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 던질 때 신인 때 만큼 좋은 느낌이었다".
지난해 5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프로야구 신인왕 출신 소형준(KT)이 복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동료들이 마운드 위에서 자기 공을 힘껏 뿌리는 모습을 지켜보며 부러워했던 그는 하프 피칭을 소화하는 등 순조로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2차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소형준은 “별 문제 없이 진행된다면 6~7월 복귀가 가능하지 않을까. 동료들이 마운드에서 던지는 모습을 지켜보며 부러워했었는데 수술 후 처음으로 마운드에 올라 공 던질 때 신인 때 만큼 좋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물론 100% 전력투구는 아니지만 한동안 내려놓았던 공을 다시 잡고 마운드에 섰다는 자체 만으로도 행복한 요즘이다. 그는 “솔직히 불안감이 계속 드는 건 사실이다. 던지면서 계속 이겨나가고 있다. 보강 훈련을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전했다.
유신고를 졸업한 뒤 2020년 KT의 1차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소형준은 첫해 26경기에 나서 13승 6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신인왕에 등극했다. 이듬해 24경기에서 7승 7패 평균자책점 4.16에 그쳤지만 2022년 개인 한 시즌 최다승 타이 기록(13승)을 달성했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 여파로 3경기에 나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45에 그쳤다.
소형준이 건강한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KT는 천군만마를 얻게 될 듯. 신인왕을 수상하는 등 뚜렷한 성과를 남긴 그였지만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소형준은 “제가 복귀하더라도 잘 던지는 선수가 있으면 경쟁해야 한다. 그 자리를 제 자리로 만들 수 있도록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오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라운드 밖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느낌은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소형준은 “솔직히 정규 시즌은 거의 안 봤고 포스트시즌만 챙겨봤다. 선수가 아닌 팬의 마음으로 지켜봤다”고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무엇일까. 소형준은 “건강한 모습으로 마운드에 복귀해 팬들 앞에서 잘 던지고 싶다. 그거 말고 생각해 본 건 없다”고 대답했다. 또 “1군 복귀전을 치르게 된다면 데뷔 첫 등판의 느낌과 비슷할 것 같다”면서 “당시 코로나19 여파로 무관중 경기를 치렀는데 포수 미트만 보고 던졌다”고 옛 기억을 떠올렸다.
한편 이강철 감독은 “소형준이 (6~7월에) 돌아오더라도 관리를 해줘야 할 것 같다. 처음에는 10일에 한 번씩 등판하게 될 것이다. 시즌 막바지에 5일 턴을 돌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이어 “5선발을 맡은 선수들이 경기당 3~4이닝만 막아줘도 된다. 5선발에 안정적인 카드가 생기기 전까지 이렇게 운영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