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던언니’ 방현영 PD가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는 다섯 멤버들에 감탄을 전했다.
20일 E채널, 채널S ‘놀던언니’의 연출을 맡은 방현영 PD는 OSEN과 서면 인터뷰를 통해 프로그램을 런칭한 계기부터 방송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현영 PD는 멤버들을 ‘놀던 언니’에 채리나, 이지혜, 아이비, 나르샤, 초아를 섭외한 이유에 대해 “‘놀던언니’의 기획이 가수라는 직업을 오랫동안 업으로 삼고 대중의 관심에 직면하며 버티는 이들에 대한 궁금함에서 출발한 만큼, 고통과 아픔에 대한 감각과 극복 경험을 가진 ‘관종' 들을 모셔보고 싶었다”면서 “사건, 사고들을 겪으면서 더 단단해지고 가수로서의 직업적인 욕망과 화해하고 이후를 계획하고 실행하는 선배들의 이야기가 현재 K-pop의 후배들과 업계 전반의 모든 관계자분들께 위로와 응원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다섯분의 출연자 모두 따로 인터뷰를 했는데도 하나로 모아지는 이야기들이 있었다. 삶을 내려놓고 싶을 만큼 힘들었던 시간을 지나고도 여전히 노래와 무대가 좋다는 고백이었다”며 “저조차 제가 하는 일을 저렇게까지 받아들이고 좋아해본 적이 있었나하고 돌아보게 하는 충격적인 대목이었습니다. 1회에서 이지혜씨가 초아씨에게, ‘ 쭉 잘 된 사람은 없어, 오랜 고통의 시간을 통과하고 다져진 사람들이 있지’ 라고 말해준 대목은 저희 프로그램의 주제에 해당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고 전했다.
방 PD는 “이런 이야기를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가요계의 역사를 대표하는 세대별 언니들을 선정해 섭외했다. 95년 룰라로 데뷔한 채리나가 맏언니로, 98년 샵으로 데뷔한 이지혜, 2005년 데뷔한 아이비, 2006년 브아걸로 데뷔한 나르샤, 2012년 AOA로 데뷔한 막냉이 초아까지 한 자리에 모여 만드는 케미는 자연스럽게 세대별 대중의 기억 저장소이기도 한 가요들을 통해 그 시대를 소환하고 대중의 추억과 감정도 함께 불러오는 저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런 출연진의 활약상을 어떻게 봤을까. 방현영 PD는 “내공이 어느정도 있을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판을 깔아드리자 이 정도로 잘 놀 줄은 정말 몰랐다. 솔직한 대화는 경험과 자신감, 용기가 있는 사람들만이 구사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채리나씨가 30년 경력의 가수 선배답게 솔직한 토크의 포문을 열면, 여러 예능 채널 등에서 이미 잔뼈가 굵은 방송업자 이지혜씨가 포인트를 짚어 정확히 대중의 입맛에 맞게 버무려준다”고 감탄했다.
그러면서 “아이비씨가 반전매력과 미친 똘끼로 텐션을 높이고 나르샤씨는 이미 여기 맞춰 고수처럼 적절한 추임새로 까불어주고, 초아는 재기를 노리는 절박한 막냉이 캐릭터로 언니들 사이에 녹아든다. 다섯 인물의 케미를 미리 다 예측하고 섭외한건 아니지만 이 분들은 섭외요청이 들어갔을 때부터 이미 프로그램의 컨셉을 빠삭하게 꿰뚫어보았던 것 같다. 연출자로서 이 부분은 무척 만족스럽게 생각하고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연예인들, 소위 ‘관종'들이 왜 카메라 앞에 서야 하는지를 저도 이번에 피디로서 새삼스레 다시 느끼고 있다”고 멤버들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시청자의 반응도 그만큼 따라와주고 있냐는 질문에 “아직 방송분이 많이 나가지 않아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다 파악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첫 방송 후 다섯 출연자의 기사발생 화제성 순위가 나란히 1위~5위를 차지한 적이 있었는데 이 때 출연자들을 포함한 제작진들이 이 소식을 공유하며 함께 기뻐했던 기억이 난다”고 회상하며 “주변에서 재밌게 봤다는 반응들을 체감상 많이 느끼고 있다. 특히 출연자들의 노래와 그 시대를 함께 살았던 30~40대의 반응이 폭발적이라고 느낀다. 