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난 지 일주일이 넘어서면서 의료 파업이 장기화로 번질 모양새다. 병원의 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연예계 역시 직격탄을 맞았다. 의사들의 모습을 다룬 드라마들이 끌올 되거나 ‘판타지’라는 소리를 듣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부터 ‘빅5’라고 불리는 병원의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사직서를 낸 뒤 파업이 이어지면서 의료 공백이 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집단 행동으로 번지는 양상이고, 일주일째로 접어들면서 의료 현장에서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이를 두고 의사들을 다룬 작품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주목 받는 작품은 조승우가 출연한 드라마 ‘라이프’다. 2018년 방송된 JTBC 드라마로, 우리 몸 속에서 일어나는 격렬한 항원항체 반응처럼, 지키려는 자와 바꾸려는 자의 신념이 병원 안 여러 군상 속에서 충돌하는 의학 드라마다.
화제가 되고 있는 부분은 구승효(조승우)가 지방의료 활성화를 위해 몇몇 필수과를 지방으로 옮기려 하자 의사들이 집단행동에 나서며 설전을 펼치는 내용이다. 구승효는 산부인과 과장에게 “강원도에서 아이 낳으면 중국보다 산모가 더 많이 죽는다는 기사, 사실이냐”고 했고, 산부인과 과장은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에 구승효는 “그동안 정말 아무렇지 않았냐. 서울 사람의 두 배가 넘는 엄마들이 수도권이 아니란 이유로 죽어가고 있는데”라고 지적했다.
특히 “사장님이라면 지방에 가겠냐”는 의사의 질문에는 “수도권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울의 2배가 넘는 엄마들이 죽어가고 있는데 의사면서 왜 안 가냐. 일반 회사였으면 지방으로 옮겨 살 집 구하고 있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우리가 일반 회사원과 같냐”는 반발에는 “그러면 뭐가 그렇게 다르냐”고 답했다.
이 부분은 권위 의식에 물든 의사들을 지적하는 사이다 장면으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상반기 방송을 앞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스핀오프 ‘언젠가는 슬기로울 전공의 생활’(이하 슬전생)도 직격탄을 맞았다.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크리에이터로 참여하는 ‘슬전생’은 상급종합병원 교수와 전공의들의 리얼한 병원 생활과 우정 이야기를 담는다. 산부인과 레지던트들의 생활을 다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고윤정, 신시아 등 배우들이 출연해 기대를 높였다.
하지만 전공의 파업이 진행되고, 정부와 협상은 묘연하고 장기화 될 조짐을 보이자 ‘전공의’가 주인공인 ‘슬전생’에 대한 반응도 좋지 않다. 일부 시청자들은 “진짜 판타지 그 자체. 현실은 이기주의”, “드라마 속이 너무 판타지로 더 이상 보기 힘들 듯”, “타이밍 진짜”라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슬전생’의 방송 시기는 오는 5월로, 전공의 파업 여파가 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하지만 전공의 파업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형성된 가운데 ‘슬전생’이 영향을 아예 받지 않을 순 없다는 의견도 많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