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부터 다음해 1월 31일까지 KBO 야구 규약에서 정한 비활동 기간이다. 이 기간 선수들의 단체 훈련이 금지된다.
삼성 선수들은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이용한다.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훈련 집중도와 효율성이 아주 좋다. 선수들은 삼삼오오 짝을 이뤄 훈련에 한창이다. FA 자격을 얻은 '끝판대장' 오승환도 출근 도장을 찍는다.
일반적으로 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은 홈구장이 아닌 개인 훈련으로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팀을 떠나겠다는 의도보다는 만에 하나 차원이 짙다. 하지만 오승환은 거리낌 없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꾸준히 나와 개인 훈련을 계속하고 있다.
뛰어난 기량과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평소 선수단 사이에서 신망이 두터운 오승환은 개인 훈련에만 몰두하는 게 아니라 후배들을 두루 보살핀다. 비활동 기간 자율 훈련이 익숙하지 않은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된다는 평가.
그는 삼성 유니폼을 계속 입고 싶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오승환은 최근 인터뷰를 통해 "삼성 라이온즈라는 팀이 없었다면 오승환이라는 선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끝까지 좋은 그림을 그리는 것이 당연하다"고 했다.
또 "김재윤이라는 좋은 마무리 투수가 왔기 때문에 팀에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런 선수가 오면서 팀이 강해지고 불펜이 강해질 수 있다. 우리 팀이 항상 가장 큰 문제로 불펜을 지적받았는데 저는 팀이 1승이라도 더 할 수 있다면 어떤 역할이든 하고 싶다. 단장님께도 그런 이야기를 드렸다. 보직은 감독님이 정해주시겠지만 몇 회가 됐든 어디에 나가든 팀이 많이 이기는 것이 목표"라고 덧붙였다.
20대 선수들과 비교해도 몸 상태는 뒤지지 않는 오승환은 "아직도 마음 한구석에는 욕심이 남아있다. 그래서 좋은 성적도 다시 내고 싶고 마지막에 한 번은 정말 삼성이 1등을 할 수 있는, 그리고 나도 나이 이야기가 들어갈 정도로 좋은 시즌을 한 번은 꼭 보여드리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오승환은 2005년 데뷔 후 단 한 번도 연봉 협상할 때 잡음을 일으키지 않았다. 에이전트 없이 FA 협상에 나선 오승환은 구단과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 중이다.
구단은 삼성밖에 모르는 바보라고 해도 될 만큼 누구보다 팀에 대한 자부심과 애정이 강한 오승환에게 만족할 만한 대우를 해줄 필요가 있다. 살아있는 전설이자 구단 최초 투수 영구결번 후보 0순위에 대한 예의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