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잃은 피프티 피프티 3인, 이러다 정말 ‘낙동강 오리알’ 신세를 면치 못할 지도 모르겠다.
그룹 피프티 피프티 출신 새나(정세현), 시오(정지호), 아란(정은아)이 어트랙트와의 분쟁을 이어간다. 멤버 키나(송자경)가 이탈하고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에 대한 항고까지 기각된 가운데, 본안소송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어트랙트에서는 계약해지를 통지했고, 팬덤도 대중의 마음도 돌아선 현재, 3인의 행보는 더욱 위태롭게 됐다.
피프티 피프티 3인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25일 “쌍방이 계약해지를 밝혔으므로 전속계약은 해지되었다고 할 것이고, 현재 변화된 사정으로 전속계약 관련 가처분(항고심 포함)을 다툴 이유는 소멸되었으며, 본안소송에서 본 사안의 본질을 다룰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피프티 피프티는 앞서 지난 6월 어트랙트를 상대로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어트랙트의 불투명한 정산과 멤버 건강 관리 의무 위반으로 신뢰가 깨졌다는 입장이었다. 하지만 법원은 지난 8월 기각 결정을 내렸고, 이들은 다시 항고를 제기했다.
그리고 이 상황에 반전이 생겼다. 키나가 더 이상 세 멤버와 뜻을 함께하지 않고 홀로 항고취하서를 제출하고 어트랙트에 복귀한 것. 특히 키나는 복귀 이후 매체를 통해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제기하게 된 상황을 밝히기도 했다. 어트랙트 측에서 배후로 지목했던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가스라이팅’을 폭로해 파장이 일었다.
어트랙트 측은 키나의 고백을 바탕으로 안성일 대표와 키나의 아버지가 주고받은 통화 녹취록과 파일 일부를 공개하기도 했다. 해당 녹취록에서 안성일 대표는 “(가처분)인용이 안 될 경우는 없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전홍준 대표가 아마 형사 고발 건으로 구속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또 가처분이 인용된 후에 제3자가 앨범 판권과 상표권 등을 가져올 수 있도록 중재가 들어갈 것임을 설명하며, “워너에서 제안한 딜이다. 워너는 그런 입장들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도 말했다.
어트랙트 측은 “소속사 아티스트의 계약 파기 및 가처분 소송을 종용한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행각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아티스트를 꾀어 내 회사에 막대한 손해를 끼친 안성일 대표에게 단 줌의 선처 없이 끝까지 법적 처벌과 감당할 수 없는 손해배상 책임을 지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후 안성일 대표와 더기버스 백모 이사는 지난 24일 서울 강남경찰서에 출석해 업무방해와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에 대한 조사를 받았다. 그러는 사이 법원은 피프티 피프티 3인의 항고 역시 기각했다.
이에 대해서 3인의 법률대리인은 지난 25일 OSEN에 “항고이유서 등 항고심에서 다툴 내용을 준비해두었으나 재판부 변경, 소속사의 해지통고 등의 사유로 제출을 미룬 상태에서 결정이 이뤄졌다”라며, “이 결정은 항고이유서 없이 기존의 1심 내용 및 결정문에 따른 것으로, ‘음반 음원 수입에 관한 정산구조, 음원유통사가 지급한 선급금 중 피프티피프티 제작을 위해 사용된 내역 및 항목에 대한 미고지, 그와 관련된 채무자 대표이사의 배임 여부 등의 문제는 본안소송에서의 면밀한 심리와 증거조사를 통해 판단되어야 한다’는 결정은 동일하다고 판단된다”라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3인 측은 본안 소송을 검토, 소송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추가로 알렸다. 법률대리인은 “본안 소송에서는 가처분 사건에서는 제출되지 않았던 선급금 관련 자료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고, 이에 따라 사안의 본질에 대한 충분한 판단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들은 끝까지 어트랙트와 진실을 다투겠다는 입장이었다.
계약이 해지되고, 계속해서 소송을 진행하게 되면서 3인의 활동이 언제 재개될 수 있을 지 더욱 불투명해졌다. 키나가 안성일 대표의 가스라이팅을 폭로한 상황이라 이들을 향한 여론 역시 그다지 좋지는 않다. 또 어트랙트가 이들에 대해 “심대한 계약 위반 행위들에 대한 어떠한 시정과 반성도 없다. 향후 멤버들에 대한 후속 대응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힌 만큼,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 결국 ‘큐피드(CUPID)’라는 한 곡만 남기고 긴 분쟁 끝에 피프티 피프티라는 이름을 영영 잃어버릴 위기다. /seon@osen.co.kr
[사진]OSEN DB.