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net ’노래방 VS’ 제작진 “착한 예능, 예상 NO…차세대 ‘슈스케’ 되길” (종합)[인터뷰]
OSEN 유수연 기자
발행 2024.01.08 09: 18

초대형 노래방 서바이벌 ‘VS(브이에스)’(이하 '노래방VS')의 제작진이 프로그램 비하인드와 여러 이야기를 전했다.
최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CJ ENM 센터에서는 OSEN과 Mnet '노래방 VS'의 최효진 CP, 정우영 PD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달 22일 10부작으로 화려한 여정의 막을 내린 ‘노래방 VS’는 평범한 노래방 보컬들의 치열한 쇼다운(Showdown)을 담은 서바이벌 프로그램으로, 기리보이, 소유, 영케이, 장우영, 로이킴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쟁쟁한 프로듀서 라인업이 등장, 직접 참가자를 선발해 팀을 이뤄 경쟁하는 신선한 진행으로 시선을 끌었다.

인터뷰를 통해 정우영 PD는 종영 소감에 대해 “전국민의 ‘싱어롱타임을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시작했는데, 프로그램을 통해 나온 노래들이 노래방 순위에 없었는데, 진입한 노래가 꽤 생겨난 걸로 알고 있다. 그런 걸로 따졌을 때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거 같아서, 보람을 느낀다. 다양한 음악을 보여줄 수 있어서 만족했다”라고 전했다.
최효진 CP는 “신규 프로그램이었는데, 참가자도 프로듀서도 흔쾌히 콘셉트에 동의해 주고, 출연을 쉽게 결정을 해주셨다. 게다가 프로듀서분들도 워낙 애정을 쏟아주셔서 그게 끝나고 나니 감사했다. 다들 너무 좋은 사람들이었다. 단순히 프로그램 하나를 끝낸 기분이 아니라, 너무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고, 매력을 발견하게 된 시간이어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어째서 ‘노래방’이었어야만 했을까, 라는 질문에 정 PD는 “노래방이라는 장소 자체가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소지 않나.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은  회식을 가든, 누구나 가볼 수밖에 없는 공간이다. 프로그램에서 남자 참가자를 국한해서 만나긴 했지만, 누구나 (참여) 할 수 있는 거다. 단순히 노래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래방에서의 할 수 있는 내세울 수 있는 끼, 전략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프로에 참여할 수 있게끔 했다”라고 설명했다.
최 CP는 “사실 2023년 판 ‘슈스케’에 욕심이 있었기 때문에, 노래방이 갖는 친숙함, 보편성이 사람들로 하여금 ‘노래를 되게 잘해야 가 아니라, 노래를 잘하면 나갈 수 있겠다’라고 허들을 낮추고 싶었다”라면서 “사실 이미 노래 경연 프로그램이 많지 않나. 물론 참가자들의 실력도 중요하지만, 실력보다는 접근성이 훨씬 좋았으면 했다. 예전에 ‘슈스케’에 참여한 적도 있는데, 그때는 지역 예선을 돌지 않았나. 그때 보면 참가자들이 가족 단위로 많이 오신다. 오디션이자 이벤트인 거다. (그것처럼) ‘노래방VS’도 노래방이라는 곳이 가지고 있는 친밀성과 함께 노래 경연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라고 부연했다.
