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콩팥팥’ 제작진이 종영을 앞둔 소감과, 촬영을 진행하며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CJ ENM 사옥에서는 tvN 예능프로그램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이하 ‘콩콩팥팥’) 하무성 PD, 노광수 작가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콩콩팥팥’은 이광수, 김우빈, 도경수, 김기방의 코믹 다큐 찐친들의 밭캉스. 지난 10월 첫 방송된 ‘콩콩팥팥’은 8일 마지막회를 방송하며 막을 내린다. 이에 하무성 PD는 종영을 앞둔 소감을 묻자 “뻔한 얘긴데 시원섭섭하다. 시원한건 너무 오랫동안 해왔던거라 드디어 예상보다 좋은 결과로 끝낼수있어서 만족스럽고 기운이 개운다. 반면에 촬영을 재밌게 했다. 출연자들과 같이 여행가서 놀듯이 했던 촬영인데, 당분간 그런 시간이 없을 수 있다 생각하니 아쉽다”고 말했다.
노광수 작가는 “걱정을 좀 했다. 이렇게 찍어본적도 없고. 새롭게 한다고 했는데 반응이 괜찮은것 같고 다행히 좋아해주시는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다. 재밌게 찍었고, 배우들과도 가깝게 지내서 이렇게 재밌게 찍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그래서 아쉽고, 저는 시원섭섭한게 아니라 섭섭하기만 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콩콩팥팥’은 다른 예능프로그램과는 달리 최소한의 현장 인원으로 촬영이 진행됐다. 하무성 PD는 “처음엔 카메라 감독님을 딱 한분만 모셨다. 그리고 PD 셋이서 멤버들을 한명씩 맡았고, 노광수 작가님이 도경수 씨를 전담해서 찍는 식으로 진행했다. 나중에는 두 분 정도 카메라 감독님이 늘긴 했다. 막상 해보니 저희가 하기엔 출연자들이나 시청자들한테 못할 짓이다 싶어서. 저희도 나름 역량을 키우기 위해 했지만,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희도 새로웠다. 장점이 확실히 있더라. 보통 카메라 감독님이 쭉 있고 제작진, 작가, PD가 카메라 감독님 뒤에서 출연진들과 소통하다 보니 보이지 않는 담 같은게 있고 그 위로 소통하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콩콩팥팥’에서는 눈을 마주치며 얘기할수있다보니 물리적 거리도 가깝고 심리적 거리도 가까워지고 해서 분위기가 편안하게 잘 형성되는 데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작가임에도 직접 카메라를 들었던 노광수 작가는 “이광수 씨는 베테랑이라 익숙할 수 있지만 나머지 출연자들은 예능에 익숙하지 않다. 그런데 첫 만남때 보고 그 사람들이 그대로 카메라 들고 촬영을 하다보니, 아는 사람들끼리 촬영을 진행한다는 것에 있어서 편해하는것 같더라. 우리끼리의 케미가 보일수 있었고, 그 걸 바라서 촬영 방식을 선택한 것도 있었다. 장단점이 있겠지만 이 프로그램의 취지나 특성상 그렇게 한 게 잘 한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같은 노력 속에 ‘콩콩팥팥’은 첫 방송부터 시청률 3.2%를 기록한 데 이어 최신 에피소드는 5%까지 치솟는 쾌거를 이뤘다.(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기준) 하무성 PD는 “너무 감사한 수치였다. 사실 그정도까지 나올줄 몰랐다. 나영석 선배가 제작발표회에서 3%가 목표라고 얘기할 때, 저는 조금만 더 욕심 보태서 ‘4%만 나와도 너무 좋겠다. 대성공이다’라고 생각했는데 5%가 나와서 너무 감사하고 너무 좋다”고 털어놨다.
다만 잘 알지 못했던 ‘농사’라는 영역을 다루는 데 있어서 우여곡절도 있었다고. 노광수 작가는 “저희도 처음엔 ‘공부 하고 하면 잘 되겠지’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자연과의 싸움이더라. 처음엔 병충해 맞고 폭염이 오더니 장마가 오고 이런 단계별로 자연이 주는 스테이지들이 있더라. 그래서 이론이 있고 노력을 해도 사람 뜻대로 되는게 아니고, 농사가 쉽지 않은 것이라는걸 많이 느꼈다. 생명들이라 통제를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보니 농작물이 안 자라고 타서 죽거나 할때마다 제작진들도 출연진들과 같이 슬퍼했다”고 말했다.
