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심이네 각자도생’ 고주원이 각성했다. “하준과 잘 놀다오라”며 여유롭게 유이를 보내준 것. 그의 달라진 태도에 당황한 유이, 예측 불가한 삼각 로맨스가 점점 더 흥미진진한 방향으로 전개됐다.
지난 9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연출 김형일, 극본 조정선) 22회에서는 먼저 효심(유이)과 태호(하준)는 잠 못 드는 MT 첫날밤이 그려졌다. 손을 맞잡고 서로의 가족사를 털어놓으며 비밀 데이트의 시간을 가졌던 두 사람은 모두가 잠든 시간 펜션 밖에서 마주쳤다. 일만 할 때는 곯아 떨어졌는데, 노는 게 적응이 안 되는지 잠이 오지 않는다는 효심을 빤히 바라보던 태호. “키스하고 싶었는데 참았다. 그런데 다음엔 안 참을 거다”라고 호기롭게 선언하며 펜션 안으로 재빨리 들어갔다. 그런 태호가 당황스러우면서도 싫지만은 않은 효심의 마음도 일렁였다. 좋아하는 마음을 참을 수 없는 두 남녀의 밤은 그렇게 흘러갔다.
그 시각 잠 못드는 또 다른 이가 있었으니 바로 태민(고주원)이었다. 효심과 태호가 피트니스 센터 MT에 함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그는 질투심이 끓어올랐다. 그래서 아버지 진범(김규철)을 찾아가 그 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아는 사람과 같은 여자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운을 뗀 태민은 효심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자신의 돈과 지위를 보지 않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고백한 것. 아들의 진심을 느낀 진범은 태민이 걱정됐다. 아들의 정략 결혼을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아내 숙향(이휘향)이 어떻게 나올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엄마를 이길 수 있게 도와달라는 아들에게 “대시해서 잡으라”고 조언했다.
이튿날, 효성(남성진)이 겨울 화보 촬영 건으로 올린 결제 서류에서 메인 모델로 발탁된 효심의 사진을 본 태민은 결단을 내렸다. 반차까지 쓰고, MT 장소로 한달음에 달려간 것. 도착하자마자 효심을 불러낸 그는 거리 일각을 함께 걸으며 평범한 데이트를 가졌다. 거리에서 판매하는 그림을 보며 “한 때 화가가 되는 게 꿈이었다”는 사적인 이야기도 꺼냈고, “나에 대해서도 물어달라”며 편안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미 태호에게 마음이 기운 효심은 이 상황이 편치 않았다. 그런 마음을 눈치 챈 태민은 “태호에게 맛있는 거 사달라고 하고 잘 놀다가 안전하게 오라”며 한층 여유로워진 모습으로 효심을 보내줬다. 기습 키스까지 하며 불안하고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던 태민의 각성이 이들의 삼각 로맨스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지 궁금증을 불러일으켰다.
그 사이, 숙향은 드디어 아들이 좋아하는 여자, 효심의 존재를 알게 됐다. 염전무(이광기)의 보고로 효심이 피트니스 센터 트레이너라는, 아들과 어울리지 않는 지위의 여자란 사실을 확인하고는 예상대로 분노를 터뜨렸다. “기가 막히다”는 숙향의 부르르 떨리는 손엔 효심의 사진이 들려있었다.
한편, 효심은 ‘연애 걸림돌’인 엄마 선순(윤미라)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계기를 가졌다. 고새를 못 참고 또다시 전화한 엄마 때문에 짜증이 잔뜩 난 효심에게 동료 트레이너가 “엄마의 질투라고 생각하라”고 말했다. 또한, 이해할 수 없다는 효심에게 자신이 입는 옷, 바르는 립스틱, 심지어 젊음까지 질투했었다는 엄마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리고는 “당신의 지나버린 청춘이 얼마나 아쉽겠냐”며, “엄마도 인간이고 여자라고 생각하면 편하다”고 조언했다. 엄마에게 서운하기만 했던 효심도, 엄마는 엄마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 세상의 모든 자녀들도 엄마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하는 의미있는 한 마디였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효심이네 각자도생’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