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측에서 '전국노래자랑' MC교체 논란 후 약 3일만에 공식입장을 전했다. 물론 투명하게 시청자 의견을 반영한 것을 보여준 것은 이해하나, 노골적인 수치까지 모두 공개한 것에 대한 불편한 반응도 나오고 있다.
앞서 세상을 떠난 방송인 고 송해의 뒤를 이어받아, 약 2년 간 KBS1 ‘전국노래자랑’의 새MC로 프로그램을 이끌었던 김신영이 돌연, 하차통보를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일방적인 하차통보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후폭풍이 컸던 상황. 특히 김신영의 하차는 ‘전국노래자랑’ 제작진도 몰랐다고 알려졌는데. 김신영 측이 하차와 관련해 “제작진이 MC 교체 통보를 받고 당황해 연락이 왔고, 지난주 마지막 녹화 관련 통보를 받았다”고 밝히며 더욱 논란이 됐다.
심지어 김신영의 하차 이유에 대해 KBS는 일절 언급이 없던 상황이라 더욱 후폭풍이 컸다. 이후 김신영에서 남희석으로 진행자가 바뀌니 응원을 부탁한다고만 전했기 때문.
이에 KBS 시청자 청원게시판은 급기야 'KBS 보이콧'까지 언급되며 논란의 꼬리를 물었다. 그리고 약 3일 뒤인 7일인 오늘. KBS 측에서 마침내 입을 열었다. 먼저 KBS는 "1년 5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하며 최선을 다했다. ‘전국노래자랑’의 전통을 계승하는 가운데 재치 있고 열정적인 진행으로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었으며, 이는 화제성 증가 등의 성과로 이어졌다”고 밝히며 그의 노고에 대한 감사를 표했다.
다만 하차 이유에 대해선 '시청률 하락'을 언급하며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에 대한 우려도 전했다. MC의 자질과 별개로 프로그램마다 그 특성과 주 시청자층을 고려한 MC 선정이 필요하다는 것. 하지만 이 과정에서 KBS 측은 "김신영 진행자 관련 시청자 의견 중 불만이 616건, 칭찬이 38건으로 집계됐다”며 김신영이 진행을 맡았던 약 1년 5개월간의 평균 시청률이 4.9%(수도권 기준)이라고도 수치화했다. 50대 이후 세대에서 남녀 모두 하락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실제 '전국 노래자랑'의 초반 9%로 껑충 뛰었던 시청률이 5%대로 반토막 나기도 했지만, 전국 시청률 6~8%를 넘고 다시 故 송해 시대의 10%대에 근접해 9%대를 회복하는 저력을 선보였다. 그렇게 '일요일의 딸'이라는 수식어를 얻으며 故 송해의 빈자리를 메꿔갔던 김신영. 본래 자신의 출연료보다 약 3배를 낮춰 받을 정도로 프로그램에 대한 의미와 애정을 드러냈던 그였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더욱 안타까워했던 이유.
KBS 역시 "그 어떤 MC도 故 송해 님의 빈자리를 당장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고, 시청률 하락이 MC 한 명으로 인한 것임은 결코 아닐 것이나, 44년 전통의 프로그램의 위기 앞에 타개책의 일환으로 MC 교체를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누리꾼들은 공식입장 후 "노골적인 집계상황까지 너무 잔인하다", "우리 신영이 누님 두 번 울리는 것 같다" 는 반응과 함께 "투명하게 밝힐 수 밖에 없는 입장일 것", "오랜 세월 전통 프로그램인 만큼 MC교체가 쉽지 않을 일"이라며 다양하게 반응했다.
김신영은 오는 9일 토요일 녹화를 끝으로 '전국노래자랑' MC 자리를 내려놓는다. 후임MC인 남희석이 진행하는 '전국노래자랑'은 오는 31일 첫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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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