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펜딩 챔피언 LG 트윈스가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했다. 10개 구단 중 가장 먼저 캠프를 종료, 한국으로 돌아왔다.
염경엽 감독이 마운드에서 중점적으로 지켜본 손주영(26)과 이상영(24)이 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여줬다.
염 감독은 “타자쪽에서는 기존 라인업이 한단계 더 강해질수 있는 기대감을 만드는 캠프가 되었고, 어린 선수 중에서는 김현종, 김성진, 구본혁 등이 한단계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수쪽에서 가장 신경을 썼던 부분은 손주영과 이상영이었는데 손주영과 이상영이 자기의 매커닉을 찾아가면서 전체적으로 기대감을 주는 시즌이 될 것 같다” 라고 말했다.
4일 귀국한 염 감독은 "손주영을 5선발로 기용한다"고 밝혔다. 장신의 좌완 투수인 손주영(191cm)은 선발에서, 이상영(193cm)은 불펜에서 각각 키플레이어다. 손주영은 지난해 팔꿈치 수술 재활로 3경기 등판에 그쳤다. 이상영은 지난해 중반 군대에서 제대, 선발 기회를 받았으나 실패했다.
손주영은 지난달 27일 NC와 연습경기에 선발로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1회 톱타자 박민우에게 중월 2루타를 허용했고, 권희동을 2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1사 3루가 됐다. 손아섭 타석에서 폭투로 실점을 했다. 이후 손아섭을 유격수 땅볼로 2아웃을 잡고서, 박건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김성욱을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끝냈다.
1회 실점을 했지만, 2~3회는 6타자 연속 범타로 끝냈다. 2회 서호철을 삼진, 도태훈을 1루수 땅볼, 김형준을 3루수 땅볼로 처리했다. 3회 김주원을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박민우는 좌익수 뜬공, 권희동은 다시 삼진을 잡으며 등판을 마쳤다.
손주영은 경기 후 "실전 첫 경기였는데 준비한 대로 나름 잘 보여준 경기였던 것 같다. 초반에 변화구 제구가 안 잡혔는데 이닝을 거듭하면서 제구가 잡히며 준비한대로 3이닝 잘 마무리했다. 남은 시간 좀 더 준비해서 시즌 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염 감독은 “(손)주영이에게 기대를 많이 했는데 첫 경기부터 공격적인 피칭을 하며 첫 게임이지만 마운드에서 여유를 보여줘서 올 시즌 기대가 된다”고 칭찬했다.
염 감독은 올 시즌 LG 선발 로테이션으로 외국인 투수 엔스, 켈리와 토종 선발 최원태, 임찬규까지 1~4선발로 확정했다. 캠프를 통해 5선발 자리는 손주영으로 낙점을 했다. 2년 만에 다시 찾은 5선발 자리다.
2017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2순위)로 입단한 손주영은 2022시즌 5선발로 시즌을 시작했다. 그러나 3경기 등판하고 4월말 팔꿈치 부상을 당했다.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을 했다.
지난해 9월에 1군에 올라와 3경기(8⅔이닝) 1승 평균자책점 5.19를 기록했다. 시즌 마지막 등판인 10월 10일 롯데전에서 5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승리를 따냈다.
올해 100% 완전한 몸 상태로 스프링캠프에 참가했고, 캠프에서부터 직구 구속이 잘 나왔다. 캠프에서 만난 손주영은 “지난해 구속이 평균 140km 초반에 그쳤다”며 “첫 불펜 피칭에서 140~142km까지 구속이 나왔다”고 했다.
손주영은 “커브와 스플리터를 계속 연습 중이다. 직구는 좋으니까 변화구(커브, 스플리터)를 좀더 가다듬어 결정구로 만들어야 한다”며 “(선발 로테이션으로 돌면서) 최고로 잘 된다면 10승, 두 자리 승수를 목표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영은 스프링캠프에서 3차례 등판해 3이닝 2피안타 1사구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염 감독은 “기대를 많이 하고 있는 (이)상영이도 점점 좋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상영은 지난달 25일 청백전에서 주전팀 상대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해민을 2루수 땅볼 아웃, 홍창기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으나, 김현수를 투수 땅볼 병살타로 처리했다. 좌타자 3명을 상대로 효과적인 투구를 했다.
27일 NC와 연습경기에는 1이닝 1사구 무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박한결을 2루수 뜬공, 천재환을 중견수 뜬공으로 아웃을 잡고서 최정원을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이어 2루 도루를 허용했으나, 김한별을 투수 땅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1일 NC와 연습경기에도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을 기록했다. 권희동을 중견수 뜬공, 김성욱을 유격수 땅볼로 2아웃을 잡고서 최정원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했다. 2사 1루에서 기민한 1루 견제구로 도루를 시도한 1루 주자를 협살로 몰아 태그 아웃시켰다
2019년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5순위)로 LG에 입단한 이상영은 지난해 6월 상무에서 제대했다. 2022년 상무에서 22경기 10승 3패 평균자책점 3.31을 기록하며 퓨처스리그 다승왕을 차지했다. 지난해도 제대하기 전까지 상무에서 9경기 8승 1패 평균자책점 2.63을 기록했다.
이상영은 제대 후 곧바로 선발 기회를 받았다. 지난해 6월 14일 삼성전에 선발 복귀전을 치렀는데 4이닝 4피안타 1볼넷 2사구 1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다음 등판(NC전)에서는 1⅓이닝 2피안타 4볼넷 1탈삼진 3실점(2자책)으로 부진했다.
직구 최고 구속이 140km 초반에 그쳤고, 제구도 불안했다. 염 감독은 이상영을 2군으로 내리고 투구폼 수정을 조언했다. 이상영은 9월과 10월 콜업됐고, 6경기(선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3.27으로 시즌을 마쳤다.
이상영은 투구폼을 바꿨고, 스리쿼터에서 오버핸드로 팔 각도를 높였다. 타점이 높아지면서 공에 스피드가 붙고, 힘이 실렸다. 이상영은 “(팔 높이가) 15cm 정도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1일 NC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 평균 144km를 기록했다.
이상영은 “작년에는 솔직히 기대를 많이 받았는데, 너무 못한 것 같아서 실망도 많이 했고 겨울에 열심히 준비한 만큼 올해는 1군에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각오를 보였다. 그는 “지금 제 위치에서 1군 엔트리만 들어갈 수 있으면 어느 보직이든 열심히 하고 싶다. 1군에서 야구하는 게 제일 큰 목표다”라고 말했다.
LG 불펜에선 마무리 고우석이 메이저리그로 진출했고, 좌완 필승조 함덕주는 팔꿈치 수술을 받아 6~7월 복귀할 전망이다. 필승조 정우영도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고 재활을 하고 있어 개막까지는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지 못할 수도 있다.
염 감독은 불펜에서 이상영을 비롯해 김대현, 윤호솔, 김유영 등이 지난해와 다른 모습으로 필승조로 올라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기존 정우영, 김진성, 박명근, 백승현, 유영찬과 함께 불펜진 숫자가 늘어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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