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추자현이 40대에 녹진한 멜로 연기를 펼치게 됐다. 남편 우효광 덕분에 제대로 알게 된 사랑의 감정을 연기에 가득 녹여낸 그다.
추자현은 18일 오후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 개봉 기념 인터뷰에서 “연기적으로 매 신 다 힘들었다. 덕희는 장애가 있는 양부모에게 큰, 불우한 가정에서 자란 친구다. 그런데 그런 친구들이 생각보다 단단하다. 상처를 받을 때 안 아픈 건 아니지만 표현을 덜 하고 알아서 해결하려는 능력이 숙련된 편이다. 덕희도 그런 인물”이라고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설명했다.
20일 개봉을 앞둔 영화 ‘당신이 잠든 사이’(감독 장윤현, 제작 (주)로그라인스튜디오·(주)스튜디오킬러웨일, 배급 트윈플러스파트너스(주))는 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 상실을 앓게 된 덕희(추자현 분)로 인해 행복했던 부부에게 불행이 닥치고, 남편 준석(이무생 분)의 알 수 없는 행적들이 발견되면서 진실을 추적해가는 미스터리 로맨스다. 영화 ‘접속’, ‘텔미썸띵’ 등을 만든 장윤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추자현은 “덕희는 결혼 후 말도 안 되는 현실을 맞닥뜨리지 않나. 제가 결혼을 했고 아이도 있는 유부녀이자 애엄마니까 감정 몰입이 힘들었다. 저 또한 겪을 수 있는 일들이라 상상하기 힘들더라. 결혼도 안 하고 아이도 없었다면 연기적으로만 힘들었을 텐데 실제 제 환경을 생각하면 대사 톤을 준비해서 연기할 수가 없었다. 관객들이 보기에 과할 수도 있고 공감 못할 수도 있는데 저는 현장에서 작업하는 게 힘들었다”고 열정을 쏟은 진심을 내비쳤다.
이어 그는 “2030 땐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었다. 연기를 잘하고 싶었다. 장르적인 작품에 집중했다. 18살 19살에 데뷔해서 20대 후반에 중국으로 넘어갔고 30대는 중국에서 멜로를 많이 했다. 외국 배우들과 안 통하는 외국 언어로 연기를 했음에도 감정이 오더라. 나중에 내 나라 말로 배우랑 멜로 감정을 표현한다면 어떨까 또 다른 욕심이 생기더라. 이번에 기회가 와서 멜로하고 싶었다”며 40대에 이무생과 멜로 연기를 펼치게 된 소감을 밝혔다.
결혼과 출산을 거치면서 부부에 대한 사랑이 점점 식어가고 개인주의가 높아지는 요즘, ‘당신이 잠든 사이’ 덕희와 준석의 사랑은 다시금 부부의 의미를 일깨운다. 저예산 영화인 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이라 촬영에 제약이 많았지만 따뜻한 멜로 영화를 완성하겠다는 마음으로 추자현, 이무생, 장윤현 감독이 뭉쳤다.
추자현은 “이무생 배우는 생각보다 순둥순둥하다. 기본적인 예의도 있고 ‘서른 아홉’ 작품에서 불륜처럼 보이는 관계지만 절절한 사랑을 너무 공감되게 연기를 해서 이무생로랑이라는 러블리한 이름이 붙은 것 같다. 같이 작업했을 때에는 명품 중 최고의 명품을 추천하고 싶다. 에르XX(웃음). 그 정도로 인품적으로나 연기적으로나 좋아서 40대 중후반과 50대가 더 기대되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이어 그는 “이무생 배우랑 이번에 멜로를 했으니까 기회가 되면 센 캐릭터로 뭉쳐보고 싶다. 연기 배틀을 펼쳐 보고 싶다”며 “이번 멜로 연기 땐 우효광을 생각하며 연기하진 않았다. 이무생 배우가 너무 훌륭해서 오롯이 이무생 배우의 눈을 보며 감정에 빠져들었다. 다만 이무생 배우와의 멜로가 좀 더 달달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상대 배우가 또 이무생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진지하지 않은 중년의 달달한 멜로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추자현은 중국 배우 우효광과 결혼에 골인, 38살에 혼인신고를 하고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그는 “이 친구를 만나서 결혼을 생각하며 사랑을 믿게 됐다. 30대 후반과 40대의 감정을 너무 표현하고 싶더라. 뒤늦게 믿게 된 사랑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다. 이번 영화 대본도 단순히 연애에 끝나는 대본이었다면 끌리지 않았을 텐데 부부의 멜로라서 더 많이 끌렸다. 출연료가 적지만 하겠다고 했다”며 미소 지었다.
추자현, 우효광 부부는 지난 2017년 '동상이몽2'에 출연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동상이몽2'를 통해 임신 사실을 알게 되는 과정을 공개해 감동을 안겼고 2019년 100회 특집에 깜짝 출연해 아들 바다 군의 돌잔치 현장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2021년 우효광의 불륜설이 제기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두 사람은 소속사를 통해 지인들과의 모임 후 귀가 과정에서 있었던 해프닝이라고 해명했다.
인터뷰 자리에서도 추자현은 “우여곡절 많은 인생이라 자기도 모르게 순간 멘탈이 나갈 때가 있다. 항상 맨정신으로 사람이 살 수 없고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니까. 저는 남편보다 술 먹으면 실수를 더 한다(웃음). 운 때가 구설수가 있는 때였는지 안쓰러웠다. 올해 네가 힘든 해인가 보다 했다. 제가 연예계 선배고 그 친구는 운동선수 출신이라 본인이 조심해야 한다고 인지를 못한다”고 남편을 감쌌다.
이어 그는 “남편은 애교도 많고 주변에 누나들도 많고 형들한테 뽀뽀도 많이 하는 편이다. 오해를 너무 많이 받아서 저는 멘탈이 센 편이지만 남편이 여려서 많이 놀랐다. 인생은 그런 거야. 제가 두 살 누나니까 그랬다. 내 남편이지만 그 친구 인생이니까. 인생을 배워가며 성숙한 사람, 좋은 아빠, 중년의 남자가 되길. 좋은 회초리가 됐다”며 변함없는 애정을 자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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