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감독 고(故) 김기덕이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한지 3주기를 맞았다.
앞서 김기덕 감독은 2020년 12월 11일 라트비아에서 코로나19로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충격을 안겼다. 향년 60세.
라트비아 매체 델피는 러시아 아트독페스트 영화제 예술감독인 비탈리 만스키의 말을 인용해 "라트비아에 머물고 있던 김기덕 감독이 현지의 한 병원에서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김기덕 감독 측 관계자 역시 OSEN에 "가족 분과 확인한 결과 외신의 소식이 맞다고 한다. 가족들도 오늘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라며 짧은 입장을 밝혔다. 고인의 시신은 코로나 감염 여파와 유족의 뜻에 따라서 현지에서 화장됐다.
당시 부산국제영화제 전양준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SNS에 "김기덕 감독이 자신의 환갑일 12월 20일을 불과 한 주 앞두고 코로나19로 타계했다는 충격적인 비보를 들었다. 발트 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오늘 사망했다고 한다. 한국 영화계에 채울 수 없는 크나큰 손실이자 슬픔이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추모 글을 남겼다.
하지만 칸, 베니스, 베를린까지 세계 3대 영화제에서 인정 받은 거장의 별세라고 하기엔 그 끝이 초라했다. 국내 모든 영화인과 단체들은 죽음을 애도하거나 추모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고, 최대한 자제하면서 조용히 지나갔다. 공식적인 추모 메시지나 애도 행사가 거의 없었던 것.
분명 김기덕 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거장 중 한명이었지만,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킨 '미투 논란'의 주인공이 되면서 구설수에 휩싸였다. 2018년 MBC 'PD수첩'은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을 통해 그와 절친한 배우 조재현의 성폭력을 주장했다. 김기덕의 영화에 출연했던 여배우들은 'PD수첩'에서 김기덕 감독을 비롯해 조재현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하면서 파문이 커졌다.
이에 김기덕 감독은 폭행⋅강제추행 치상 등 혐의에 대해서는 벌금 5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고, 'PD수첩'의 보도가 허위라고 반박하며 1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이를 계기로 김기덕 감독의 국내 입지가 상당히 좁아졌고, 이후 대부분의 시간을 해외에서 보내다가 코로나19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 hsjssu@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