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네". 혜리의 한 마디로 열애설이 '재밌네 대첩'이 됐다. 그러나 결과는 결코 재미있지 만은 않아졌다.
지난 15일 배우 류준열과 한소희가 열애설에 휩싸였다. 하와이에서 지인들과 함께 여행을 즐기고 있다는 것. 일본인 인플루언서가 한국 톱 배우 두 사람이 하와이에서 여행 중이라는 글을 올리며 '응답하라 1988'과 '알고 있지만'을 해시태그로 달았고, 이에 류준열과 한소희가 특정되며 열애설로 비화됐다. 양측 소속사는 각 배우들의 하와이 여행은 인정하면서도 '사생활'이라며 조심스러운 공식입장을 내놨다.
류준열, 한소희의 열애설로 일단락 되는 듯 싶었던 소식이 논란으로 비화된 것은 이후 혜리의 SNS를 통해서다. 같은 날 혜리가 SNS에 "재밌네"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한 것이다. 주어, 목적어는 생략됐지만 보는 이들로 하여금 그 대상이 류준열과 한소희라고 생각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혜리와 류준열이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인연을 맺은 뒤 연인으로 발전했고 오랜 공개 열애를 이어오다 지난해 11월 결별했기 때문이다.
혜리의 "재밌네" 발언 이후 류준열과 한소희의 열애설을 향한 대중의 시선은 삽시간에 달라졌다. 선남선녀 스타 커플의 탄생을 기대하게 만들었던 열애설이 '환승연애' 논란을 불러 일으킨 것이다. 류준열과 혜리가 결별 당시 구체적인 이유와 시기를 밝히지 않은 점, 한소희와 류준열이 '사생활'이라며 열애설에 대해 공식적인 대답을 회피한 점, 해당 발언과 함께 혜리의 류준열 '언팔로우'가 확인된 점 등이 이유로 거론됐다.
실제 혜리와 류준열은 결별 발표 이후에도 SNS '팔로우'를 유지해오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도 걸그룹 걸스데이로 시작해 현재 개인 유튜브 채널까지 운영하며 배우로 활약 중인 혜리다. SNS 영향력을 모르지 않을 뿐더러 방송에서나 자체 콘텐츠에서나 솔직하고 과감한 행동으로 사랑받은 그이기에 짧지만 강렬한 한 마디가 더욱 이목을 끌었다. 또한 혜리의 발언과 관련해 소속사는 의도나 이유 등 별도의 부연 설명을 회피했다.
또렷한 입장 표명 없이 류준열, 한소희 여기에 혜리까지 세 남녀를 향한 관심만 치솟는 상황. 혜리의 발언에 네티즌 일각에서는 확대해석을 양산했고 류준열과 한소희를 '환승연애'로 단정짓는 비난 여론이 생겨났다.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들에서 류준열의 외모를 비하하거나, 한소희를 남의 남자친구를 뺏는 파렴치한으로 몰아가는 악플까지 난무했다.
결국 한소희마저 SNS를 통해 심경을 표출했다. 그는 강아지가 칼을 바닥에 꽂고 서 있는 듯한 모습에 '지금 이 상황을 설명해 봐'라는 글이 덧붙여진 사진을 게재했다. 더불어 "저는 애인이 있는 사람을 좋아하지도 친구라는 이름 하에 여지를 주지도, 관심을 가지지도, 관계성을 부여하지도, 타인의 연애를 훼방하지도 않습니다. '환승연애' 프로그램은 좋아하지만 제 인생에는 없습니다. 저도 재밌네요"라고 밝혔다.
졸지에 혜리와 한소희가 "재밌네"와 "재밌네요"라고 주고받은 꼴이 된 상황. 비난 여론과 불편한 관심이 사그라들지 않자 한소희는 다음 날인 16일 개인 블로그에 장문의 심경글을 게재했다. 그는 류준열과의 열애를 인정하는 한 편 혜리와 류준열의 결별은 지난해 초이며 같은 해 11월 결별을 기사로 알았고 이듬해인 올해 초에 류준열과 연인으로 발전했다고 설명했다.
톱배우가 열애 시기와 과거 연애사의 결별 시점 등까지 자세히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환승연애'라는 오해와 비난이 불편했던 것으로 풀이됐다. 뒤이어 같은 날 오전 류준열 또한 소속사를 통해 한소희와의 열애설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근거 없고 무분별한 악플에 대한 대응 계획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란이 일단락 되기는 커녕 여전히 가십이 양산되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한소희의 블로그 글에 타인의 결별 시기를 밝히는 경솔함을 꾸짖는가 하면, 혜리와 류준열의 SNS 게시물들을 대조하며 커플 아이템으로 추정되는 일상 생활용품들의 사용 시기 등으로 결별 시기를 짐작하는 등 '선을 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어떤 해명도 통하지 않고 핑크빛 열애설이 '환승연애' 의혹이라는 주홍글씨로 뒤덮이는 모양새다. 그 시작은 "재밌네"라는 혜리의 한 마디였다. 이 조차도 가벼운 발언이었을 뿐 류준열과 한소희를 겨냥하지 않았던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설령 진정으로 '구남친' 류준열의 새 연애가 달갑지 않다는 표현이었다고 한들 통쾌함보다는 찝찝함이 남는다.
"재밌네"는 적어도 사적인 분풀이는 될 수 있어도 배우 혜리의 이미지에도 타격을 입혔다. 공식 인정도 아닌 열애설 기사에 대수롭지 않은 양 던진 그 한 마디가 논란을 야기했고, 그 뒤 소속사도 혜리도 수습이나 해명보다는 침묵을 택했다. 물론 주어나 목적어가 없던 만큼 책임질 필요를 못 느꼈을 수도 있겠다.
한소희가 "저도 재밌네요"로 받으며 일이 커지기도 했으나, 블로그 글과 그에 달린 댓글까지 그의 해명은 이어지고 있다. 자조적인 한풀이였든, 반어법의 분풀이였든 혜리도 류준열도 한소희도 누구 하나 작품이 아닌 가십으로만 이미지가 소비되기엔 아까운 배우들이다. '재밌네 대첩'이라고 불리기 시작한 이들의 사생활 이슈가 결단코 재미있지 않은 이유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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