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가 ‘홍김동전’ 폐지를 반대하는 시청자들의 청원에 장문의 입장을 내놓으며 내부사정까지 공개했지만, 전혀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시청자들의 심기만 더욱 건드린 상황이 됐다.
KBS는 지난 5일 시청자청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홍김동전’ 폐지 철회 청원에 답변을 남겼다. KBS 측은 시청자들의 아쉬움을 이해한다며 ‘홍김동전’이 2022년 7월 방송 시작 후 ‘관찰’과 ‘연애 리얼리티’ 일변도의 예능 포맷 흐름에서 탈피해 ‘웃음’에 초점을 맞춘 기획으로 매주 다양한 포맷을 시도했고 그 실험적 도전에 대해서 대내외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을 언급했다.
KBS 측은 “그 결과 ‘홍김동전’은 열성 시청층을 확보했다”며 “열성 시청자를 넘어 더 많은 시청자에게 닿을 수 있도록 지난 1년 6개월 동안 본방 편성 시간 조정 및 다수의 재방 편성, 스페셜 편성을 실시했고, OTT플랫폼을 포함한 멀티플랫폼적 성과를 반영해 프로그램 홍보 등 시청층 확대를 위한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김동전’은 안타깝게도 폭넓은 시청층을 만들어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이유로 KBS는 이미 2023년 4월 내부적으로 프로그램 종방을 검토한 바 있다. 이후에도 약 9개월 간 보다 폭넓은 시청층 확대를 위해 노력해왔으나 아쉽게도 종방 소식을 전하게 됐다”고 프로그램이 폐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또한 KBS는 “‘홍김동전’의 폐지 결정은 단순히 시청률뿐만이 아닌 수신료 분리징수 등으로 어려워진 공사의 재정 상황을 비롯한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임을 알려드린다”면서 “KBS는 앞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재미와 웃음을 드릴 수 있는 예능 프로그램이 더 많은 시청자와 접점을 가질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힘쓰겠다.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KBS가 ‘홍김동전’을 폐지하는 이유는 ‘시청자층 확보 실패’, ‘재정난’이었다. 다양한 연령층의 시청자들 확보를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는 게 이유였다. KBS 입장대로라면 ‘폭넓은 시청층’은 곧 ‘홍김동전’의 주시청자층인 젊은 세대를 넘어 그 이상 나이대 시청자들의 유입까지 바란다는 뜻이다. 이는 결국 시청률의 문제였다. 휴대폰이 아닌 TV로 방송을 보고 시청률을 올려줄 시청층을 원한다는 것.
하지만 ‘홍김동전’의 인기는 시청률이 아니라 OTT 플랫폼 등으로 증명되고 있었다. 2049 시청자들의 인기를 얻으며 OTT 플랫폼 웨이브에서 KBS 비드라마 28주 1위(작년 11월 13일 기준), KBS 드라마 비드라마 통합 1위(작년 10월 9일 기준)를 기록했으며, 특히 ‘수저게임 리턴즈’가 제280회 ‘이달의 PD상’ TV 예능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단순 비교로 KBS가 1TV, 2TV에서 방영하고 있는 일일드라마는 폭넓은 시청층과는 거리가 멀지만 폐지하지 않고 있다. 일일드라마는 배우만 바뀔 뿐 복수, 출생의 비밀, 불륜 등 매번 똑같은 막장 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들로 오랜 시간 “수신료가 아깝다”는 시청자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10%대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로 일일드라마를 놓지 못하고 있다.
일일드라마와 비교만 해도 KBS가 ‘홍김동전’을 폐지하려는 이유가 ‘시청률’ 때문이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시청률 외에 유의미한 성적을 반영하지 않고 오직 시청률로만 판단, 구시대적인 태도라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