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국민 엄빠, 김미경·전배수의 시대가 왔다 [Oh!쎈 레터]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4.01.24 20: 42

김혜자, 나문희, 고두심, 김해숙. 그리고 송재호, 장용, 천호진, 성동일. 한국의 대표적인 국민 엄마, 아빠들이다. 그러나 최근 드라마를 본 사람에게 ‘국민 엄마, 아빠’하면 떠오르는 배우는 조금 다르다.
먼저 배우 김미경은 대표적인 ‘2020년대 국민엄마’다. 김미경 배우는 ‘상속자들’에서 박신혜(차은상 역)의 모친으로 등장해 ‘은상이 엄마’를 비롯해 ‘또 오해영’ 해영이 엄마, ‘고백부부’ 진주 엄마, ‘82년생 김지영’ 지영이 엄마, ‘하이바이마마’ 유리 엄마에 이어 지난 21일 종영한 ‘웰컴투 삼달리’에서는 진달, 삼달, 해달의 엄마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다.
‘웰컴투 삼달리’에서는 친구를 죽게했다는 죄책감으로 그동안 감추고 있던 한을 딸을 위해 풀어내는 고미자 역을 맡았다. 고미자의 경우 물질을 하다가 어릴 적부터 친하게 지내던 짝궁 부미자(정유미 분)를 잃었고, 이로 인해 부미자의 남편 상태(유오성 분)에게 사랑하는 아내를 앗아간 죄인으로 평생을 살았다.

이로 인해 자식들에게도 죄인이 된 고미자는 결국, 딸을 위해 상태에게 그동안 품은 원망을 내뱉었다. 격노해 쫓아온 조상태에 고미자는  “너만 아프고 너만 부미자 보냈시냐. 나도 너만치 아프고 너만치 나도 보고싶다게. 나도 친구 잃었다게”라며 대성통곡하기도.
이러한 김미경의 연기는 ‘웰컴투 삼달리’의 몰입도를 더 살렸다. 왜 사랑하는 사이였던 용필과 삼달이 끝내 헤어질 수밖에 없었는지, 왜 미자는 상태를 넘어 자식에게도 죄인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 연기로 납득시켰다.
그런가 하면, 김미경과 함께 ‘2020년대 국민 아빠’하면 ‘우영우 아빠’ 전배수가 떠오르고 있다. 전배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천재 변호사 우영우(박은빈 분)의 아빠 우광호 역을 맡았다. 우광호는 전도유망했던 서울대 법대생이었지만, 딸을 양육하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고 미혼부로 김밥집을 운영하는 인물.
전배수는 평생 딸을 위해 살아왔지만, 정작 결정적일 때 도움을 주지 못하는 아버지의 절절한 부성애를 표현하며 극을 더욱 풍부하게 했다. 특히 우영우의 친모인 태수미(진경 분)와의 과거사가 알려지면서 우광호가 우영우를 위해 어떤 일을 했는지가 드러나면서 극의 무게감을 더하기도.
다만 전배수는 ‘우영우 아빠’라는 수식어와 함께 국민 아빠로 떠올랐음에도 아빠 역할에는 회의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수식어가) 나쁘진 않은데, 사실 회사에 작품 의뢰가 올 때마다 구시렁대긴 했다. '아빠 좀 그만하면 안 되냐'고 말한 적도 있다”고 말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전배수는 “아빠 역할은 그만하고 싶었다. '우영우' 대본 들여다보기 전에도 '또 (아빠 역할) 해야 되나' 생각했는데, 대본 보고 생각이 달라졌다. 대본 봤을 때 지금까지 해왔던 아빠가 아니었다. 그전에는 극 중 딸에게 묻어가는 아빠였다면, 우영우 아빠는 오롯이 아빠 역할 그대로 해야만 하는, 상당히 비중 있는 아빠였다. 그래서 너무 매력적이었고 해보고 싶었다”고 ‘우영우’가 다른 작품과 달랐다는 점을 언급했다.
이처럼 드라마판에 새로운 국민 엄마, 아빠가 떠오르는 가운데, 이들이 다음 작품에서는 또 어떤 연기를 보여줄지, 또 어떤 배우를 딸, 아들로 삼아 명품 연기를 보여줄 지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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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MI, SLL,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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