말 그대로 오디션, 경쟁 프로그램이었지만 착한 편집, 착한 전개가 ‘노래방VS’ 만이 가진 특색이자 장점이기도 했다. 특히 경연 초반에는 현장에 있는 참가자가 함께 ‘떼창’을 하는 등, 훈훈한 장면이 여러 연출됐다. 이와 관련해 “‘착한 예능’을 의도한 것인가”라고 묻자, 정 PD는 “그런 건 아니었다”라고 웃었다. 이어 “‘쇼미더머니’ 같은 촬영 현장은 분위기가 굉장히 딱딱하다. 그런데 첫날 예선을 녹화하다 보니, 참가자가 노래를 못해도 주변 반응이 웃는 게 아니라, 힘을 주고, 옆에서 노래를 같이 불러주더라. 제작진이 예상하지 못했던 분위기라 놀랐다. ‘생각은 못 했지만, 좋다’는 생각을 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최 CP 역시 “다양한 연령, 직업의 분들이 와주셔서 그런 건지, 콘셉트가 주는 친숙함 때문인지. 의도도 안 하고, 요청도 안 했는데, 익숙한 노래가 나오면 다 같이 떼창을 한다던가, 어린 참가자가 걸그룹 노래하면 같이 춤추고, 응원해 줬다. 이런 것들이 대기석에서도 느껴지다 보니 심사하는 느낌이 아니라, 같이 노래를 부르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사실 예선 때 잘 보시면 제 목소리가 들어가기도 했다. 그 정도로 재미있는 경험이었다”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1차 미션을 이틀 정도 찍었는데, 첫날 새벽에 분위기가 너무 감동적이었어서 메모장으로 기록하기도 했다. 서바이벌에서 어떻게 이런 분위기가 나오지? 싶었다. 이게 노래방이라는 소재가 가진 힘인 것 같고, 이게 시청자들에게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다 싶었다. 그래서 초반부 편집할때 그걸 가장 많이 신경썼다. ‘노래방VS’라서 가능한 분위기가 잘 보여줬으면 좋겠더라. 프로듀서 인터뷰나, 편집 역량으로 꼭 잘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수많은 음악 경연 프로그램의 범람 속, ‘노래방 VS’ 만의 차별점은 무엇이었을까. 최 CP는 “장르 다양성이 첫 번째다. 노래방에서는 어떤 노래든 허용이 되지 않나. 그만큼 프로그램 역시 누가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포맷이 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실 저는 프로듀서들이 이렇게까지 잘할 줄 , 열심히 할 줄 몰랐다. 이들의 노고가 방송에는 10분의 1밖에 나가질 못했다. 더 못 보여준 게 아쉬울 정도로 프로듀서들의 진정성이 한몫한 프로라고 생각한다”라며 “서로가 의지하는 부분도 컸고, 자기들끼리도 ‘이렇게 모이기 쉽지 않은데, 서로를 알게 된 것도 좋았다’고 했다. 서로가 선한 영향을 주고받는 것도 참 좋았는데,  이게 이 프로그램에서 더 못 보인 게 미안하고 아쉬울 정도였다. 그만큼 프로듀서분들이 일당 오백씩 한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정 PD는 “요즘 음악 프로그램이든,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든, 시청자 타깃 지향적이지 않나. 저희는 어쨌든 더 다양한,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참가자가 90년대 록 발라드를 부르는데, 이걸 미성의 목소리로,  예쁘장하게 생긴 친구가 부르게 된 다면, 아버지와 딸의 시청자가 같이 볼 수 있지 않을까 했다. 예전 ‘슈스케’나 같은 프로도 다 같이 즐길 수 있었지 않았나. 그런 걸 또 한 번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우승자에 대한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슈퍼스타 K' 우승자로 가요계 샛별처럼 등장해 '봄봄봄', '그때 헤어지면 돼', '헤어지자 말해요' 등 메가 히트곡으로 음원 강자로 자리매김한 로이킴과 박재정의 프로듀싱을 받은 우승자 박종민이 그 주인공이다. ‘박종민의 우승을 예상했나’라는 질문에 두 사람 모두 ‘특정 팀의 우승을 예상하지는 못했다’라고 답했다.
