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 못 내겠던데요?”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은 지난 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프로야구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팀은 최형우 이우성 소크라테스 서건창 김호령 등 5개의 홈런포를 앞에워 10-3 대승을 거뒀다. 이범호 감독의 첫 공식전 승리.
그러나 정신 없는 하루를 보내야 했다. ABS(자동투구판독시스템), 피치클락 등 여러 가지를 신경 써야 했다. 특히 피치클락과 관련한 고충을 토로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 컨디션도 체크해야 하고 ABS 판정 관련 스트라이크와 볼을 태블릿으로 코치님들과 확인해야 하고 작전도 내야 하고 정신이 없다는 느낌이다. 새로 늘어난 것들을 체크해야 하니까 정신 없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피치클락과 관련해서 주자가 나갔을 때 작전을 펼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피치클락 규정은 투수는 루상에 주자가 있을 때 23초, 없을 때 18초 안에 투구해야 한다. 이를 위반하면 볼로 처리한다. 타자는 피치클락 내 8초가 표기된 시점까지 타격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지켜지지 않을 경우 스트라이크가 부여된다. 아울러 주자가 출루했을 때 타자와 타자 사이 타석 간에는 30초의 시간이 주어진다.
이 대목에서 이범호 감독은 고민을 드러냈다. 전날 창원 경기는 총 13번의 피치클락 위반 경고가 주어졌다. KIA 타자들은 총 3번의 피치클락 위반 경고를 받았다. 그는 “주자가 나갔을 때 제가 볼때는 작전을 못 낼 것 같다”라면서 “타자와 타자 사이 주어진 시간이 30초인데, 보호장비를 풀 때부터 30초를 적용한다고 하면 타석에서 풀고 나가면 피치클락에 계속 걸린다. 1루 걸어나가고 작전을 보는데 타자에게 경고를 주니까 시간적인 여유가 너무 없는 것 같다”라는 견해를 내비쳤다.
이어 “보호장비를 풀고 있을 때 작전을 줘야 하는데 그 타이밍도 짧게 가져가야 한다”라며 “보호장비를 타석에서 풀고 나가면 그때부터 시간을 체크한다는 것 같아서 웬만하면 1루에 나가서 푸는 게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면 타자들이 계속 피치클락에 걸리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시범경기 기간 확실하게 적응을 하고 익숙해져야 한다. 이범호 감독은 “이제 조재영 코치님과 작전을 어떤 타이밍에 내야하는지, 몇초에 어떻게 줘야하는지도 봐야 한다”라며 “어제는 심판도 정신 없었고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도 정신이 없었다”라고 전했다.
투수들의 피치클락 위반은 2번 뿐이었다. 하지만 정규시즌은 또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시즌 들어가면 7~8초를 남기고 던질 수 있을까 생각한다. 투수들 모두 빡빡하게 시간을 쓸 것 같다”라고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