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스만호가 실전 같은 연습으로 요르단과 준결승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오는 7일 0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아흐메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전에서 요르단과 맞붙는다.
약 2주 만의 리턴 매치다. 한국과 요르단은 이미 조별리그에서 만난 적 있다. 첫 대결에서는 치열한 접전 끝에 2-2로 비기며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당시 한국은 전반 9분 만에 손흥민의 페널티킥 골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박용우의 자책골에 이어 전반 종료 직전 역전골까지 허용했다. 다행히 후반 추가시간 황인범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연결되면서 겨우 패배를 면했다.
설욕을 다짐하는 클린스만호는 4일 카타르 도하 알에글라 트레이닝 센터에서 훈련을 진행했다. 16강 사우디라아비아전과 8강 호주전 두 경기 모두 120분 혈투를 치른 만큼 이번에도 회복 훈련이 주를 이뤘다.
'연습 파트너' 김준홍을 포함한 대표팀 선수단 26인 모두 훈련을 소화했다. 이들은 약 1분 정도 클린스만 감독의 이야기를 들은 뒤 천천히 운동장을 한 바퀴 돌았다. 그리고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푼 뒤 론도(공 돌리기)를 진행했다.
여느 때처럼 태극 전사들은 세 그룹으로 나뉘었다. 맨 왼쪽에는 '96 라인' 김민재, 황인범, 황희찬을 중심으로 조규성, 정우영, 정승현, 박진섭, 이순민 8명이 뭉쳤고, 중앙에선 주장 손흥민과 이재성, 김영권, 김태환, 김진수, 문선민, 이기제, 박용우 같은 베테랑이 한 조를 이뤘다. '막내 라인' 이강인과 오현규, 김지수, 김주성, 설영우, 홍현석, 양현준은 가장 오른쪽에 자리를 잡았다.
선수들은 큰 소리로 숫자를 세며 패스를 주고받았다. 실수가 나오기라도 하면 곧바로 타박이 쏟아졌다. 특히 손흥민은 동갑내기 김진수를 향해 "오른발은 쓰지 말라니까"라며 핀잔을 줬고, 김영권이 공을 놓치자 "영권이 형!"이라고 외치기도 했다. 문선민이 헤더 실수를 저지르자 "머리 깎고 오랬지"라는 농담도 나왔다
판정 시비(?)까지 일었다. 김민재는 공을 놓친 범인으로 지목받자 몇 차례나 "VAR(비디오 판독) 돌려!"라고 항의해 취재진을 웃게 만들었다. 하지만 당연하게도 비디오 판독은 따로 없었고, 공정한 가위바위보로 술래를 정했다.
태극 전사들이 이렇게 승부욕을 불태우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에 따르면 선수들은 론도를 할 때면 대부분 커피를 걸고 내기를 펼치곤 한다. 이미 한두 번이 아니었다. 막내 그룹에서는 "4관왕 가자"라는 외침이 들려오기도 했다.
클린스만호는 론도와 패싱 훈련을 마친 뒤 정상 훈련 그룹과 회복 훈련 그룹으로 나뉘었다. KFA 관계자는 "설영우, 김영권, 김민재, 김태환, 박용우, 황인범, 황희찬, 이강인, 손흥민, 조규성, 조현우, 이재성 12인은 감독님과 따로 회복에 집중한다. 나머지 14명은 숏 스프린트 훈련을 받는다. 그런 뒤 다 같이 슈팅 게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몽규 KFA 회장도 이날 훈련장을 찾았다. 그는 지난 호주와 8강전을 앞두고 카타르에 입국해 경기를 지켜봤다. 정몽규 회장은 KFA 직원들과 인사를 나눈 뒤 훈련장 한쪽 구석에서 선수들을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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