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
정몽규(62) 회장을 비롯한 KFA 임원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 진행했다. 회의를 마친 정 회장은 오후 2시 40분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섰다.
KFA의 안내에 따르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김정배 상근부회장, 최영일 부회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이임생 기술발전위원장, 이윤남 윤리위원장, 김태영 사회공헌위원장, 황보관 기술본부장, 김진항 대회운영본부장, 전한진 경영본부장이 참석했다.
오후 1시 클린스만 감독이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접 작별 인사를 남긴 후 정몽규 회장은 2시 40분 "이번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한 모습으로 축구 팬을 비롯한 많은 분들께 실망드려 죄송하다. 축구 협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인다"라며 사과를 전했다.
이어 그는 "이 자리에서 대표팀 감독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해당 논의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끝에 대표팀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이번 아시안컵은 '예고된 참사'였다. 클린스만 감독의 무능함은 이미 여러 차례 외신 보도를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독일 대표팀 감독 당시를 회상한 전 국가대표 선수 필립 람은 클린스만 감독을 향해 자서전에서 "전술 훈련이 많지 않았다. 체력 훈련 위주로 했다"라고 폭로했다.
끝이 아니다. 클린스만이 미국 대표팀을 이끌던 당시 선수였던 카일 마르티노는 "훈련 시간은 서로 맞지 않았다. 선수들은 혼란스러워했으며 이건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폭로했다.
이어 그는 "주말 경기를 위해 팀을 전혀 준비시키지 않는다. 선수들은 경기 당일까지 자신이 어떤 포지션에 서는지도 전달받지 못했다. 내 말은, 그야말로 엉망이라는 뜻이다"라고 충격적인 사실을 이야기했다.
끝이 아니다. 헤르타 BSC 베를린을 이끌던 당시엔 부임 구단과 상의하지 않은 채 소셜 미디어(페이스북) 라이브 방송을 통해 사임을 공식 발표한 것. 책임감도 기대할 수 없는 감독이었다.
이는 클린스만 감독 부임 당시인 지난해 2월 이미 우려했던 부분이다. 그러나 정몽규 회장은 1년이 지나서야 이 사실을 깨달았다.
정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은 대표팀의 경쟁력을 이끌어내는 경기 운용, 선수 관리, 근무 태도 등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라며 클린스만의 능력 부족을 이야기했다.
그는 이어 "축구 대표팀은 단순한 스포츠를 넘어 국민들의 관심과 지지를 돌려주는, 한국을 대표하는 행위다. 앞으로도 그래야 한다"라며 "클린스만 감독은 감독으로서의 역할과 태도가 기대치, 정서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 개선되기 힘들다는 판단이 있어 사령탑 교체를 택했다. 축구팀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모두가 1년 전부터 알고 있던 감독의 무능력함을 아시안컵이 실패로 끝나고 선수단이 분열된 뒤에야 인정한 것이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