향후에 출연자들의 캐릭터가 더 쌓이고 게스트들의 다양한 테마별 이야기가 이어지면서 더 높은 관심을 받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방현영 PD는 앞으로 기대되는 모습에 대해 “회차별로 전세대에 걸친 다양한 컨셉과 장르의 가수 분들을 모실 계획을 갖고 있다. 2회에서는 그 때 그 시절의 나이트 무대를 주름잡았던 스페이스A의 김현정, 월드컵 심볼 미나, 스우파 댄스의 원조 홍영주가 나와 큰 화제가 되었고 3회에서는 그룹활동을 하다 솔로 가수에 도전한 사람들인 주얼리 이지현, 원더걸스 유빈, 모모랜드 주이가 역시 각 세대의 솔직한 이야기로 큰 재미를 줬다. 4회에서는 강한 자만이 살아남았던 시절의 김현정, 디바 지니, 춘자 등이 출연해 원조 쎈언니의 면모를 보여줬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후에는 발라드계의 지존들이었던 왁스, 정인, 별 씨가 함께 출연해 특별한 연말 파티와 콘서트를 선보이기도 합니다. 매회 그 시대의 한 획을 그은 여가수들의 출연에 따라 노래와 미션이 다양해지는 만큼 보고 듣는 재미가 풍성해지는 구성”이라며 “동시대를 살았던 시청자분들에게도 큰 공감과 응원을 드릴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렇다면 ‘놀던언니’ PD는 시청자들이 어떤 점에 주목해서 방송을 봐주길 바랄까. 그는 “전작인 ‘노는언니’가 종영된 뒤 후속 기획을 준비하면서 개인적으로 번아웃과 회의감 속에서 괴로운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있다. 제가 예능PD로서 뭘 더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직업적인 불안감을 마주하고 TV 자체가 꼴도 보기 싫어졌던 순간, 정작 눈에 들어온 것은 TV속에서 여전히 웃고 있는 연예인들이었다”고 회상했다.
방현영 PD는 “카메라 앞에 늘 드러나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수로서의 직업적 이야기가 베일에 싸여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고, 이번 프로그램으로 등잔 밑 이야기를 들춰보며 저도 제 직업에 대한 동력을 얻고 싶은 마음”이라며 “가장 괴로웠던 시간이 저에게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들 힘을 주었듯이, 여기 등장하는 가수분들의 삶에서도 이런 이야기가 공통적으로 등장한다.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기 위해 이들은 고통을 감내하고, 상황을 파악하고, 본인을 받아들이고, 나아갈 길을 설계한 분들”이라고 표현했다.
방 PD는 멤버들을 일일이 언급하며 “한 때는 집에서 두문불출한 채 온라인 게임으로 세월을 보내던 29년차 채리나는 이제는 무대 위에서 복근을 드러내고 여전히 격렬한 춤을 소화하며 멋진 가창력을 뽐낸다. 돈을 하나도 벌지 못하던 어느날 이지혜는, 소포 하나 제대로 붙이지 못하는 본인의 모습에 자괴감을 느껴 우체국 앞에서 엉엉 울었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지만 이후 방송을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하던 시절을 거쳐 지금은 구독자 80만명에 육박하는 채널의 밉지않은 관종언니이자 두 아이의 엄마, 예능계의 베테랑으로 자리잡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음악에 염증을 느낀 나르샤는 모든 매체를 끊고 소리가 나지 않는 방 안에서 지내던 시절이 있었지만 지금은 용감하게 TV앞에 나서고 솔로 앨범도 냈다. 완벽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에 노래에 큰 슬럼프를 겪었던 아이비도, 지금은 뮤지컬계의 디바로 자리잡았고 아직도 공연 후 두 시간씩 개인연습을 하고 있다고 한다”면서 “그룹 탈퇴 후 3년여를 집에서 나오지 않고 공허한 시간을 보냈던 초아 역시 이제는 새롭게 뮤지션으로서의 도전과 재기를 다짐하는 중이다. 관종들의 똘끼와 광대들의 재주 속에서도 시청자 분들의 인생에 힘이 되는 진중한 메시지를 꼭 눈여겨봐주시면 좋겠다”고 이야기했다.
끝으로 방현영 PD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후 프로그램이 확장되면 놀던언니들과 특별한 친분을 자랑하는 백지영, 채정안, 유리씨 같은 분들도 모실 계획에 있고, 가수 후배 특집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AKMU 수현씨도 꼭 한번 모셔보고 싶다”며 “현재 시즌1은 8회로 예정돼 아직 다른 ‘놀던언니’ 가수분들을 더 못 모신 아쉬움이 있네요. 시청자분들이 많이 봐주셔야 다음 시즌 제작이 결정될 수 있기도 한 상황인데, 이 매력적인 언니들의 이야기를 더 많은 분들이 봐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다”라고 전하며 많은 시청을 당부했다.
(인터뷰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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