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배우 나문희와 김영옥, 박근형이 주연을 맡은 영화 ‘소풍’이 올해 설 연휴 관객들을 만나 순항 중이다. 10대부터 60대 관객들의 공감을 사며 남은 인생에 대해 생각해볼 거리를 남긴 덕분이다. 설 연휴에 개봉한 국내 영화들 가운데 유일하게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소풍’(감독 김용균, 제작 ㈜로케트필름, 공동제작 ㈜콘텐츠파크엔터테인먼트・청년필름㈜・㈜에스크로드, 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롯데엔터테인먼트・㈜에스크로드・(주)로케트필름)은 절친이자 사돈 지간인 두 친구가 60년 만에 함께 고향 남해로 여행을 떠나며 16살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 나문희는 은심 역을, 김영옥은 금순 역을, 박근형은 태호 역을 맡아 절친으로 분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7일 개봉했으며 어제(2월14일)까지 누적 관객수 19만 7391명(영진위 제공・이하 동일)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으로 책정된 25만 관객을 돌파하고 흥행세로 접어들 전망이다.
그러나 같은 날 개봉한 한국영화 ‘도그데이즈’(감독 김덕민)와 ‘데드맨’(감독 하준원)은 각각 누적 관객수 28만 8485명, 21만 4258명을 모았다. 각 영화의 손익분기점인 200만, 180만을 밑도는 수치라서 흥행은 불투명하다.
‘소풍’의 흥행 성공 비결은 제작비가 적게 들어간 소규모 영화임에도, 가족들이 같이 보기에 적절한 드라마였다는 점이다. 두 영화에 비해 손익분기점이 높지 않아서 비교적 적은 관객수에도 흥행이 점쳐진다.
무엇보다 대사 한 문장, 많은 감정이 내재된 눈빛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린 나문희, 김영옥, 박근형의 깊이 있는 연기가 관객들을 모은 비결이다.
생의 끝자락에 선 세 노인들이 함께 있는 모습은 우리네 인생사다. 여기에 존엄사 문제를 다뤄 인생을 단순히 소풍으로만 미화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현실성을 띤다. 투박하게 그려진 장면도 있으나 이는 세 배우의 차진 연기가 메웠다. 따뜻한 가족 드라마로 시작해, 인생에 대한 성찰로 이끈다. 나문희와 김영옥의 은근하게 끈끈한 친구 연기를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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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포스터, 영화 스틸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