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약금 '100억 원'의 사나이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여전히 여유롭다. '청사진'을 이미 공개했기 때문이다.
2023 아시안컵을 마무리 하고 한국에 방문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자신의 경질 가능성에 대해 일축했다.
대한민국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에 0-2로 패했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클린스만호는 64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실패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지난해 3월 부임부터 목표는 아시아 정상이라고 큰소리쳐왔지만, 꿈을 이루는 데 실패했다.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은 평소대로 미소를 띤 채 게이트를 통과했다.
한국 축구, 아니, 아시아 축구 역사에 남을 만한 졸전이었다. 경고 누적으로 김민재가 빠졌다고 하지만, 한국의 수비와 경기력은 처참했다.
인천공항을 통해 다시 한국 땅을 밟은 클린스만 감독은 평소처럼 은은한 미소를 띤 채 게이트를 통과했다.
클린스만 감독에게 처음 주어진 질문은 '사임 할 생각이 있느냐'였다. 이에 그는 "좋은 질문(Nice question)"이라며 "이 팀을 이끌게 돼서, 또 이끌고 있어 상당히 행복하다. 여러분만큼 나도 우승을 하고 싶었다"라고 입을 열었다.
또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에서 패배하며 원하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요르단을 만나기 전까진 결과를 가져오고 좋은 경기 결과로 보답을 드렸는데 준결승에서 요르단을 만났을 땐 요르단이 훨씬 더 좋은 팀이었다. 요르단이 결승에 오를 자격이 충분한 팀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3인칭 관찰자 시점의 발언이다. 어쨌든 클린스만 감독은 물러설 생각이 없었다.
"앞서 13경기 동안, 요르단과 경기 전까지 내가 1년 동안 대표팀을 이끌면서 치른 13경기에서 무패라는 결과들도 있었다.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다. 좋았던 점들도 있었고 긍정적인 부분들도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생각하면서 앞으로 다가올 월드컵 예선을 준비하는 게 상당히 중요하다"라며 긍정적인 대회 결과라고 주장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일단 다음 주 출국 할 예정"이라며 "나의 일하는 방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들의 생각, 여러분들의 비판은 존중을 하지만 내가 일하는 방식, 제가 생각하는 국가대표팀 감독의 그런 업무 방식에는 변화가 없을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라고 말했다. 팬, 미디어의 불만이 크든 말든 '재택근무'를 계속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더욱 아쉬운 점은 전문가 집단이 아닌 대화를 바탕으로 자신에게 문제가 없다고 평가한 것.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님과는 현지에서 두 번의 만남을 가졌다. 커피를 마시면서 특히 대회에 대해서 많은 얘기를 나눴다. 대회를 치르면서 봤던 긍정적인 얘기들도 많이 했다. 크게 봐서는 대회지만 저희가 한 경기씩 분석을 시작을 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얘기도 많이 나눴다. 실점과 같은 안 좋았던 부분들은 분명히 저희가 보완을 해야 되는 부분이기 때문에 얘기를 많이 나눴다"고 설명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정몽규 회장에게 앞으로의 청사진도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어떻게 저희가 준비를 해야 할지 그리고 당장 지금 코앞에 다가온 태국과의 2연전을 어떻게 준비할지에 대한 얘기도 나눴다"고 전했다.
정몽규 회장이 KFA를 오랜 시간 이끌고 있지만 선수 출신 혹은 전술적 또는 전문적인 축구를 배운 전문가가 아니라는 점이다. 아쉬움에 대해서는 통감하고 소통할 수 있지만 단순한 티타임으로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려는 모습이 분명 볼썽 사납다.
'미소천사'지만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 축구의 최상위 팀을 이끌고 있는 지도자다. 최근 언론에 자주 언급되고 있는 위약금 '100억 원'의 존재다. 그렇다면 스스로 돌아볼 기회가 중요하다. 4강 진출이라는 명분 혹은 전 감독에 비해 좋은 성적이라는 변명은 통할 수 없다. 이번 대회에 보여준 모습은 전혀 그 상황과는 맞지 않다.
책임감을 갖고 임해야 한다. 사퇴를 하거나 혹은 그렇지 않더라도 문제는 태도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