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투수 조상우가 3년 만에 다시 KBO리그로 복귀한다. 군 복무를 마친 조상우는 키움 불펜에서 중심을 잡아줄 것으로 기대된다.
키움은 지난해까지 투타 핵심이었던 안우진(군 복무)과 이정후(메이저리그 진출)가 떠났지만, 그나마 복귀 전력이 있다. 150km 중반대의 파이어볼러 조상우다.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 필즈 앳 토킹스틱에서 진행되고 있는 키움의 스프링캠프. 조상우는 몰라보게 날씬한 몸으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1월말 인천국제공항에서 미국 캠프로 출국할 때 슬림해진 조상우의 몸은 화제였다. 조상우는 “군 복무를 하면서 꾸준히 체중을 줄였다.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15kg 가까이 감량했다고. 그는 2021시즌을 마치고 2022년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시작해 지난해 12월 24일 마쳤다.
조상우는 “미국 캠프는 오랜만이다. 6년 전에 오고 처음이다. 캠프 훈련이 재미있다’’며 “캐치볼, 하프 피칭, 러닝으로 서서히 몸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했다. 불펜 피칭도 들어갔다.
2년 공백을 딛고 복귀하는 그는 “군 복무 첫 해는 별 생각없이 운동만 하며 시간을 보냈고, 지난해는 야구에 대한 생각 많아졌고, 야구가 하고 싶어졌다”며 “첫 해는 야구공을 아예 안 만졌고, 지난해 군 복무 기간에 틈틈이 캐치볼을 하며 몸을 만들었고, 전역하고 나서 피칭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고우석(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미국으로 진출하면서, 155km가 넘는 파이어볼러 마무리 투수는 조상우가 될 것이다. 조상우는 군대 가기 전에 최고 구속은 150km 중후반까지 던졌다.
조상우는 “아직 구속은 재보지 않고, 전력으로 던지지 않아서 어느 정도 나올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몸 상태가 좋아지면, (군대 가기 전에) 좋았을 때 만큼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사실 구속이 많이 나오면 좋지만, 구속만 빠르다고 타자를 잡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타자와 어떻게 싸워야 될지 좀 더 고민해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2022년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키움은 지난해 최하위로 밀려났다. 이제 안우진, 이정후도 없다. 조상우는 최약체라는 평가에 대해 “그렇게 볼 수는 있다. 주축이었던 선수들이 떠났으니까. 지금 남아 있는 선수들도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 작년보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려고 다들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조상우의 복귀가 플러스 요인이 된다. 그는 “중간이나 마무리 보직이 경기의 전반적인 것을 끌고갈 수는 없으니까. 마지막에 결말을 주는 자리라서. (경기 중에는) 불펜에 항상 있으니까, 불펜에 있는 선수들이 좀 더 잘할 수 있게끔 이야기를 많이 하려고 하고, 라커룸에서는 선수들과 즐겁게 시즌을 보낼 수 있게 하려 한다”고 말했다.
조상우는 이제 팀에서 고참이 됐다. 그는 “후배들이 많아졌고, 내 위로 5명 정도 밖에 없더라”고 했다. 라커룸 리더 역할까지 신경 쓰는 걸까. 조상우는 “리더 그런 것보다 그냥 친하게 즐겁게 할 수 있게 하려고 한다. 나도 어렸을 때 선배들이 좋은 분위기로 야구할 수 있게 해 주셨으니까, 이제 후배들이 야구를 좀 즐겁게 할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마무리였던 임창민이 삼성으로 FA 이적하면서 조상우가 마무리 보직을 맡을 가능성이 많다. 조상우는 “중간이든 마무리든 항상 해왔던 보직이라 비슷할 거 같다. 몸만 잘 만들어 놓으면, 보직은 감독님이 정해주시면 경기에 나가서 잘 던질 수 있도록 준비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수치적인 목표는 데뷔해서 한 번도 세워본 적 없다. 안 다치고 풀타임 시즌을 던지고 싶다. 안 아프고 시즌을 치르면 결과는 내가 한 만큼 나온다. 몸관리 잘해서 부상없이 보내는 것이 목표다”라고 말했다.
키움 팬들에게 인사를 부탁하자, 조상우는 “기다려주셔서 응원해주셔서 감사드린다. 열심히 준비 잘하고, 야구장 오면 좋은 모습으로 보여드리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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