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안은진이 꿈속의 연인이던 남궁민을 실제로 이끌어 왔다.
18일 방송된 MBC 금토드라마 ‘연인’(기획 홍석우/연출 김성용 천수진/극본 황진영) 최종회에서는 죽은 줄로만 알았던 이장현(남궁민 분)을 유길채(안은진 분)가 찾아내고, 기어이 사랑을 완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장현은 장철(문성근 분)의 아들이었다. 그는 밝힐 생각이 없었으나 소현세자의 죽음을 기리던 포로들이 인조에게 역도로 몰려 죽는 것을 막고자 아버지를 만났다.
그러나 과거에 누이와 종이 서로를 좋아한 것을 알았을 때, 가문이 몰락할까 봐 종은 때려서 죽이고 누이는 자결을 명하여 죽인 장철에게 아들의 올곧은 신의는 가문을 향한 칼날과도 같은 것이었다. 그는 자신이 말한 대로 "두려움이 많아지면 잔인해진다"라는 말을 실천하듯 친아들을 죽음으로 내몰고 자신 또한 목을 매었다.
남연준(이학주 분)은 비로소 자신이 믿던 의리가 얼마나 허황된 실체인가를 깨달았다. 그는 포로들과 끝까지 싸우며 바닷가까지 내몰렸던 이장현을 쫓았다.
그러나 다 쫓을 수 없었기에 남연준은 “그 사람, 제가 죽은 걸 본 적은 없습니다. 아마 죽었을 겁니다. 그런데 시신이라도 수습하려고 수년 간 찾았는데 얼마 전에 이장현을 마지막으로 봤다는 노인이 있는 마을을 알아냈습니다. 묻힌 곳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혹 묻힌 곳을 알거든 저도 불러주십시오. 술이라도 한 잔 올리고 싶습니다”라며 유길채에게 말할 수 있었다.
유길채는 꿈을 꾸었다. 매일 제 생의 연인이라 여겼던, 꿈속의 낭군을 만나러 가는 그런 꿈이었다. 그곳에서는 이장현이 얼굴을 가리지 않고 나와 자신을 안아주었다. 울며 깬 유길채는 이장현의 마지막 흔적을 찾아 떠났다.
그러나 노인의 말은 의외였다. 이장현은 기억을 잃었고, 꽃 소리가 들린다며 훌쩍 떠났다는 것. 그때부터 유길채는 꿈속의 연인을 찾았다. 항상 자신에게 와주었던 연인에게 닿고자 노력했다.
이장현은 유길채가 말한 대로 살고 있었다. 소위 “능군리 산 옆에 개울물 흐르는 곳이 있는데요, 두 칸짜리 작은 집을 짓고, 닭은 세 마리를 길러서 아침마다 알을 꺼내올 거예요. 봄에 꽃놀이하고, 여름에 냇물에 발을 담그고, 가을에 담근 머루주를 가을에 꺼내 마시면서”라는 아주 자세한 그 모든 것을 담아낸 곳이었다.
유길채는 여전히 꿈에 갇혀 “기다리고 있소. 그 이가 이런 곳에서 살고 싶다고 했거든. 헌데··· 서방 찾으러 안 가시오?”라는 이장현을 바라보았다. 북받치는 울음보다, 유길채는 사랑을 담아 속삭였다. “서방님, 길채가 왔어요. 이제 대답해 주셔요. 그날, 무슨 소리를 들으셨소?”라는 그 말은, 유길채와 이장현을 능군리 꽃놀이 때로 되돌려 놓았다.
이장현은 기억을 찾았다. 순식간에 현실로 돌아온 그는 그제야 유길채를 껴안았다. 울음으로 얼룩진, 오롯한 사랑만이 담긴 그들은 서로를 아득하고 아쉬운 마음으로 그저 껴안을 뿐이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MBC 금토드라마 ‘연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