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패가망신의 진앙지가 룸살롱인 걸까. 안 끊는 건지, 못 끊는 건지. 술에 취해 음악에 취해 어둠에 취해 결국은 약에 취해 범법 의혹까지 받고 있는 이들이 있다. 전혀 그럴 것 같아 보이지 않았던 스타도, 그러지 않길 바랐던 스타도 흔들어 버리는 이 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는 걸까.
과거에는 연예 기획사 매니저들이 남성 스타들의 룸살롱 출입을 알고도 모른 척하는 경우가 많았다. 괜한 스캔들 일으키지 말고 남들 눈을 피할 수 있는 룸살롱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것까지 말릴 수 없던 까닭이다. 이미 은퇴한 몇몇 매니저들의 얘기에 따르면 그 시절만 해도 "룸살롱 종사자들이 출입 연예인에 대해 절대 입을 함구하는 등 비밀 유지가 잘 됐다"고 했다.
하지만 2000년대 이후 이같은 남성 스타의 룸살롱 출입은 지옥문 들어가기나 다름없다. CCTV 촬영마냥 룸살롱 출입 관련 정보들이 외부로 흘러나오고 이런 정보를 토대로 한 협박 범죄가 줄을 잇기 때문이다. 마치 거미줄에 걸린 곤충마냥 룸살롱의 마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스타들만 모르는 비밀 아닌 비밀일 뿐이다.
최근 갖가지 연예인의 개인 일상은 알게 모르게 룸살롱 '소식통'을 통해 퍼지는 더 사례가 잦아지고 있다. 고객(?) 비밀을 유지하기는 커녕 까발리기 바쁘다. 심지어 이번 이선균 사건의 진원지로 알려진 초고가 룸살롱의 경우, 마약의 온상이라는 경찰의 중간 수사 결과까지 나오고 있다. 이제는 잘 나가는 스타를 한 순간에 나락에 빠뜨리는 마약 함정까지 룸살롱 곳곳에 자리한 셈이다.
#이선균
24일 법조계와 경찰에 따르면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을 위반한 혐의로 이선균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중순 서울 강남의 유흥주점에서 마약이 유통된다는 제보자의 첩보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선균의 이름을 포착했다.
마약과 함께 기존 이선균의 이미지와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바로 룸살롱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선균이 드나든 것으로 알려진 유흥업소는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운영되는 곳이다. 경찰은 의사 A씨가 이선균에게 마약을 제공한 걸로 보고 있다.
#지드래곤
이선균의 마약 의혹 충격이 가시기도 전 또 다른 톱스타도 경찰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마약 태풍이 연예계를 마구 뒤흔드는 순간 실명이 공개됐다. 컴백 소식 대신 또다시 마약 의혹에 휘말린 지드래곤이다. 빅뱅 팬들의 한숨이 커지는 상황.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지드래곤을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5일 밝혔다. 다만 이선균의 사건과는 별개다. 하지만 이선균 사건의 빌미를 제공하고 협박 혐의로 고소된 룸살롱 실장 B씨가 지드래곤에게도 마약을 제공한 혐의가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어찌됐 건 지드래곤 역시 룸살롱 악의 덫에 걸린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박유천
마약 혐의는 차치하고 박유천은 성범죄에도 연루된 바 있다. 2016년 6월부터 네 번의 성폭행 혐의로 피소되면서 법적 공방을 이룬 것. 박유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 중이던 2015년 고소인 A씨와 B씨는 자신이 일하는 유흥업소 화장실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박유천은 4건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모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이후 박유천 측은 고소인 A씨를 상대로 무고와 공갈 혐의로 고소했고, A씨는 혐의가 모두 유죄로 인정되면서 실형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B씨에 대해선 무죄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논란에 2019년 마약 혐의까지 더해 박유천은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다.
연예계 스타의 힘들게 쌓아온 경력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고 나락으로 내모는 검은 유혹이 룸살롱 근처에서 스물스물 올라온다는 사실을 왜 그들만 아직 모르는 걸까. /comet568@osen.co.kr
[사진] OSEN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