하무성 PD는 “댓글 중에 ‘밭에서 리더는 깻잎이고 센터는 수박이다’라는 비유가 있더라. 저도 그거 보면서 맞는것 같다고 생각했다.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걸 주고 큰 서사를 만들어준 건 깻잎이었다. 믿음직스러웠다. 수박은 이렇게까지 될줄 몰랐는데 깜짝 선물로 큰 기쁨을 줬다. 수박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 먹던 씨앗 뱉어서 그렇게 까지 자라줄 줄 아무도 몰랐기때문에 그래서 더 신기하고 재밌었다. 깻잎은 출연자도 처음이지만 저희도 깻잎을 씨앗으로 심는지, 들기름이 나오는지 명확히 몰랐다. ‘그런가보다’ 하고 살았는데 실제로 눈앞에서 보고 들기름까지 짜서 비벼먹는걸 보니까 너무 신기하고 진짜 재밌었다. 저희가 키운건 아니지만 옆에서 보다보니 들기름 짤때 감동적이기까지 하더라”라고 성취감을 전했다.
‘콩콩팥팥’에 출연하는 이광수, 김우빈, 김기방, 도경수는 ‘조인성 패밀리’라고 불릴 정도로 잘 알려진 연예계 절친들이다. 이에 노광수 작가는 “중요한건 넷의 케미를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연출 포인트를 짚었다. 그는 “워낙 서로 친하고 10년이 된 친구들이라 프로그램을 처음 시작할때도 농사프로그램이지만, 내용이 다 농사인 게 아니라 넷의 케미를 잘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야겠다고 얘기했다. 이들이 뭘 해도 친한게 보여질수 있고, 대화나 내기를 하거나 농담을 해도 그런걸로 재미를 이끌어갈 수있는 케미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하무성 PD는 네 절친들과 함께 촬영한 소감을 묻자 “실제로 너무 친한 사이고 서로를 너무 좋아한다. 그런게 눈에 보이더라. 저런 친구 있으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다. 저렇게 소소한걸로 같이 웃고, 떠들고, 음식 취향 잘 맞고, 어딜가도 싸울일 없고. 저렇게 그냥 밤새 방에서 누워서 수다 떨 수 있는 친구를 만나기 쉽지 않지 않나. 저런 친구가 있는것만으로도 부럽다 싶은 사이였다. 실제로 성격이 너무 착하고 좋아서 주변 스태프들을 배려해줬다. 요리를 하면 본인들부터 먹지 않고 항상 저희한테 가져와서 나눠주고 한다. 따뜻한 사람들이라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예능 경험이 많은 이광수의 활약이 도드라졌다. 이광수는 첫회부터 ‘방울뱀 이슈’로 화제를 모으는가 하면, 희귀품종 중고거래 사기건으로 소소한 웃음을 안기기도 했던 바. 하무성 PD는 “처음 얘기할때부터 힐링하는 기분을 만족시켜주는 프로그램이란 생각보다 재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부분에서 믿고 의지한게 이광수 씨였다. 농사 짓고 장난치고 밥먹고 하는 그 상황에서도 웃겨주길 바란다는 마음은 있었다. 그런데 너무 잘 해주셨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는 “실제로 뱀같은 경우 말이 안 되는 거 아니냐. 하늘이 돕는것 같다. 이광수 씨한테는 너무 좋은 운이 따라다니는 것 같더라. 사실 그걸 그렇게까지 재밌게 살릴수있는게 능력이기도 하다”고 감탄했다. 다만 방울뱀이 방송 후 살모사라는 것이 밝혀져 파장을 일으킨 것에 대해서는 “살모사인줄 몰랐다. 방송 되고 나서 ‘살모사같다’고 해서 찾아봤는데 그래 보이더라. 아무일없어서 다행이었다. 그 다음부턴 저희도 도경수 씨한테 ‘아무거나 막 잡지 말라’고 했다”고 해프닝을 전했다.
반대로 김우빈은 ‘콩콩팥팥’이 첫 고정예능이었다. 하무성 PD는 “사람들이 이광수 씨가 나온다고 하면 웃길 것 같고, 도경수 씨는 아이돌이니 귀엽고 다재다능할 것 같고, 김기방 씨는 푸근할 것 같은 느낌이 있지 않나. 아마 제일 궁금했던 사람이 김우빈 씨였을것 같다. 저희가 김우빈 씨를 처음 만났을때 도도하고 그럴것 같지만 수다스럽고 말하는게 은근 웃긴게 보이더라. 저런 모습만 전달해도 좋겠다 싶었는데 그런 모습이 잘 나왔고 좋게 봐주신 것 같아서 참 다행이고 좋았다”고 말했다.
8일 방송되는 ‘콩콩팥팥’ 마지막회에서는 배우 조인성이 게스트로 출연해 ‘조인성 있는 조인성 팀’을 완성시킨다. 하무성 PD는 “조인성 씨가 나온다고 했을때 마지막 퍼즐이 맞춰진 느낌이었다. 언젠간 나와야했다. 차태현 씨도 나왔고 임주환 씨, 정수교 씨도 나왔으니 사석에서 친한 그룹 중 유일하게 못나온 분이 조인성 씨였다. 그런데 좋은 기회가 돼서 나오게 됐다. 한번은 나와야 할 사람이 마지막에 나오면서 퍼즐이 맞춰지는 느낌”이라고 전했다.
