미디어에 올렸던 두 차례 사과문을 포함하면 3번째 사과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훈련이 진행됐다. 훈련 앞서 이강인이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훈련이 진행됐다. 훈련 앞서 이강인이 인터뷰를 하고 인사를 하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미소와 함께 나타난 이강인은 "이렇게 많이 찾아와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먼저 이렇게 기회를 주신 황선홍 감독님께 감사 인사를 드린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훈련이 진행됐다. 훈련 앞서 이강인이 취재진 앞에서 심경을 밝히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논란의 중심에 선 이강인은 국민들을 향해 직접 사과 인사를 남겼다. 두 손을 가지런히 모은 그는 "아시안컵 기간 동안 너무 많은 사랑과 많은 관심 그리고 많은 응원을 해주셨다. 그런데 그만큼 보답해드리지 못하고 실망시켜드려 너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고개 숙였다.
끝으로 이강인은 "이번 기회로 너무 많이 배우는 기간이다. 모든 분들의 쓴소리가 제게 앞으로도 큰 도움이 되고 많은 반성을 하고 있는 기간인 것 같다"라며 "앞으로는 좋은 축구 선수뿐만 아니라 더 좋은 사람, 팀에 더 도움이 되고 모범적인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많이 노력하겠다. 그런 사람, 그런 선수가 될 테니 앞으로도 대한민국 축구에 많은 관심과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덧붙였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훈련이 진행됐다. 이강인이 동료들과 떨어져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사과를 마친 이강인은 90도로 허리 숙여 인사했다. 또한 그간 갖고 있었던 마음의 짐을 덜어낸 듯 한 차례 웃은 뒤 코치와 함께 회복 훈련에 돌입했다. 그는 이제 막 팀에 합류한 만큼 따로 빠져나와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
이강인은 손흥민뿐만 아니라 대표팀 선수들이 모두 모인 자리에서도 용서를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흥민은 "강인이가 모든 선수들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뭘 잘못했는지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라며 "먼저 사과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그런 용기를 보여줘서 한 팀원으로서 뿌듯하다"라고 밝혔다.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훈련이 진행됐다. 하루 늦게 합류한 이강인이 동료들의 패싱 게임 대신 스트레칭하며 미소 짓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20일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2차 예선 한국-태국 경기 공식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주장 손흥민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4.03.20 / soul1014@osen.co.kr
이강인의 사과 소식은 프랑스에서도 큰 화제를 모았다. '컬처 PSG'는 "이강인이 한국 언론에 사과했다. 한국 대표팀에 소집된 그는 아시안컵 주장 손흥민과 충돌한 지 한 달이 넘은 뒤 공개적으로 사과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매체는 "이강인은 몽펠리에전에서 멋진 골을 터트린 뒤 황선홍 임시 감독으로부터 태국전에 소집됐다. 그는 대표팀에 복귀하면서 사과했다. 논란은 한국이 요르단과 준결승전에서 패하기 하루 전 이강인이 탁구를 치려다가 너무 시끄럽고 무례하다는 이유로 벌어졌다. 둘 사이에서 분위기가 고조됐고, 손흥민은 손가락 부상을 입었다"라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대부분 이강인의 대국민 사과를 이해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기사를 읽은 팬들은 "이강인은 새벽까지 사과할 것이다. 탁구 때문에 말이다. 프랑스에서도 특정 스캔들을 보면 죽을 때까지 사과해야 했다", "존중하는 건 좋지만, 자신도 존중해야 한다. 이강인도 기분이 좋지 않을 권리가 있고, 팀원과 충돌하고 싸울 권리가 있다"라며 고개를 저었다.
서양과는 다른 한국 문화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팬은 "한국은 '예 또는 아니오'로 사과한다. 그들의 사회는 서양에 비해 극도의 죄책감을 느끼게 만든다"라고 지적했고, 다른 한 팬은 "더 나쁜 건 사회적 관계와 유명한 이들에게 끔찍한 나라라는 것이다. 연예인이 커플이라면 스캔들이다. 그들은 숨겨야 하고 들키면 사과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finekosh@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