다만 정 PD는 “(박종민 참가자의) 목소리가 좋다는 생각은 했다. 미팅 때도 그렇고, 99대 1 미션 때도 그렇고, 참가자가 가진 목소리의 힘은 크다고 생각했는데, 로이킴이라는 프로듀서를 만나면서 그게 극대화된 케이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 CP는 “처음 팀 미션인 ‘싱어롱’을 했을 때까지만 해도, ‘우승팀 예측이 안되는 프로그램이다’, ‘팀의 전략이 주요하게 작용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다가 ‘잘 지내자, 우리’ 리허설 당시 ‘짙은’씨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데, 사실 아마추어 입장에서는 어려울 수도 있지 않나. 그런데 이걸 담담하게 잘하더라. 보면서 ‘이 친구 정도의 깡다구면, 게다가 로이정과의 케미면 우승이 가능하겠다’ 싶었다”고 떠올렸다.
프로듀서진에 대한 언급도 빠질 수 없었다. '노래방 VS'에서는 걸출한 참가자들은 물론, 89년생 동갑내기 임한별, 장우영부터 기리보이, 김민석, 로이킴, 박재정, 서은광, 소유, 영케이, 카더가든까지 90년대생으로 구성된 신흥 프로듀서진들의 성장세가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최종화까지 녹화 방송으로 진행되어야 할 정도로 총 10명의 프로듀서의 스케줄은 빡빡했지만, 섭외 단계부터 프로듀서진의 열정만은 대단했다.
최 CP는 프로듀서 섭외 과정에 관해 묻자, “그때 PD님과 둘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이렇게 섭외가 수월해도 되나?’했다. 그 정도였다. 프로그램 콘셉트를 알려드리고 제안했을 때, 고사하는 분들이 거의 없이, 한 번에 ‘OK’ 해주셨다”라며 “노래방이다 보니, 한 장르에 국한되기보다는 다양한 장르를 보여드리는 게 매력이라 생각해서, 일부러 다양한 아티스트분들을 섭외하고 싶었다. 그런데 프로그램 제목도 없을 때 섭외한 분도 있었고, 모두 콘셉트를 듣고 재미있어해 주시고, 흔쾌히 출연해 주셔서 그게 되게 감사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촬영 내내, 프로듀서분들이 모두 진심이었다. 사실 남의 팀 우리 팀 할 거 없이 다들 친했다. 그러다 보니 너나 할 것 없이 아끼고 응원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있어서 그게 감사했다. 또 프로듀서분들이 소중한 곡들을 많이 내주셨다. 사실 세미파이널 앨범을 처음 셋리스트를 받아서 듣고 있을 때, ‘이거 방송 음원인데, 명반이다’ 하는 느낌이 들었다. 다들 너무 아끼는 곡들을 쾌척해 주고, 디렉팅도 섬세하게 봐주셨다. 다들 진심이어서 좋았다”라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정 PD 역시 “처음 만났을 때 프로그램 콘셉트에 대해 말씀드리면 ‘재미있겠는데요?’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해주셨다. 덕분에 저희도 프로듀서분들을 만나 이야기하면서 컨셉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라면서 “정말 아쉬운 건, (프로듀서들의 진심을) 프로그램에 10분의 1밖에 못 보여드린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프로듀서들간의 탄탄한 케미가 돋보인 비하인드도 있었다. 최 CP는 “사실 방송에는 안 나왔지만, 서로 잘 모르는 사이였는데 끝에 가서는 다들 가까워졌다. 정말로 다들 내팀이고, 타팀이고, 모든 참가자를 다 같이 아꼈다. 경쟁 콘셉트로 편집하려고 해도, 서로 너무 가까워지다 보니 너무 좋아하고 너무 칭찬해 주더라”라고 웃었고, 정 PD는 “어쩌다 보니 프로듀서 구성도 비슷한 또래들로 구성이 됐다 보니, 더 친근해진 거 같더라. 