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도 울었다...'역사저널 그날' 설특집 종영, KBS 1TV도 '폐지' 칼바람 [Oh!쎈 이슈]
OSEN 연휘선 기자
발행 2024.02.12 11: 37

KBS 폐지의 칼바람을 1TV도 피하지 못했다. '홍김동전', '옥탑방 문제아들'에 이어 이번엔 '역사저널 그날'이 갑작스럽게 문을 닫았다. 
지난 11일 방송된 KBS 1TV '역사저널 그날' 455회 말미에는 종영에 대한 알림이 있었다. 이날 방송을 끝으로 '역사저널 그날'이 잠시 휴식기를 갖고 새롭게 단장해 돌아오겠다는 내용이었다. 설연휴 기간을 맞아 이날 방송은 성씨의 유래와 다양한 본관에 대한 특집으로 구성됐던 터. 한복을 입고 가족적인 명절 분위기를 내던 출연진은 엔딩에 이르러 숙연한 분위기 속에 울컥했다. 
제작진은 마무리를 위해 '역사저널 그날'의 역사를 되짚었다. 지난 2013년 10월 26일 첫 방송을 시작한 '역사저널 그날'에서 PD 55명, 작가 56명 FD 10명, 75명의 패널들이 거쳐갔다고 알린 것. 마지막 녹화 전 분장실의 분위기는 평소와 같이 화기애애하기 위해 애쓰는 출연진과 제작진의 분위기가 역력했다. 역사 강사 최태성이 "이렇게 분장을 받은지 10년이 흘렀다. 새로운 버전의 '역사저널 그날'을 기대한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뒤이어 스튜디오에서 출연진은 마지막 소감을 나눴다. 패널로 함께 한 배우 이시원은 "역사를 뜨겁게 사랑할 기회를 주셔서 행복했다"라고 말했다. 또한 허준은 "사명감 같은 게 생겼다"라며 마지막 주제였던 본관과 성씨에 대해 언급하며 "'역사저널' 출신의, '역사저널' 본관을 가진 사람으로 열심히 사명감을 갖고 살아가겠다"라고 재치있게 말해 박수를 받았다. 
연구진으로 함께 한 이익주 교수는 '역사저널 그날'에 대해 "여러 역사 프로그램 가운데 역사 왜곡을 가장 안 하려고 노력하는, 역사 왜곡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가진 프로그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연구자로 애정을 갖고 함께 해 왔다. 끝이 있으면 다시 시작하는 게 있기 마련이다. 잠시 쉬고 더 좋은 모습으로 다시 시작되길 바라겠다"라고 응원했다. 
MC인 최원정 아나운서는 "언젠가 오겠지 했는데 끝인사를 하는 날이 오늘"이라며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그러나 그는 "2013년부터 10여 년 마주한 455번의 메시지, 그리고 역사의 무게"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결국 눈물을 보였다. 감정을 추스른 그는 "그 무게, 잊지 않고 가슴에 새기면서 조만간 더욱 성숙한 모습으로 다시 여러분 앞에 서겠다"라고 말하며 출연진과 함께 박수쳤다.
'역사저널 그날'은 우리 역사의 커다란 물줄기가 바뀐 결정적인 하루 '그날'을 주제로 삼아 이야기로 풀어내는 인포에인먼트 프로그램이다. 10년 넘게 KBS 1TV 간판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지난 방송까지만 하더라도 설특집을 맞아 본관, 성씨에 대한 소개가 있었을 뿐 '종영'에 대한 어떠한 예고도 없던 상황. 갑작스러운 종영 소식이 보는이들에게 당혹감을 넘어 황당함을 안겼다. 
표면상 '역사저널 그날'의 종영은 '시즌 종영'을 표방하고 있긴 하다. 455회 말미에서도 출연진이 거듭 "새롭게 돌아올 것"을 언급했고, 제작진의 자막으로도 '귀환'이 암시됐다. 실제 '역사저널 그날'이 지난 2016년 12월 시즌 종영했다 이듬해 6월 새 시즌을 시작한 바 있고, 이후에도 한 차례 시즌 종영 후 2018년 9월 시즌3를 시작해 이어져 왔다. 
그러나 최근 KBS 내부의 분위기를 고려하면 '역사저널 그날'의 이번 종영이 '시즌 종영'으로 귀환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이 지난달 연달아 폐지됐기 때문. 여기에 KBS의 주요 재원인 수신료를 두고 폐지, 정상화 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역사저널 그날' 또한 재정압박의 칼날을 피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 늘고 있다. 
이와 관련 KBS 측은 별도의 공식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다. 당장 '역사저널 그날'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시즌 종영이나 폐지는 커녕 '종영'에 대한 어떠한 안내도 없는 실정이다. 첫 시즌 종영 당시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를 안내했던 것과는 다른 행보다. 결국 KBS 내부 사정의 흉흉한 칼바람을 '역사저널 그날'까지 맞게된 것일까. KBS가 내건 '수신료의 가치' 실현이 점점 더 요원해지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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