또 “앞에 전사같은게 있지 않았냐. ‘어쩌다 사장3’과 방송 시기가 겹친 것도 있지만 이광수 씨가 제작발표회에서 ‘형들이 숨통을 조였다’고 해서 ‘숨통 조이겠다’면서 출연하신 거라 여러모로 재밌었다. 저희가 서울에서 김장할 때 오셔는데 김장을 많이 해보셔서 전문가더라. 많은걸 알고 계셔서 많은 도움이 됐다”며 “바로 전 상황이 인제에서 마지막 촬영을 하는 날이었다. 그때 이광수 씨가 하나의 요리를 맡아서 하면서 나름의 기술을 가진 사람으로서의 부심을 부리게 되는 상황이 많이 보인다. 그 뒤에는 다시 실제 요리에서 가장 강력한 리더 도경수 씨가 있고 사석에서 강력한 리더 조인성 씨가 오면서 이광수 씨 그전과 대비되는 포지션을 하게 된다”고 기대 포인트를 짚었다.
출연진들의 케미가 많은 사랑을 받은 만큼 시즌2에 대한 요청도 빗발쳤다. 하무성 PD는 “출연진들과 시즌2 얘기를 했었다. 다들 하고 싶어 한다. 왜냐면 마지막 방송에도 나오겠지만 방송하는 것 같지 않고 친한사람들과 놀러가는 분위기로 촬영을 했다 보니 실제로도 너무 좋았나 보더라. 시간만 되면 종종 하고싶은 마음은 강하게 있는데 이분들의 본업이 배우나 가수지 않나. 그 스케줄들이 미리 잡힌게 있고, 그걸 피해서 촬영을 하기엔 농사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되는 프로젝트다 보니 시간을 맞추는게 쉽진 않다”면서도 “조속한 시일내에 시즌2로 찾아뵙긴 힘들 수 있지만 저흰 너무 하고 싶고, 할 것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돌아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노광수 작가는 “가능하면 평생 해도 좋다. 감사한 일”이라고 프로그램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마지막회 시청률 목표에 대해 노광수 작가는 “많이 나오면 좋긴 하지만 이미 소원은 성취했다. 그래도 유지해준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 같다”고 조심스레 답했다. 반면 하무성 PD는 “저는 시청률 상승을 바라본다. 사실 3, 4%만 나와도 너무 감사하다 생각해서 현 시점에서는 목표를 이미 초과달성한 상황이라 더 욕심 부리는건 말이 안된다. 그럼에도 마지막이니 유종의 미를 거둘수 있으면 또 좋지 않을까 하는것도 있다. 지금 너무나 과분한 사랑 받고있다 생각해서 만족한다. 특히 조인성씨가 나와서 많은 분들이 관심 갖고 봐 주실거라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하무성 PD는 ‘콩콩팥팥’에 대해 “이렇게 까지 제작진이 아무것도 안 하고 출연진이 다 하는 프로그램은 처음이었다”고 거듭 감사를 표했다. ‘콩콩팥팥’은 4명이 모두 모이는 촬영이 정기적으로 정해져있었지만, 그 사이사이에도 시간이 되는 출연진들끼리 자발적으로 단체 채팅방을 통해 약속을 잡고 밭을 살피러 오갔다. 그럴 때마다 제작진은 따라가 촬영했다고. 하무성 PD는 “출연자가 촬영을 하겠다고 결정하면 저희는 ‘어디서 만나? 우리도 그쪽으로 갈게’ 하면서 따라가기만 했다. 다음날 음식을 뭐 먹을지도 본인들이 알아서 예약을 하니까 저희는 같이 가서 옆 테이블에서 밥을 먹으면서 촬영하는 방식이라 신기하더라. 그 분들의 일사엥 초대된 느낌이라 재밌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저는 너무 감사하다. 이런 좋은 사람들과 만나 같이 촬영하고 즐겁게 일한 것, 즐겁게 일한 걸 편집해서 냈는데 시청자들이 좋아해주신 것 모두 감사하다. 사실 어떻게 보면 PD든 작가든 제작진 입장에서는 좋아하는 일 하면서 돈도 벌고 좋은 반응까지 얻는건 세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것이지 않나. 그런 상황이 벌어진것 같아서 너무 감사하고, 좋다”고 털어놨다.
노광수 작가 역시 “저도 너무 즐겁게 촬영했고, 출연자들이 너무 집중하고 몰입해서 프로그램을 대해줘서 감사했다. 그들은 일부러 의도해서 ‘몰입해야지’ 한 건 아니겠지만 정기적인 촬영이 아닌데도 비료 한 번 주러 내려가고, 얼마나 자랐나 보러 내려가는 등 진심을 다해서 프로그램을 대했다. 그런 부분에 있어서 출연자들에게도 너무 감사했고, 그들이 몰입하니까 우리도 촬영과 작물에 집중해서 몰입하고 한마음으로 움직인 프로그램이 된 것 같아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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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