나중에는 본인들끼리 노래방에 가서 ‘예약’, ‘취소’ 버튼을 누르는 영상을 찍어서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프로듀서들의 케미만큼, 최 CP와 정 PD의 ‘케미’ 이야기도 놓칠 수 없었다. 정 PD는 “같이 프로를 한 건 지난 2022년 ‘아티스탁 게임’에 이어 제가 CP로 함께 한 건 이번이 두 번째고, 그 이전에는 ‘굿걸’이라는 프로그램을 함께했었다”라면서 “다른 CP님들과 격 같은 것들이 덜하긴 하다. 조금 더 편하기도 하고. 나이는 제가 더 많긴 하지만, 편하게 대해주신다. 저를 ‘형’이라고 부른다”라고 웃으며 “추구하는 바가 서로 비슷한 게 있다. 둘 다 지금은 없는, 아무도 안 하는 걸 하고자 하는 방향성이 항상 있었다. 그리고 선배님은 생각을 크게 크게, 큰 그림을 많이 보는 성향이다. MBTI로 따지면 저는 ’S’ 성향이라, 선배님이 펼쳐 놓으신 걸 정리해서 현실적으로 만들어 가려 한다. 서로가 반대되는 성향이 합쳐져서 합의점을 잘 찾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CP는 “함께 이것저것 많이 했었기에, 너무 편하다. 대충 눈을 보면 뭐가 싫고 좋은지를 안다. 이렇게 호흡이 잘 맞는 부분이 너무 감사하다”라고 화답하며 “‘노래방VS’는 신규 프로그램 아닌가. 신규 프로그램은 항상 어떤 지점에 안착하는가가 정말 중요한 과제다. 프로그램 전략도 과정에서 계속 바꿔야 한다. 그래서 이번에도 계획했던 것에서 여러 번 뒤집어엎고, 참가자 라인업도 많이 수정하고, 편집 구성도 계속 바뀌는 복잡한 과정을 겪어야 했다. 특히 이 프로그램이 갖는 장르의 특수성 때문에 구조 잡기가 정말 어려웠다. 이 과정에서 눈만 봐도 이해가 쉬운 관계가 되는 건 더 어려운 일이다. 가끔은 CP로서 독단적으로 결정하고 이야기를 해야 할 때도 있었는데, 그럴 때 유연하게 잘 받아주시는 게 너무 감사했다. 게다가 메인 작가님과도 셋이 결이 또 달라서, 중간 지점에서 이상적인 합의점을 잘 찾아서 프로그램을 마칠 수 있었다”고 전했다.
끝으로 ‘노래방VS’를 향한 제작진의 애정과 시청자들을 향한 이야기를 남겼다. 최 CP는 “프로듀서분들이 심혈을 기울인 곡들이 너무 많아서 모든 클립이 소중하다. 신곡이든, 리메이크든, 하나하나가 소중하지 않은 무대가 없다”라면서 “그만큼 편집 또한 공을 들였기 때문에, 언제봐도 창피하지 않은 무대가 될 거라는 자부심이 있다. 제가 10년 전에 한 밴드 프로그램도 지금도 보면서 혼자 소름돋아하는데, 저희 프로에 나온 모든 클립도 10년 뒤에도 멋있고 스타일리쉬한 곡들이라 생각한다”라며 자부심을 드러냈다.
이어 “더불어 참가자 중 음악의 열정이 엄청난 친구들이 많아서, 정말 잘되었으면 좋겠다. 저희도 그런 마음이 크다 보니, 참가자분들의 연락처를 받아서 ‘진로 고민이 될 때 상담하라’는 말도 했다. 그만큼 어리고, 반짝거리고, 보여줄게 많은 친구들이 이제 첫걸음을 뗐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걸 보여주고, 더 멋있는 사람이 될 테니, 그들의 시작이 저희 프로그램, ‘노래방VS’ 였다는 걸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 PD는 “김민석 프로듀서가 권정열씨 노래를 들으면서 ‘권정열 씨는 목소리가 지문 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만큼 저희 참가자들은 각자 고유한 목소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자신만의 목소리를 가지고 음악 활동을 계속 할 거 같은데, 그 음악을 유심히 들어주시면, (나중에는) 그분들의 시작이 여기, ‘노래방 VS’라는 걸 보시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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