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대 변경이라는 초강수를 둔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나 혼자 산다’, ‘밤에 피는 꽃’ 등을 상대로 선전했다.
1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9일 방송된 KBS2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저국 기준 시청률 1.7%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일 방송된 5화가 기록한 시청률 1.7%와 같은 기록이다. 1회가 기록한 최고 시청률 1.9%보다는 0.2%p 낮지만, 4회에서 자체 최저 시청률 0.8%를 기록한 뒤 두 배 가까운 시청률을 2주 연속 보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2월의 시작과 함께 시간대를 변경해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당초 금요일 오후 11시 30분에 방송되던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골든걸스’ 종영 후인 지난 2일부터 오후 10시로 시간대를 옮겼다.
시간대 변경은 초강수였다. 오후 10시는 각 방송사의 주력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이 포진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시간대를 옮기기 전에는 ‘나 혼자 산다’와 맞붙었던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편성을 앞당기면서 ‘밤에 피는 꽃’, ‘재벌X형사’ 등 드라마와 대결을 펼치게 됐다.
‘밤에 피는 꽃’은 최고 시청률 13.1%(7회)를 기록하는 등 2024년 들어 방송된 드라마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이하늬의 열연과 코믹 액션 사극이라는 장르가 시청자들에게 웃음과 감동,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하고 있다.
‘재벌X형사’의 시청률 상승세도 만만치 않았다. 5.7%로 시작해 6.9%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찍은 뒤 6%대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기록하며 전작 ‘마이 데몬’의 부진을 완전히 씻어냈다. 재벌이 형사가 되어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사건을 해결하고 빌런을 응징한다는 내용이 SBS 사이다 유니버스를 이어가고 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드라마들 사이에서도 1.7%라는 시청률을 2주 연속 기록해냈다. 각 방송사의 주력 드라마 사이에서 이효리의 저력이 드러났다는 의미다. 블랙핑크 제니 등 톱스타를 게스트로 앞세워 자체 최고 시청률을 기록했던 1회처럼이 아닌, ‘이효리의 레드카펫’ 만의 색깔을 살린 게스트 초대로 2주 연속 자체 최고 시청률과 가까운 성적을 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이효리의 레드카펫’은 최근 위기였다. 시청률이 0%대로 떨어지기도 했고, ‘이효리의 레드카펫’ 후속으로 또 다른 토크쇼가 준비 중이라고 알려지면서 이효리의 장기집권은 물 건너 가는 듯 했다. 하지만 2주 연속 유의미한 기록을 내면서 이효리가 KBS 심야 음악프로그램 장기 집권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물론 아직 안심하기엔 이르지만, 시간대 변경은 ‘무리수’가 아닌 ‘신의 한 수’로 지금까지는 작용 중이다. ‘이효리의 레드카펫’이 드라마들과 대결에서 앞으로 어떤 성적을 내고 그 효과로 이효리의 장기 집권이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