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대상' 이제훈·김태리, 그래도 우열은 가렸어야 했다 [Oh!쎈 이슈]
OSEN 김채연 기자
발행 2023.12.30 10: 49

2023 SBS 연기대상에서 5년만 공동 대상이 나왔다.
지난 29일 상암 SBS 프리즘타워에서 ‘2023 SBS 연기대상’이 열렸다. 신동엽과 김유정이 진행을 맡은 가운데, 영예의 대상은 ‘모범택시2’ 이제훈과 ‘악귀’ 김태리에 돌아갔다.
이날 전년도 수상자인 김남길과 스튜디오S 한정환 대표이사가 대상 시상자로 등장한 가운데, 수상자를 발표하기 전 이야기한 메시지부터 공동 수상의 뉘앙스가 느껴졌다. 한 대표이사는 “올해 2023 연기대상 심사위원들은 심사 첫날부터 마지막날까지 정말 치열하게 토론하면서 심사에 임했다”며 “하지만 저희들은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결론에 모두 동의했다”며 이제훈과 김태리의 공동 수상을 발표했다.

앞서 대부분의 대중과 언론에서 단독 수상을 예측한 만큼, 공동 수상이라는 대이변에 놀라움을 아끼지 않을 수 없었다.
무대 위로 올라온 이제훈과 김태리는 소감을 말하기 앞서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모습이 비춰지기도 했다. 먼저 소감을 발표한 김태리는 함께 한 감독, 작가, 동료 배우, 스탭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아직 배우고 있는 연기자지만 언젠가 내가 배운 것들을 모두 나눠줄 수 있는 연기자가 되고 싶다. 그때까지 열심히 일하겠다"라고 수상 소감을 전했다.
다음으로 이제훈도 “시즌2를 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하고 영광스러웠는데 이렇게 큰 상을 주셔서 몸둘바를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훈은 "실제로 사건을 겪은 분들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말 최선을 다해서 연기했던 것 같다. 많이 모자르고 부족한 점이 많았지만 다행히 나에게는 너무나 좋은 감독님, 작가님, 동료 배우들, 스탭들이 있어서 나의 부족함을 채우면서 연기할 수 있었다. 그 분들이 아니었다면 이 자리에 있을 수 없었을 거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이제훈은 "오늘 너무나 아픈 날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작품에 인연이 없었고 함께 하는 순간이 스쳐가는 순간 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 분이 걷는 길을 보면서 배우의 꿈을 키웠고 그 분처럼 가고 싶다고 생각했다. 롤모델로서 따라가려고 했다. 그 분께 이 상을 드리고 싶다. 하늘에서 편안하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라며 故이선균에 대한 추모로 소감을 마쳤다. 
두 사람은 높은 시청률과 화제성을 이어가며 뛰어난 연기를 선보였다. 이제훈은 원맨쇼를 펼쳤다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여러 부캐를 깔끔하게 소화했다. 뿐만 아니라 시즌2 인기에 더불어 종영 하루 만에 시즌3 제작이 확정되며 SBS 시즌제 드라마에 대한 기대를 더했다.
김태리 역시 악귀에 씌인 구산영을 연기하며 파격적인 연기쇼를 펼쳤다. 매 방송이 끝난 뒤 그의 연기 명장면이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며 감탄을 부르기도. 공포물이라는 핸디캡과 추리물 특성상 중간 유입 시청자가 많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악귀’는 10%대 시청률 유지를 성공한 점도 의의가 있다.
다만 여전한 지상파의 제 식구 챙기기가 아쉬움을 안기는 건 어쩔 수 없다. 특히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이어진 디렉터즈 어워즈상(프로듀서상)이 올해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는 점에서, 공동 수상을 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나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우열을 가릴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만, 연말 시상식의 경우 그 우열이 가려져야 대상의 가치가 더욱 빛나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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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SBS, 방송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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