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선의 새 출발을 응원하는 이유('웰컴투 삼달리')
OSEN 선미경 기자
발행 2023.12.20 16: 30

‘웰컴투 삼달리’ 새로운 시작점 위에 선 신혜선에게 시청자들의 응원이 쏟아지고 있다.
종합편성채널 JTBC 토일드라마 ‘웰컴투 삼달리’(극본 권혜주, 연출 차영훈)에서 톱 포토그래퍼 조은혜로 국내를 너머 글로벌 시장까지 그 입지를 공고히 했던 조삼달(신혜선 분)은 하루 아침에 ‘후배를 괴롭힌 사진작가’로 낙인 찍히며 밑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잘 나가는 자신을 시기하고 질투했던 퍼스트 어시스턴트 방은주(조윤서 분)가 계획적으로 벌인 한밤중의 소동극 때문이었다. 그 원인으로 선배 삼달의 괴롭힘을 지목하자, 그녀는 꼼짝없이 억울한 누명을 뒤집어 쓰고 모든 것을 잃고 말았다.
악명 높았던 톱 포토그래퍼 서희주 작가 밑에서 8년동안 어시스턴트 생활을 독하게 겪었었던 삼달은 자기 밑에서 일하는 어시스턴트들의 마음을 잘 알아주려고 누구보다 노력했다. 이들이 겪고 있는 과정을 다 지나왔던 삼달은 은주가 자신이 기회를 막고 있다고 생각해 삐뚤어지게 행동했을 때도 빨리 데뷔하고 싶은 후배의 복잡한 마음부터 헤아렸다. 그리고 그런 그녀를 위해 유학 지원 사업까지 몰래 알아봐주던 삼달이었다. 한 곳에 꾸준히 있어 본 적 없던 은주가 그나마 삼달의 밑에서 가장 오래 버텼다는 점은 삼달이 그동안 후배들에게 얼마나 잘 대해줬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렇게나 아끼며 믿었던 은주가 자신을 향해 엄청난 악의를 품고 있는 줄은 꿈에도 몰랐던 삼달은 후배가 자신 때문에 죽을 각오까지 했다는 소식에 큰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은주의 주장처럼, 정말 자신이 그녀를 괴롭혔던 것인지 혼란스러웠다. 정상의 자리에 올라가기 위해 화나도 참고 누르고, 괜찮은 척, 당당한 척을 하다 보니 어느 순간 자신은 진짜 ‘조삼달’과 너무나도 달라져 있었다. 그래서 혹여나 자신도 모르게 은주에게 그랬을까 봐 더 두려웠고, 더 흔들렸다. 삼달리에 돌아와서도 그간의 자신의 말과 행동이 은주에게 조금이라도 상처가 됐던 건 아닐지 되돌아보며 곱씹는 시간을 보냈다.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없었던 이유였다.
그런데 은주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훔쳐가 제 것인 양 프로젝트를 진행하려 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는 머리가 멍해졌다. 그리고 어쩌면 삼달을 밑바닥 치게 만든 은주의 이해 못할 행동들이 혹시나 자신이 했을지도 모를 괴롭힘 때문이 아닌, 자신의 것을 “뺏어서 밟고 오르려고 쇼 한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아무리 스스로에게 되묻고 또 되물어도 은주에게 그런 짓을 한 적이 추호도 없었다. 그래서 삼달은 정면 돌파를 선택했다.
그 길로 서울로 달려간 삼달은 은주의 입을 통해 모든 진실을 알게 됐다. 포트폴리오는 예상대로 은주가 훔친 것이었고, 무엇보다 자신이 괴롭힌 게 아니라는 확답까지 받았다. 지금 이 상황까지 와서도 “그게 아직까지 궁금하냐”며 의아한 은주였지만, 삼달에게 중요한 건 은주가 자신의 포트폴리오를 훔쳐갔다거나, 다른 사람들이 진실을 알아주는 게 아니었다. 그보단 본인 스스로에게 떳떳해지는 게 먼저였다. 그렇게 그녀는 그동안 스스로를 옭아맸던 두려움에서 비로소 벗어나게 됐다.
그 후 삼달은 모두가 예상했던 다음 스텝을 밟지 않았다. 그녀의 선택은 은주의 응징이 아니라, 업계 선배로서의 진짜 참교육이었다. “내 컨셉 가지고 나랑 똑같은 카메라, 똑같은 조명, 똑같은 스텝으로 한번 해봐라”라는 따끔한 경고는 자격지심으로 똘똘 뭉친 은주가 남에 것을 훔쳐서 과연 얼마나 갈 수 있을 것 같은지 뼈 저리게 겪어보라는 의미였다. 여기에 “힘들다고, 내 마음처럼 안 된다고 하면 안 되는 짓까지 하진 않아”라는 일침을 더하며 못난 행동을 한 은주를 현실 직시 시키는 뼈 아픈 ‘팩트 폭격’을 날렸다. 응징보다 더 시원한 사이다 가르침이었다.
그간의 두려움을 털어내고 스스로에게 당당해진 삼달은 이제 앞으로 나아갈 일만 남았다. 일련의 시련으로 죽을 힘을 다해 버티며 쌓아온 ‘잘 나가는 사진작가 조은혜’라는 타이틀은 잃었지만, 이를 둘러싸고 있던 모든 것들이 진짜가 아닌 가짜였음을 깨닫게 됐다. 그게 진짜인 줄 알고 살다가 진정한 자신의 모습마저 영영 잃을 뻔한 삼달이었다. 하지만 따뜻한 용필(지창욱 분)의 품에서 모든 걸 훌훌 털어버리고, 서울에선 일만 하느라 바빠 먹을 시간조차 없었던 엄마 미자(김미경 분)가 해준 집밥을 실컷 먹으며 다시 일어설 힘을 얻은 삼달은 ‘진짜 나’의 모습을 찾기 위해 힘차게 달려나갈 예정이다. 
열심히, 또 성실하게 살았지만 어느 순간 달려온 그 길이 빈껍데기 마냥 허무하다 느껴지고 번아웃이 온 것 같다 호소하는 현대인들이 많다. 이제 ‘진짜 나’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시작점에 선 삼달에게 감정 이입하며 응원하게 되는 이유이고, 삼달이 어떤 진짜 ‘삼달’다운 답을 찾아낼지 더욱 설레는 기대를 갖게 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웰컴투 삼달리’는 매주 주말 오후 10시 30분에 방송된다. /seon@osen.co.kr
[사진]MI, SL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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