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준이 자신의 침소에 든 하승리에게 진심 어린 조언을 건넸다.
지난 6일 방송된 KBS 2TV 대하드라마 ‘고려 거란 전쟁’에서는 몽진을 떠난 현종(김동준 분)이 공주 절도사의 관아에서 절도사의 딸 원성(하승리 분)과 인연을 맺게 된 모습이 그려졌다.
거란군을 피해 남쪽으로 몽진 중인 현종은 백성과 같은 흔한 복장으로 바꿔 입고 적들의 눈을 피했다. 무사히 공주에 도착했고 절도사의 관아에서 휴식을 취했다. 그때 절도사의 딸인 원성이 옷을 지어주겠다는 이유로 현종의 침소에 들었고 현종에게 옷을 지어 바친다는 것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바치겠다는 뜻이라고 전했다.
이에 현종은 “필요 없으니 당장 물러가라. 신하의 예라니. 딸을 팔아 환심을 사려는 권력자들의 핑계일 뿐이다. 당장 절도사를 불러와라. 온 나라가 전란으로 신음하고 있다. 절도사란 자가 생각하는 게 고작 이런 것이냐. 딸을 바쳐 제 벼슬이나 높이겠다는 것이냐”라고 분노했다.
원성은 “용서해달라. 제가 생각이 짧았다. 아비는 아무것도 모른다. 제가 벌인 일이다. 아비는 죄가 없다. 딸을 팔아 환심을 산다는 것은 생각도 못 하는 분이다. 그 고지식함이 답답하여 제가 스스로 나섰다. 제 목을 베라. 제 아비는 고려만을 생각하는 못난 충신이다”라고 눈물을 흘리며 해명했다.
이후 두 사람은 술상을 두고 마주 앉았다. 원성은 “제 아비는 늘 고려를 바꾸고 싶어 했다. 날마다 호족들의 횡포를 마주하며 자신을 책망했다. 일개 절도사의 힘으론 그들을 어쩔 수 없었다. 그런 아비에게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었다. 등용을 받아 그 뜻을 펼치게 해주고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현종은 “효심은 알겠으나 옳은 방법이 아니다. 아버지와 상관없이 그대의 삶을 살아라. 제물이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원성은 “저 역시도 고려를 바꾸고 싶다. 사내로 태어났다면 관직에 나아가 그 뜻을 펼쳤을 것이다. 여자의 몸으로 태어났으니 이렇게라도 제 뜻을 이루려고 했다. 벌을 주신다면 달게 받겠다”라고 말했다.
이후 공주의 절도사는 딸 원성에게 시키지도 않은 일을 했다며 분노하며 “네가 침소에 드는 것을 노비가 보고 군사들이 보았다. 이제 너는 폐하의 여인이 되었다”라고 말했다. 이에 원성은 “제가 벌인 일이다. 옷을 마저 짓겠다. 약속한 일이니 해드리고 싶다”라며 결연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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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고려 거란 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