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시한부가 다가오고 있다.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의 이야기다.
‘더 시즌즈’는 KBS의 연간 프로젝트를 표방한 음악 프로그램으로, 앞서 박재범을 시작으로 잔나비 최정훈, 남매 듀오 악동뮤지션이 호스트로 분해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네번째 진행자로 이효리가 발탁돼 지난 1월 5일부터 프로그램을 이끌고 있다.
7일 오전 한 매체는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오는 26일 촬영을 끝으로 종영한다고 보도해 이목이 집중됐다. 이와 관련해 KBS 관계자는 OSEN에 "KBS 2TV 예능 '더 시즌즈-이효리의 레드카펫(약칭 레드카펫)' 종영과 관련해서는 현재 확인이 불가능한 상황이다"라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관계자는 "'레드카펫' 제작진이 방송을 하루 앞두고 매우 분주한 상황이라 공식적인 확인이 어렵다. 양해 부탁드린다. 이번 주 방송 이후 정확한 답변을 드릴 수 있을 것 같다. 현재로서는 확인 중인 상태로 정해진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물론, 시청자들도 ‘레드카펫’의 종영을 예상하지 못한 건 아니다. 다만 벌써 3개월의 시한부가 벌써 다가왔냐는 의견이 나오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상황. 이에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유독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이유와 함께 3개월 시한부 프로그램으로 끝내기 아쉬운 이유를 살펴봤다.
# 이효리기에 가능한, 다채로운 게스트
‘더 시즌즈’의 네 시즌을 돌이켜보면, 아무래도 진행자 특색에 맞는 게스트들이 초대되기 마련이다. ‘박재범의 드라이브’에는 힙한 아티스트들이 주로 등장했고, ‘최정훈의 밤의 공원’에는 밴드 위주의 인디 가수, ‘악뮤의 오날오밤’에서는 K팝을 이끌고 있는 다양한 신의 가수들이 출연해 프로그램을 꾸몄다.
그렇다면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어떨까. 일단 경계가 없다. ‘레드카펫’ 1회 게스트는 ‘스우파2’ 우승 댄스 크루 베베, 국민MC 신동엽, 블랙핑크 제니, 배우 이정은, 이전 시즌 진행자 악뮤 이찬혁이 출연했다. 장르를 가리지 않는 게스트 섭외에 시작부터 화제성을 끌어올렸다.
설 특집 역시 그냥 넘기지 않았다. ‘로이킴x박재정’, ‘첸x박혜원’, ‘효린x랄랄’, ‘김호영x이지혜’, ‘이영현x박민혜x박기영’ 등 웃음과 노래 실력을 모두 갖춘 이들을 초대해 신명나는 명절 잔치를 이루기까지.
이 외에도 방송인 박명수, 배우 이정하, 김고은, 이이경이 출연해 뜻밖의 노래실력을 드러내기도 했으며, 가수 한영애, 김범수, 멜로망스 김민석, 엄정화 등이 출연해 자신들의 히트곡을 선보이며 프로그램의 조화를 이뤘다.
# 이하늬, 안보현 사이에서도 살아남은 이유? 이효리의 ‘입담’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금요일 밤 11시 30분 심야 음악 프로그램으로 시작했다가 지난달 2일부터 밤 10시로 시간대를 변경했다. ‘골든걸스’의 종영으로 빈 자리가 생기자 KBS는 ‘레드카펫’을 앞당겨 SBS, MBC 드라마와 경쟁을 시작한 것.
이는 완벽하게 맞아 떨어졌다. 1월 26일 0.8%까지 떨어졌던 시청률은 10시로 방송시간을 변경하자 1.7%로 급상승했다. 이후 꾸준히 1%대 시청률을 유지하고 있다. ‘겨우 1%’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심야 음악 방송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과 경쟁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SBS, MBC 금토드라마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겨우 1%’라는 말을 하기는 어렵다.
이효리가 이하늬를 내세운 ‘밤에 피는 꽃’과 안보현을 내세운 ‘재벌X형사’와 경쟁해 살아남을 수 있던 데에는 바로 그의 입담에 있다. 국민 MC 유재석, 신동엽에 지지않는 말발을 가진 그는 게스트에게도 거침이 없다.
갓 데뷔한 신인 라이즈의 등장과 함께 가수 윤상의 아들인 앤톤을 보며 이효리는 “그윽하게 날 쳐다보고 있는데 윤상 오빠가 쳐다보는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고, 이어 “앤톤만 아빠 얘기를 하니까 다른 멤버들이 서운할 거 같다. 아버님 성함 얘기 좀 해보자”고 입을 열었다.
이에 라이즈 멤버들은 당황스러워 하면서도 각자 자신의 아버지 이름을 호명해 웃음을 안겼다. 또한 원빈에게 “저는 원빈 씨의 공항사진 같은 걸 자주 찾아봤다. 저희 스타일리스트 팀이 하도 잘생긴 친구가 있다고 해서 '잘생겼으면 얼마나 잘생겼나' 하고 찾아봤는데 너무 잘생겨서 깜짝 놀랐다. 원빈이란 이름은 다 잘생겼냐”라고 말해 웃음을 안기기도.
이효리는 첫 솔로 발매 후 ‘레드카펫’에 출연한 차은우에게도 “외모 가지고 이러쿵저러쿵하고 싶진 않은데 너무 잘생겼다”며 “자꾸 보게된다. 자꾸만 얼굴로 눈이 간다. 미안하다”고 솔직한 마음을 전해 공감을 얻었다.
# 이효리라서 더 높은 ‘화제성’
1998년 그룹 핑클로 데뷔한 이효리는 ‘국민 요정’을 지나 ‘텐미닛’을 통해 한국을 대표하는 디바로 떠올랐다. 10대, 20대, 30대, 40대까지 전 국민에 톱스타로 각인되며 전성기를 누린 스타다.
원조 요정은 어딜가나 대세의 길을 걸었다. 제주도로 내려가서도 화제성은 식지않았고, 11년 만에 광고 복귀와 함께 찍은 광고만 해도 1년 만에 10개가 넘는다. 광고 모델 선정과 함게 브랜드 매출도 화끈하게 오르며 여전히 ‘이효리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이효리 효과’는 예능계에서도 드러났다. 이효리는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분석한 예능방송인 브랜드평판 2024년 2월 빅데이터에서 1위를 기록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 구창환 소장은 “예능방송인 2024년 2월 브랜드평판 1위를 기록한 이효리 브랜드는 링크분석을 보면 '진행하다, 꾸밈없다, 공개하다'가 높게 나왔고, 키워드 분석은 '레드카펫, 광고, 44세'가 높게 분석됐다. 이효리 브랜드에 대한 긍부정비율 분석은 긍정비율 85.81%로 분석됐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후 3월 빅데이터에서는 유재석에 이은 2위를 기록하며 여전히 상위권에 자리잡고 있다.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올타임 레전드’ 이효리이기에 ‘레드카펫’도 함께 빛나고 있다.
한편, KBS 2TV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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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