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르겐 클린스만(60) 감독이 대한민국 대표팀 자리에서 경질됐다. 후임 감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KFA 임원은 16일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대표팀 사안 관련 임원회의 진행했다. 회의를 마친 정 회장은 오후 2시 40분 직접 입장발표자로 나섰다.
정몽규 KFA 회장은 클린스마 감독의 경질을 발표하며 "차기 대표팀 감독에 관해서는 국적 등 상의된 바 없다. 전력강화위원회를 꾸린 뒤 조속히 알아보겠다"라고 밝혔다.
정몽규 KFA 회장은 결승행이 유력해 보이던 요르단과 4강전을 앞두고는 카타르 현지를 방문해 여러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적극적으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요르단전에서 패배해 탈락하자 모습을 감췄다.
'결정권자' 정몽규 회장은 클린스만 감독의 거취 문제에도 모습을 감추고 간접적으로만 의견을 밝혀왔다.
한국 축구는 사상 최대 위기에 처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 직후부터 '국내 상주 문제' 등 그의 근무 태도에 관한 의심, 불만이 쏟아졌고 성장하지 않는 경기력도 도마에 오르내렸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9월 웨일스와 치른 평가전에서 팀이 5경기 연속 승리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 팀 에이스인 아론 램지에게 유니폼을 요구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기행은 계속됐다. 국내 리그인 K리그 무대를 등한시한 채 유럽 경기장을 누볐다. 미국 자택서 'ESPN' 등 외신과 인터뷰를 즐기며 대표팀 업무를 중요시하지 않는 모습을 그대로 드러냈다. 아시안컵 탈락 후 귀국 직후엔 미소를 띠우며 분노한 국민의 감정을 무시하는 태도까지 보였다.
전술도 없고 선수 능력 파악도 못 하는 감독이었지만, 그간 스타 플레이어들이 즐비한 대표팀의 분위기를 좋게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는 있었다. 선수들도 여러 차례 직접 "대표팀 분위기가 너무 좋다"라고 밝혀왔다.
이마저도 이번 아시안컵을 통해 실망스러운 실체를 드러냈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이강인이 4강 전날 식사 시간 충돌한 것. 해당 사건으로 인해 손흥민은 손가락 탈구 부상을 입었다.
KFA는 "손흥민이 탁구를 치러 자리를 일찍 뜨는 젊은 선수들에게 불만을 표현했고, 이에 젊은 선수들이 반발, 다툼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손흥민이 손가락을 다쳤다"이라며 해당 사건을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의 부임과 함께 한국은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고 선수단 기강은 무너질 대로 무너졌다. '황금세대'라고 불리던 선수들은 아시안컵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
15일, 황보관 본부장의 말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손흥민과 이강인의 불화를 경기력이 좋지 못했던 이유로 밝혔다. 클린스만은 자신의 전술 문제는 끝까지 인정하지 않았다.
한편 클린스만 감독은 공식 발표에 앞선 오후 1시, 자신의 개인 소셜 미디어를 통해 "모든 선수들과 코칭스태프, 모든 한국 팬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아시안컵 준결승에 진출하며 여러분이 보내준 성원에 감사드리며 지난 12개월 동안 13경기 연속 무패의 놀라운 여정을 함께해 감사하다"라는 작별 인사를 남겼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