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히 분위기부터 달라졌어요". KBS가 '홍김동전'도 폐지한다. 가차없는 칼바람에 예능가에도 웃음이 사라졌다.
18일 KBS 2TV 예능 프로그램 '홍김동전'의 폐지 소식이 공식화됐다. 방송사와 프로그램 관계자들은 OSEN에 "오는 2024년 1월에 프로그램이 종영한다"라고 입을 모았다. 앞서 불거진 폐지설에도 버텨온 '홍김동전'이 끝내 문을 닫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방송사에서 프로그램을 폐지, 종영할 경우 프리랜서에 관한 계약 해지에 관한 표준계약에 의해 마지막 방송으로부터 4주의 시간을 남겨두고 밝혀야 한다. '홍김동전' 역시 한 달 여의 시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시상식 분위기로 달아오른 연말에 갑작스러운 폐지 통보가 유독 당혹스럽게 다가오는 실정이다.
연말 잔치 분위기를 스스로 걷어찰 정도로 최근 KBS의 상황은 좋지 않다. 당장 '홍김동전' 뿐만 아니라 또 다른 KBS 2TV 예능 프로그램 '옥탑방의 문제아들(약칭 옥문아들)' 또한 페지설에 휩싸였다. '홍김동전'이야 온라인 화제성은 높았지만 전국 시청률이 1~2%였던 반면, '옥문아들'은 KBS의 새로운 효자 프로그램으로 거론되던 작품이다. 이에 '옥문아들'의 폐지설이 의아함을 자아내고 있다.
동시에 여러 개의 프로그램이 막을 내릴 경우, 으레 방송사에서는 후속 프로그램 편성을 준비하기 마련이다. '홍김동전'과 '옥문아들'과 같은 평일 저녁과 밤은 방송사로서도 포기할 수 없는 시간대인 만큼 자연스레 후속작 이야기도 나와야 하건만 그렇지 않고 있다고. 응당 언급돼야 할 '개편'에 대한 이야기도 조심스럽다는 것이다.
가장 큰 이유는 KBS의 재정 악화다. TV 수신료와 전기요금을 분리해 납부하도록 하는 방송법 시행령이 개정되며 KBS는 재원에 큰 타격을 입었다. 그 와중에 대하사극'고려 거란 전쟁'에 270억 원을 투자하고, '개그콘서트'를 부활시키는 등의 조치가 수신료에 대한 책임을 강조한 편성으로 읽히기도 했다.
심지어 KBS 박민 사장은 취임 첫날이었던 지난달 13일부터 '더 라이브'를 4주간 결방하고 이후 폐지한다고 밝히며 다소 강압적인 개편 및 폐지 방안으로 비판을 샀다. '더 라이브'의 결방 후 폐지를 두고 4주 전 통보를 이용한 꼼수라는 질타까지 있던 터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방송가에서 프로그램 폐지가 어제 오늘 일도 아니고, 갑작스럽긴 하지만 언제는 통보식이 아니었나. 그렇지만 보통 후속작이나 개편에 대한 예고도 없고 당황스러운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방송 관계자들 또한 "확실히 전과는 달라졌다", "이전에는 좀처럼 볼 수 없던 분위기"라고 입을 모으는 상황. 전에 없던 칼바람이 KBS를 살얼음판으로 만들고 있다. / monamie@osen.co.kr
[사진]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